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싱글이 된다면

남편이 선물하는 ‘혼자만의 여행’. 아마도 우리 시대 모든 아내들의 로망 아닐까.
<싱글 와이프>는 이를 소재로 한 소원성취, 대리만족 프로그램이다. 남편은 아내가 혼자 여행하는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면서 같이 있을 땐 몰랐던 모습을 발견한다.

“아내에게 쉼표를 선물하세요”
<싱글 와이프> 장석진PD

Q 프로그램이 파일럿을 거쳐 정규 편성이 됐다.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공감’이 아닐까. 출연자들이 연예인의 아내이고 저마다 다른 개성과 사연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이 땅의 수많은 아내들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전업주부 혹은 워킹맘들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 혹은 아내들의 이야기가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샀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Q ‘싱글로 돌아가는 와이프’라는 콘셉트는 어디에서 얻었나
우리나라 커피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침 풍경 중 하나가 아이들 학교 보낸 후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 떠는 모습이다. 우연히 목격했는데 모두 행복해 보였다. 엄마, 아내에게 그런 시간과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누군가의 엄마 혹은 아내가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싱글이었던 시간을 떠올려봤으면 했다.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지만, 돌아가고 싶은 로망은 누구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싱글 와이프>가 탄생했다.
Q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부부는 어느 순간 서로에게 익숙해진다. 그러다보니 서로 떨어져 지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가 생긴다. <싱글 와이프>는 아내들이 열망하는 ‘혼자만의 여행’이라는 버킷리스트를 이뤄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남편은 그간 미처 몰랐던 아내의 모습들을 발견하고, 아내는 그간 남편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도 하고, 뒷담화도 하면서 육아와 살림 혹은 직장에서 잠시나마 벗어난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부부의 원만한 소통, 나아가 행복한 가정생활을 응원하고자 한다.
Q 여행을 주제로 잡은 이유는
아내들의 버킷리스트 1위가 여행이더라. 국내에서도, 친구 집에서도 뭔가를 할 수는 있지만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주부 혼자 여행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비행기를 탈 때부터 아내들의 표정이 확연히 달라진다.
Q 아내가 여행을 다녀오면 의외로 남편들의 만족도도 함께 높아진다던데
사실 <싱글 와이프>가 부부간 불화를 조장하지나 않을까 우려도 했다. 하지만 웬걸. 아내들이 더욱 에너지가 넘치고 가정도 화목해졌다더라. 그런 면에서 프로그램 만드는 보람을 느낀다. 부부가 석탄처럼 늘 함께 붙어 있으면 지나치게 뜨거워지니 잠시 식힐 타이밍을 찾는 게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Q 다섯 부부의 캐릭터가 각각 다른데, 그중 가장 주목되는 커플이 있다면
최근 합류한 박명수 한수민 부부. 이 부부는 비주얼부터 캐릭터, 사는 방식, 가치관도 남다르다. 한수민씨는 워킹맘이지만 연예인 아내로서 자기만의 내조 노하우도 있다. 미리 말하면 재미없고, 방송을 봐야 이 부부의 매력을 캐치할 수 있을 거다.
Q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지만, 현실에 떠밀려 꿈도 못 꾸는 아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아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용기. ‘기회 될 때, 여건이 될 때 그때 해야지’ 미루다보면 결국 못하게 된다고. 물론 무작정 다 팽개치고 떠나라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용기만 있다면 단 하루라도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하고나면 새로운 활력이 생길 것이다.
Q.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아내나 남편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싱글 와이프>를 만들면서 제일 걱정한 것이 남편들한테 엄청나게 욕을 먹지 않을까였다(웃음). ‘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가만히 잘살고 있는 아내를 자극하나’ 하면서. 그런데 오히려 남편분들이 많이 보더라. 애쓰는 아내에게 뭘 해주고 싶긴 한데 방법은 모르겠고, 당장 육아 문제가 걸리는데 여행 가라고 등 떠밀 순 없고….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본 뒤에는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저렇게 해볼 테니 당신은 여행 다녀와’ 하면서 긍정적인 시도를 한다면, 진부하거나 권태로웠던 부부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분명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Q 외로운 남편들을 위한 ‘싱글 허즈번드’를 기획할 예정은 없나
그러잖아도 요청이 많다. 남편도 힘들다, 남편들도 떠나게 해달라고. 하지만 그건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별로 응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하하. 생각해보라. 남편들은 어느 정도는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산다.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기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말이다. 여력이 된다면 스핀오프 작품으로 재미 삼아 기획해볼 생각은 있다.

