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의 시대

바야흐로 스테이크의 전성시대. 가족들이 불판 앞에 둘러앉아 기름 튀어가며 구워 먹던 삼겹살 대신 두툼한 스테이크가 식탁 위에 자연스럽게 오른다.

대표적인 서양음식으로 특별한 날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먹던 스테이크가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요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3인 이하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찜이나 국, 구이보다 조리과정이 비교적 간단한 스테이크를 선호하게 된 것.
스테이크용 고기의 수요 증가는 마트의 풍경까지 바꾸었다. 구이용 고기 자리를 스테이크용 고기가 차지한 것이다.
이마트의 자료에 따르면 스테이크용 고기 매출은 2014년 485억원에서 2016년에는 700억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비용을 지불하면 구매한 식재료를 그 자리에서 조리해주는 그로서란트형 매장에서도 스테이크 코너에는 늘 사람이 북적인다. 스테이크의 인기는 별다른 양념 없이도 고기 본연의 맛을 극대화해 즐길 수 있는 숙성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육즙이 빠지지 않게 진공상태로 숙성하는 웨트 에이징(Wet Aging)이나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몇 주간 건조 숙성하는 드라이 에이징(Dry Aging) 과정을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 나는 고기를 판매하는 에이징 정육점과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다.

 

고급 입맛 사로잡는 차원이 다른 부티크 정육점

붉은 고기를 비추던 붉은 조명이 사뭇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하던 정육점 이미지는 옛 이야기. 깔끔한 인테리어는 물론, 에이징룸을 따로 두어 전문적으로 고기를 숙성하고 오일과 후추, 소금 등 손님의 기호에 따라 마리네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확 달라진 요즘 정육점의 면면을 보여주는 프리미엄 정육점 몇 곳을 소개한다.

미트 크래프트

드라이 에이징한 숙성 소고기를 맛보다
10여 년간 정육업에 종사하고 정육가공 국가기술자격증을 보유한 안문길 대표가 3년 전 문을 연 미트 크래프트는
1++ 등급의 한우와 45일간 숙성한 고기를 전문으로 판매한다. 오픈 당시 새하얀 내부 인테리어로 인해 카페인 줄 알고 방문한 손님도 많았지만, 지금은 지역 주민 외에도 서울 인근 도시에서까지 고기를 구입하러 오는 손님들이 많을 만큼 신선하고 맛있는 고기를 정직하게 판매하는 프리미엄 정육점으로 명성이 높다. 숙성육의 경우 기름이 많지 않은 2등급 고기를 드라이 에이징 방식으로 숙성해 1++ 등급의 한우만큼 맛을 끌어올려 판매한다.

또한 요즘에는 자신의 취향과 입맛을 정확히 아는 손님이 많아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용도와 두께, 정량에 맞게 손질해 제공한다. 고기와 잘 어울리는 향신료도 추천해주는데, 다양한 향신료를 모두 갖추기 어려운 손님들을 위해 통후추, 생강가루 등 10여 가지 향신료를 구비하고 원하는 만큼 덜어준다. 바질이나 로즈메리 같은 허브 종류도 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진흥로22길 5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 30분~오후 9시 30분
문의 070-7802-9309

