독일의 발코니 라이프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인 날이 드문 독일. 해만 떴다 하면 만사를 제치고 광합성을 시작하는 독일 사람들의 발코니 문화를 독일에 사는 이소영씨가 전한다.

크기와 형태가 같은 발코니지만 개인의 취향이 드러난다

독일 사람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식물 가꾸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의 삶에 자연스레 녹아 있는 이런 특징은 프리밧가르텐(개인정원)이나 발코니에서 엿볼 수 있다. 처음 독일에 와서 집을 구할 때 대부분의 독일인이 발코니가 있는 집을 선호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의아했다. 태양을 피하고 싶었던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햇빛이 내리쬐는 발코니에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독일에 온지 7년이 된 지금은 서서히 발코니에 대한 로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독일은 해가 귀한 나라다. 특히나 겨울이 춥고 길기 때문에 조금만 날이 따뜻해지거나 해가 쨍한 날이 되면 사람들은 밖에 나와 햇빛을 쐰다. 더운 여름에도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보다는 햇빛이 쏟아지는 테라스를 선호할 정도. 해가 귀한 대신 한국보다 습도가 낮아 그늘에만 가면 꽤 시원하다. 덕분에 테라스나 발코니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꽤 즐겁다. 실제로 이사할 집을 알아볼 때 발코니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발코니가 없는 집은 조금 더 구하기 쉬운 편이다.

3년 전 뮌헨에서 지낼 때 발코니가 정말 넓은 집에 살았다.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했지만 정작 우리는 그 넓은 발코니를 제대로 활용한 기억이 없다. 바비큐도 한 번 한 적이 없고, 식물을 키우기는 커녕 빨래만 겨우 널었을 정도. 지금 생각해보면 멀리 알프스가 보이고, 노을이 정말 멋졌던 그 발코니를 활용하기 못해 후회스럽다.

독일 사람들은 발코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보통 발코니는 오픈돼 있고, 어디서든 볼 수 있기 때문에 예쁜 꽃들과 식물로 꾸며놓고, 앉을 수 있는 의자와 책상을 둔다. 심지어 가구코너에 발코니를 위한 가구들이 따로 있고, 가격도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처음엔 단순히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 보니 삶 속의 소소한 여유를 즐길 줄 알기 때문에 인생이 여유롭게 변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언젠가 나만의 작은 발코니에 예쁜 꽃들을 가꾸고, 예쁜 의자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와인 한 잔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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