 

아내 혼자 여행 보냈더니…

박명수

“아내가 4박5일간 집을 비웠어요. 그때 아내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네요. 앞으로 6박7일, 7박8일간 집을 비워줬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생겼고요(웃음). 사실 집안 분위기는 아내 기분이 어떠냐에 따라서 바뀌잖아요. 혼자 여행을 다녀온 뒤 더 많이 웃고, 더 밝아졌어요. 그래서 집안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요. 집에서 아이 키우고 맞벌이하는 아내들, 얼마나 힘들겠어요? 남편분들, 여행 한번 시원하게 보내주세요!”

남희석

“여행하는 아내를 보니 제가 알고 있던 모습과는 조금 다르더라고요. 귀한 시간을 내어 여행을 갔는데 고작 만화가게에서 만화책을 보는 게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하지만 만화책 속 미남 캐릭터 등장에 소녀처럼 기뻐하고 가슴 졸이는 모습을 보면서 내 아내에게 그렇게 순수한 면이 있단 사실을 깨닫곤 굉장히 미안했어요. 그리고 제3자의 시선에서 아내를 관찰해보니,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예쁜 사람이란 것도 깨달았고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온 아내는 예전보다 훨씬 밝아지고 웃음이 많아졌어요. 앞으로 아내가 자기 인생의 재미를 찾아 좀더 즐겁게 살았으면 해요. 남편인 제가 많이 도와야죠.”

서현철

“프로그램을 통해 아내의 행동과 말, 모습을 관찰하면서 미처 몰랐던 아내의 허당 모습을 발견한 건 둘째 치고, 아내에게 집중하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아내를 관심 있게 봐야겠구나 다짐을 했죠. 사실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각자 일을 하다보니 아내에게 관심을 가지고 걱정하기보단 적당히 무관심하게 살아온 것 같아요. 이젠 더욱 아내에게 집중해야겠다 생각했죠. 자세히 들여다보니 더 예쁘고, 그 예쁜 사람이 제 아내여서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이천희

“제 아내는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일찍 육아를 시작해 심신이 많이 지쳤을 거예요. 늘 안쓰럽게 여기고 있었지만 위로할 방법을 몰랐어요. 그러다 이번에 아내가 여행 갔을 때 정말 새로운 사실을 느꼈죠. 집안일이란 게 해도 해도 끝이 없단 걸요. 하루가 정말 길고, 고되더라고요. 아내의 시간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어서 반성을 많이 했어요. ‘이건 아내 일이야’ 하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말했던 게 미안해지더라고요. 많은 남편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아내에게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주라고요. 그러면 아내를 더욱 잘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김창렬

“제 아내는 전업주부라 그간 육아와 살림만 해왔어요. 해외여행을 떠난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말 많이 울컥했어요. 그동안 집에서 아이들만 키워서인지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호텔 안에서만 종종거리며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웠어요. 이왕 나간 김에 재미있게 놀길 바랐거든요. 오로지 혼자인 시간이 화려하고 멋졌으면 했는데, 그동안 아내가 어떤 세월을 보내왔는지 느끼게 돼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혼자 집안살림한다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짠하기도 하고요. 이번 여행을 계기로 아내뿐 아니라 저까지 힐링이 된 것 같아 정말 행복해요.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아내에게도 쉴 시간이 필요하단 거예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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