에이징룸

마리네이드 가능한 유럽식 정육점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외국 음식과 정육점 문화를 경험한 설용환 대표가 박준건 정육사, 이유섭 셰프와 함께 운영하는 에이징룸은 유럽식 부티크 정육점을 지향한다. 웨트 에이징과 드라이 에이징 방식으로 직접 소고기를 숙성하는 이곳에선 고기 초심자(?)도 전문 정육사와 셰프에게 고기를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좋은 원육을 구해 감칠맛 나는 숙성육을 판매하는 것은 기본이고, 구입한 고기를 입맛에 따라 마리네이드해주는 데다 스테이크를 구워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저희 가게를 찾는 분들 가운데는 드라이 에이징 마니아분들이 많아요. 블루치즈처럼 꿈꿈한 육향에 매료돼 그것만 드시거든요. 저희도 그런 마니아 분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기를 더욱 전문화, 세분화해서 판매하죠. 흔히 안심을 부드러운 고기로 아는데 안심도 위, 아래, 중간 등 위치에 따라 박혀 있는 근막(힘줄)의 양이 달라요. 저희는 손질 부위에 따라 추리, 안심, 샤또브리앙, 세 가지로 나눠 판매해요. 샤또브리앙은 근막이 하나도 없는 부위예요. 이물감이 없죠.” 이뿐 아니라 고기에 곁들이면 좋은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및 발사믹소스 등을 컬렉팅해 판매한다. 또한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가츠샌드를 비롯해 목요일마다 이유섭 셰프가 국, 찌개, 꼬치, 양식 등 다양한 스페셜 메뉴도 선보인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188 아크로비스타 지하 1층 305호
운영시간 월~토요일 오전 9시~오후 9시 문의 592-8292

다루다

27년 경력 셰프의 정육점
한식 전문 셰프 류경선이 운영하는 정육점 다루다. 몇해 전 스페인 미슐랭 투어에서 최윤주 셰프의 수비드(밀폐된 비닐봉지에 담긴 음식물을 미지근한 물에 넣고 천천히 데우는 조리법) 요리를 보고 놀란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숙성육에 대해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생고기 전문 셰프로 활동하면서 저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연육하느냐였어요.

알고보니 20년간 제가 고기를 냉장고에 넣어 부드럽게 만들었던 것이 웨트 에이징 방식이더라고요. 드라이 에이징은 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고 경화된 표면을 모두 깎아내야 하기 때문에 로스율이 엄청나요. 하지만 그 맛과 풍미는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죠. 옛날과 달라진 점이요? 연육의 정도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다루다의 웨트 에이징 고기는 최소 3주 이상 숙성한 뒤 다시 한 번 그만의 특화된 연육과정을 거쳐 판매된다. 드라이 에이징 기술 역시 10채 이상의 등심을 버려가며 터득한 것으로 올해 특허출원을 목표로 하고 있을 만큼 안정적이고 깊은 맛을 낸다.


다루다에서는 숙성 소고기뿐 아니라, 숙성 돼지고기, 일반 한우와 돈육, 사골육수 등도 판매한다. “숙성육과 하이엔드 정육점이 아직은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대중화된 콘셉트와 고기도 함께 팔면서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어요. 하지만 훗날엔 호주의 명품 정육점 ‘빅터 처칠’ 같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주소 서울시 중구 다산로 163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9시
문의 2238-9289

더에이징

집까지 배달되는 에이징 스테이크
더에이징은 유명 맛집의 음식들을 소분 포장해 간편 조리식으로 판매하는 플레이버 키친이 론칭한 드라이 에이징 소고기 브랜드다. 6년간 정육업에 종사해온 김민호 본부장이 질 좋은 수입육을 직접 드라이 에이징해 플레이버 키친 홈페이지와 마켓컬리를 통해 판매한다. 그는 더에이징을 시작하기에 앞서 일정하게 숙성해 동일한 맛을 내는 고기를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일본에서 수입한 참치 숙성고의 풍량, 습도를 1년여간 조절하고 개량한 끝에 소고기 숙성 장비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2주 정도면 45일가량의 숙성육 맛을 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 300~350g 기준 4만원 후반대의 합리적 가격으로 드라이 에이징 소고기를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캔자스15’, ‘브리즈번리’ 등 더에이징에서 판매하는 소고기의 제품명은 소가 자란 농장의 위치와 숙성일을 뜻한다. 이는 심혈을 기울여 고른 수입육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농사를 위해 키워 근육량이 많은 한우와 달리 식용을 목적으로 키운 외국산 흑우는 덜 질기고 감칠맛이 난다. 또한 고기 질을 마블링으로 평가하는 국내와 달리, 스트레스 안 받고 자란 소를 우선으로 꼽는 기준도 합리적이다. 더에이징은 전 세계 여러 농장에서 취합한 다양한 종의 소고기를 테스트한 결과 건강하게 자라고 맛도 좋은 3개 지역의 원육을 선택했다. 이런 까다로운 과정을 통해 판매되는 더에이징의 소고기는 특별한 양념이나 조리법 없이도 숙성육 본연의 깊은 맛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궁극의 고기 맛을 위해 ‘프랑스 게랑드 허브소금’ 샘플을 함께 배송해준다.
문의 1670-8552
홈페이지 www.the-aging.com

