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맘놓고 사도 되는 시기는 언제쯤?

지금껏 얼마나 많은 자동차들이 우리가 사는 소중한 지구를 병들게 했던가.
이제 화석연료를 에너지로 하는 자동차의 시대가 물러가고 지구와 공존이 가능한 친환경 자동차들이 대거 몰려온다.
필요한 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할 각오와 얼리어덥터의 마음가짐!

요즘 나는 아내에게 르노의 귀여운 전기자동차 ‘트위지’를 사달라고 조르는 중이다. 트위지는 장단점이 확실한 전기자동차다. 단점으로는 ‘너무’ 작고,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해 에어컨과 히터도 되지 않고, 무엇보다 창문이 없다. 게다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도 없다. 장점으로는 ‘아주’ 작고 귀여운 외모와 국비보조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합치면 500만원 내외에서 구입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일반 가정용 220V로 충전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법. 먼저 ‘자동차’를 주제로 아내와 대화를 시도했다.
“내 차 말이야. 700km마다 엔진오일 보충 경고등이 떠.”
“당신이 차를 함부로 모니까 그렇지.”
“시내에서 험하게 해봤자지. 카센터에서 엔진을 내려보라네. 그러려면 적어도 300은 필요하대.”
“당신이 어리바리하니까 속이는 거 아니야? 그냥 써. 아직 쓸 만한데 뭘 그래.”
“(트위지는 말도 못 꺼내고) 알았어.”
이번엔 방법을 바꾸었다. 환경문제에 나름 관심이 높은 아내의 가치관을 공략, 친환경 자동차의 원리와 필요성을 역설하는 우회로를 찾아낸 것이다.

전기차의 구동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충전된 배터리로 모터를 돌리고, 그 모터의 축에 달린 바퀴를 굴려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이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미니카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친환경 자동차이다. 지난 9월에 개최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친환경 전기차의 각축장이었다. 홀수 해마다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같은 유럽에서 열리는 파리 모터쇼나 제네바 모터쇼, 미국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와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도쿄 모터쇼에 비해 독일에서 열리는 만큼 아무래도 독일 완성차 브랜드들의 각축창이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양대 테마는 친환경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였다.

사실 유럽, 특히 독일은 ‘클린 디젤’을 내세워 상대적으로 전기차 분야 개발에 소홀했으나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이후 역량을 친환경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아우디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EV SUV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멕시코, 헝가리를 포함한 전 세계 공장에서 EV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아우디는 2025년까지 80여 종, 즉 신차의 1/3을 전기차로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I3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했던 BMW는 최고출력 184마력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9초 만에 도달하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300km인 뉴 I3s를 선보였다.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었던 벤츠도 소형 전기차 EQ A로 반격에 나섰는데 100억 유로를 들여 2020년까지 50여 종의 친환경 차를 내놓는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글 같은 IT업체들이 선도하던 전기차 분야에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등급(레벨5)의 콘셉트카가 대거 등장했다. 덧붙이자면 일본의 도요타와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전기차보다 좀 더 친환경적인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수소차는 넓게 보면 전기차의 한 종류지만, 산소와 수소의 화학적 반응으로 생긴 에너지로 모터를 돌린다는 점이 다르다. 이 때문에 배터리를 생산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까지도 걱정할 필요 없는 진일보한 친환경자동차인 셈. 때문에 혹자는 굴러다니는 공기청정기라고도 부른다.

여기가 전기차의 파라다이스,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타워 지하 2층부터 4층에는 전기차 충전소 90곳이 설치돼 있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을 찾는 모든 시민은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이곳이야말로 전기차의 낙원이라 하겠다. 그뿐 아니라 테슬라의 국내 8번 째 슈퍼차저(급속충전) 스테이션이 10월 중으로 설치된다고 한다. 하지만 무조건 주차는 유료라는 넌센스!

역시나 친환경 자동차 얘기에 아내가 의자를 바싹 끌어당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조지 클루니는 전기차 애용으로 자신들의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어. 나도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전기차를 타면 어떨까? 물론 사람들의 이목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에게 왠지 의식 있는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의 불편? 길을 가다 봐도 전기충전소는 하나도 안 보이던데. 달리다가 중간에 서면 어떻게 해? 큰 아파트 단지나 쇼핑몰에서나 그나마 몇 개 보이더라. 그런데 하루 종일 충전해야 한다면서?”
맞는 말이다. 지금 당장 전기차를 구매하기 위해선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가성비 최고로 꼽히는 쉐보레의 볼트EV만 봐도 그렇다. 한 번 충전에 거의 400km에 육박하는 주행거리는 매력적이지만, 100% 완충에 필요한 시간이 무려 9시간45분이라는 대목에서는 주저할 수밖에 없다. 60분 만에 끝낼 수 있는 80% 급속충전이나, 전력부족을 떠나 저속모드로 가면 수십km를 더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환경부에서 전국 곳곳에 비상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유소만큼 많진 않으니까. ‘전기차의 포르쉐’라 할 수 있는 테슬라도 사정은 비슷하다. 테슬라의 급속충전 시스템인 슈퍼차저는 짧은 시간 안에 90%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자랑하지만, 그 놀랍도록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무려 수십 분이다. 전기차가 많이 보급된 제주도에서는 이미 충전소마다 길게 늘어선 차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때의 기다림은 일반 주유소에서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작은 차의 명가 스마트의 전기차.

