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hidden place

공간의 쓰임이 색다르고 주인의 컬렉팅 감각이 특별한, 이 가을 꼭 가볼 만한 공간을 앤스타일러 3인이 특별히 추천한다.
좋다는 곳은 다 다녀본 그녀들의 추천이니 믿을 만하다.

공간음의 음료가 제공되는 서비스 바.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무는 곳이다.

취향이 모인 ‘공간음’

그릇 좋아하는 사람들이 유독 라인을 통째로 소장하는 경우가 많은 도자기 브랜드 화소반. 공간음은 평소 달팽이같이 조용하고 느리게 가는 카페를 운영하고 싶었던 화소반 김화중 작가의 바람이 실현된 공간이다. ‘공간음’이란 이름도 공간을 ‘마시다’, ‘품다’라는 의미를 담아 김화중 작가가 직접 지었다. 곳곳에 놓인 빈티지 아이템들은 모두 그녀가 발품을 팔아 모은 것들. 특히 이곳에는 판교 매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귀한 아이템들도 적지 않은데 모두 김화중 작가가 그동안 소중히 간직해온 것들이다. 공간음은 화소반의 그릇과 모니카팜의 스트로 제품(바구니와 트레이, 바스켓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과 카페로 구성되어 있다. 그릇과 바구니, 리넨이 놓인 풍경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카페로만 소비되는 공간이 아니라 이처럼 복합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을 알았는지 오픈 첫날부터 커피만 100잔 이상 팔리며 아산 주부들의 아지트가 됐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모든 그릇은 화소반 제품. 공간음에서 사용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그릇들이라 구입할 수는 없다. 음료를 제공하는 트레이는 홈을 내 컵이 움직이지 않도록 만들었고, 컵은 밥그릇과 볼에 손잡이를 달아 세심하게 완성했다. 공간음의 대표음료는 ‘생각날때’라 이름 붙인 생강라테. 폭신한 생강라테와 화소반의 그릇이 잘 어우러져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인테리어는 화소반과 인연이 깊은 바오인테리어가, 내부 식물 스타일링은 모니카팜의 남은정 대표가 맡았다. 블루레뇨의 나무 테이블에 식물이 더해져 공간에 생기가 가득하다.
판교를 닮은 전원주택단지라 조용하고 아산역과 가까워 SRT를 타고 서울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느슨하게 공간을 채우는 음악과 두런두런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어우러져 김화중 작가의 바람대로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이 완성됐다.
ADD 충남 아산시 배방읍 용연동길70번길 46 TEL 041-548-1246

서진영(@wendy.s)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여행은 에어비앤비로 다니며 와인을 즐긴다.
“처음 이곳에 들어섰을 때 마치 교토의 조용한 찻집에 와 있는 듯했어요. 쓰임이 여러 가지인 공간 가운데는 한 가지도 잘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간음은 커피맛, 분위기 모두 마음에 들더라고요. 생뚱맞게도 충남의 전원주택 단지에 있다는 점도 좋았고요.”

경성시대의 선반장과 조선시대의 양품, 유럽의 빈티지와 현대의 디자인이 어우러져 있다. 아래칸의 비누는 중동지방의 양귀비와 햄프씨드, 쑥 등이 함유된 꾸즈드필블랑 제품.

취향의 소통 ‘르시트피존 파마씨’

처음엔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놀라고, 들어서면 틈도 없이 빼곡하게 들어찬 제품들에 놀란다. 급변하는 트렌드 때문에 한 번 가본 곳을 다시 가는 일이 정말 드문 요즘, 지난 5월에 오픈한 르시트피존 파마씨는 콘텐츠로 승부를 거는 공간이다. ‘비둘기 좌표’라는 뜻의 르시트피존은 파마씨와 마르쉐, 두 가지 콘셉트로 공간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마르쉐는 마트에서 산 달걀을 예쁘게 자를 때 필요한 에그 슬라이서 같은 아주 소소한 소비를 위한 공간이며, 가로수길의 파마씨는 김한규 대표의 취향이 집결된 선물가게다.

“내가 돈 주고 사기엔 아까운데 선물하기에는 적당한 것을 판매하는 곳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고요. 이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이야기가 생산되면 좋겠어요.”
손님을 일대일로 응대해 고객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고, 손님들의 제안이나 요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품을 셀렉하는 경우도 많다고. “저는 물건을 판매하기보다 오히려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재밌더라고요. 요즘은 이미지로 공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다보니 쉽게 질리는 경우가 많죠.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이에요. 오래 하고 싶거든요. 지승민의 공기, 슬로우파마씨, 한아조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국내 리빙 크리에이터의 브랜드부터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앙리 마티스의 빈티지 포스터처럼 나눌 이야기가 많은 제품을 소개할 거예요.”
ADD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45 SNS @le_site_pigeon

박수지(@chezsusie) 먹는 것을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은 더 좋아하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취향이 명확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든 개미지옥 같은 곳이죠.
바로 앞 이코복스에서 커피 한 잔 하고 르시트피존에 들르는 게 제 루트예요.”

취향은 진행 중 ‘비투프로젝트’

대학로에서도 골목 안쪽에 자리한 비투프로젝트. 오픈한 지 10년 남짓한 이 공간은 1층은 카페, 지하 1층과 지상 2층은 빈티지 가구 갤러리로 운영 중이다. 회화를 전공한 권용식 대표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한 아내가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세계 각지를 오가며 수집한 빈티지 가구들을 소개한다. 부부는 올해만 벌써 네 번째 컬렉션 여행을 다녀왔다. 이들의 여행은, 대부분의 컬렉터들이 1년에 한 번 정도 두세 군데 숍을 들러 스티커를 쭉 붙여놓고 오는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저희가 좀 다른 점이라면 독일 쾰른과 덴마크 코펜하겐에 창고가 있어요. 현지 딜러나 컬렉터와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제품을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구입을 하면 서유럽 제품이면 쾰른에, 북유럽 제품이면 코펜하겐에 모아둬요. 컨테이너에 담을 수 있는 양이 모이면 한 번에 가구를 받죠. 자주 가서 물건들 정리도 하고요. 도매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니까 컨디션이 굉장히 좋고, 종류가 다양하죠.” 국내에서 유난히 인기가 좋은 북유럽 제품을 비투프로젝트도 다룬다. 하지만 북유럽 제품만 다루지 않는다. 한 공간에 나무 소재 위주인 북유럽 가구만 놓이면 답답하다는 것이 권 대표의 설명. “북유럽이 잘 만드는 나무, 영국과 프랑스가 잘 만드는 브라스와 유리 소재, 이탈리아의 대리석 소재를 섞어서 배치하면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져요. 저희는 고정된 취향이 없어요. 지금도 저희의 색깔을 만들어나가는 중이에요. 스타일을 정해놓고 그 방향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다보면 취향이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비투프로젝트의 색깔은 지금도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ADD 종로구 동숭3길 6-6 TEL 747-5435

김미선(@kimmi_stagram) 인테리어, 가구,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심을 둔 라이프스타일리스트.
“빈티지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전주 여행 때 들렀던 한옥카페의 빈티지 소품을 보고는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오래된 물건에서는 이야기의 힘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비투프로젝트의 컬렉션에 매료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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