셰프님, 스테이크 어떻게 구워야 하나요?

맛있는 고기를 구해도 제대로 요리하지 못하면 헛수고다.
비싼 향신료 없이도 다이닝 레스토랑 부럽지 않을 만큼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는 법.

티본

스테이크
부위별 맛의 차이를 익히자!

티본
T자 모양의 뼈를 중심으로 채끝과 안심이
붙어 있는 부위다. 뼈와 함께 숙성하고 굽기 때문에
골향이 배어 한층 깊은 맛을 낸다.

안심

안심
채끝 아래에 위치하는 부위로 운동량이 많지 않아 육질이 부드럽고 지방이 적어 담백하다. 소 한 마리에서 2~3% 정도밖에 얻을 수 없는 고급 부위다.

등심

등심
크게 윗등심, 아랫등심(꽃등심), 채끝등심 3가지로 나뉜다.
위 부위는 고소한 맛이 강하고 아래 부위는 담백하다.

Recipe

“스테이크 레시피의 바이블이라고도
불리는 ‘고든 램지의 스테이크 레시피’를 따라 하면 다이닝 레스토랑 못지않게 맛있는 스테이크를 요리할 수 있어요.
저희 에이징팩토리 스테이크의 고소한 맛의 비결은 부위에 따라 45일에서 75일까지 드라이 에이징한 고기를 고든 램지처럼 센 불에서 굽는 거예요.”
– 에이징 팩토리 대표&셰프 최웅길

셰프들 사이에서
교본으로 통하는 고든 램지의 스테이크 레시피

Step 1
냉장고에서 꺼낸 고기를 후추와 소금으로 마리네이드한 뒤 최소 20분 이상 상온에 꺼내두어 고기의 속과 겉이 비슷한 온도를 유지하게 만든다. 연기가 날 정도로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얹는다.

Step 2
앞면, 뒷면, 양 옆면을 각 1분씩 총 4분 굽는다. 이때 불의 세기를 강하게 유지해 겉면을 튀기듯 굽는 시어링이 포인트! 스테이크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버터 한 조각을 넣어준다.

Step 3
프라이팬을 기울여 녹은 버터를 고기에 끼얹어 베이스팅해준다. 고기가 원하는 정도로 익으면 은박지로 감싸거나 접시 뚜껑을 닫아 최소 5분에서 10분 정도 레스팅해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Plus!
셰프의 에이징 스테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40년간 육류 사업을 이어온 SG다인힐이 지난여름 오픈한 숙성육 레스토랑. 붓처리서울은 양평 지역의 한우만 사용하며, 4주 에이징한 고기를 2주간 다시 드라이 에이징하는 방식으로 고기를 숙성시킨다. 붓처리서울의 숙성육은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나는 것이 특징. 스테이크는 3.5~4cm의 두꺼운 안심, 등심을 사용한다.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소금, 후추 외에 다른 향을 덧입히는 마리네이드는 하지 않으며, 255~300도 사이의 프란차(철판 그릴)에서 무향, 무취한 카놀라유만 사용해 초벌한다. 이후 300도 이상의 숯불 그릴에서 안을 천천히 익혀 숯불향이 감도는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스테이크 외에도 해산물요리, 한우타르타르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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