지금은 단지 호기심에 이 글을 읽겠지만, 장담컨대 지금 타고 있는 차를 정리하고 새 차를 구입하게
될 때쯤이면 진지하게 친환경 자동차를 구매리스트 최상단에 올릴 것이다.

“개념을 바꿔야 해. 휴대폰을 집에서 충전해서 나오듯 전기자동차 역시 집에서 완벽하게 충전한 상태로 나오는 걸로 말이야. 급속충전소는 전원이 나가려는 휴대전화에 인공호흡을 불어넣는 임시배터리와 같은 용도로 사용하는 거지. 만약 서울에서 지방으로 매일같이 출장을 다녀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야.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고작해야 출퇴근 몇 km와 서울 혹은 경기권의 거래처를 다니는 용도잖아. 이 정도면 현재 나온 전기차로도 충분하다고.”
계속되는 설득에 아내가 거의 넘어왔나 했지만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근데 전기차들 가격이 만만치 않잖아. 테슬라만 해도 가격이 세던데.”
“아, 당신 친구 그리로 옮겼다면서? 이번에 출시된 테슬라 모델3 되게 매력적이더라. 게다가 이번부터 정부보조금도 나온대. 어떻게 할인 안 될까? 지인 찬스로!”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전기차가 비싼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상당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4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쉐보레 EV만 하더라도 정부의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합하면 2천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1천5백만원대인 트위지는 5백만원, 4천만원대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N트림은 보조금을 받으면 2천50만원대로, 동급의 가솔린, 디젤 아이오닉보다 오히려 저렴해진다.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던 테슬라에 대한 규제도 최근 풀렸다. 전기차 구입을 위한 문턱이 한층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가격 혜택이 많다는 설명에 아내는 이번엔 기능을 문제 삼는다.

“근데 전기차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하고 기능도 너무 단조로운 것 같던데.”
“무슨 말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놀랍도록 발달해서 상당수 전기차의 퍼포먼스가 웬만한 휘발유차 뺨치더라고. 실제 테슬라 말고도 제로백 10초 이하의 차들이 여럿이야. 그러면서도 귀에 거슬리는 엔진소음에서 완전히 자유롭고. 물론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소리나 날카로운 비명소리 같은 페라리 같은 매력은 없겠지만.”
“사는 게 끝이 아니잖아. 수입차가 괜히 수입차야? 나중에 수리비, 정비료가 엄청 비싸니까 수입차지.” (아니 왜 이렇게 똑똑한 거야?)
“아, 수리비. 그렇지. 아무래도 전기차의 절대 수량이 부족하니까 수리비는 좀 많이 나올 수 있어. 하지만 전기차는 엔진이나 미션 등에 집중되는 잔고장이나 부품교체가 확실히 없다던데. 조심스럽게만 운전하면 오히려 낫다니까. 내가 장담하는데 앞으로 몇년 안에 전기차 인프라도 비약적으로 발전할 테고, 차량대수가 늘어나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부품비도 현실화될 거야.”
눈물겨운 설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는 아내에게 나는 마지막 비장의 한수를 날렸다.
“최근 정부에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기료도 대폭 할인했어. 환경부가 제시한 급속충전요금 인하에 따른 전기차 100㎞당 평균 전기료는 2759원으로, 휘발유차(평균 연비 13.1㎞·1ℓ1499.65원) 주유비 1만1448원의 24%, 경유차(평균 연비 17.7㎞·1ℓ1292.58원) 연료비 7302원 대비 38% 수준이라고! 고속도로에선 당연히 경차처럼 통행료도 할인받고.”
“그래 졌다. 사라 사!”
마침내 떨어진 컨펌 사인!

테슬라의 슈퍼차지 스테이션은 현재까지는 가장 진일보한 충전소이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페라리의 수석 엔지니어 마이클 라이터스는 페라리의 라인업에 전기차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람보르기니 최고 경영자인 스테파노 도메니 칼리도 동조의 뜻을 보였다. 전기차는
결코 자동차에 대한 남자의 로망을 채워줄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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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수소하우스로, 고고고.
서울시와 현대자동차는 지난 8월 17일 ‘우리의 내일을 책임질 미래 대체 에너지 수소의 모든 것을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여의도 한강공원 안에 수소전기하우스를 개관했다. 이 미래적인 주택은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가 가까운 미래 우리 생활에 미칠 다양한 영향들을 시각화하고 체험까지 해볼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수소자동차가 배출한 물을 토끼가 먹는 가상현실 영상. 백 마디 말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단순히 AR에 그치는 게 아니라 수소전기하우스에서는 수소자동차에서 나온 물로 담쟁이덩굴 등 식물을 실제로 기르고 있고, 어린이 체험과학교실도 별도 진행해 미래의 고객에게 확실히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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