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아빠의 개인기

매일 딸을 위한 식탁을 차리고, 매일 쌍둥이의 양치질을 돕는다. 식품 MD 아빠와 치과 의사 아빠의 남다른 아이 케어법. 

딸에게 차려주는 매일 식탁, 김진영

뉴코아백화점 식재료 구매 담당자로 시작해 초록마을, 쿠팡 등 다양한 플랫폼의 식품 마켓에서 일해온 20년차 식품 MD 김진영씨. 좋은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국내외를 발로 뛰어다니는 그는 페이스북에서 ‘여행자의 식탁’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중학교 2학년인 딸 윤희와 함께하는 시간. 최근에는 ‘여행자의 식탁’에 ‘딸을위한식탁’이라는 해시태그로 올리던 글을 모아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을 출간했다.

딸을 위해 식탁을 차리는 아빠는 생소해요
맞벌이 부부이다보니 결혼할 때 가사 분담이 필요했죠. 그때 “밥은 내가 할 테니 다른 건 시키지 마라”고 못을 박았어요. 요리하고 장보는 건 제가 다 하고, 청소, 빨래는 아내가 해요. 2002년에 결혼했으니 16년째 약속을 잘 지키고 있어요. 대학에서 식품가공을 전공했고, 군대에서는 취사병으로 있었거든요. 밥은 아내보다 제가 잘하는 것 같아서 서로 잘할 수 있는 걸 하자고 합의했죠. 딸을 위한 식탁을 차린 지는 15년째네요. 딸 윤희와 저의 대화는 주로 “뭐 먹을래?”와 “아빠, 배고파”로 시작해요.

식품 MD라는 직업의 특성이 식탁에 반영되나요
그럼요. 샘플이 나오면 우선 먹어봐야 소비자한테 피드백을 할 수 있잖아요. 개선할 점은 손님이 말하기 전에 먼저 생산자에게 피드백해주는 게 좋고요. 고객이 문의했을 때 바로 설명을 못하고 “잠시만요. 알아볼게요” 하는 순간 불신이 생기기 시작해요.

윤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돼지갈비예요. 맛있다는 돼지갈비집은 거의 가봤어요. 지난해엔 유기농 박람회도 구경할 겸 윤희랑 같이 괴산에 간 적이 있어요. 돌아다니다가 정육식당이 보여서 들어갔는데 해동한 포장육을 팔 줄 알았는데 나온 모양새를 보니 직접 손질해서 만든, 공이 많이 들어간 돼지갈비였어요. 어지간해선 둘이서 3인분은 잘 안 먹는데 그날은 3인분 먹었어요.

윤희의 까다로운 입맛은 옥동식의 옥 셰프도 인정했다. 윤희의 조언이 더해진 돼지곰탕.

유난히 고기를 좋아하나봐요
돼지곰탕 맛집인 옥동식의 옥 셰프는 제 반응보다 윤희 반응을 더 궁금해해요. 옥동식밥 첫 샘플을 윤희가 맛봤을 정도죠. 윤희 반응은 “국물은 괜찮네. 근데 씹는 맛이 없어”였어요. 그대로 옥 셰프에게 전달했더니 처음보다 고기가 두툼해졌더라고요. 집에서 윤희한테 곰탕을 해줄 때는 육절기도 없고, 판매할 음식이 아니니 재료를 아끼지 않고 고기도 듬뿍 넣어주잖아요. 그 질감에 익숙해서 식당에서 파는 고기들은 씹는 맛이 없다고 한 거죠. 윤희의 지론은 ‘고기는 씹어야 맛이다’예요. 한동안은 햄도 안 먹었어요. 어쩌다 귀찮아서 식탁에 햄을 올리면 “고기 아니잖아”라고 하는 애거든요.

아빠의 어릴 때 모습과 비슷한가요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어요. 저한테는 어릴 때 아버지와 낚시 다녔던 기억, 어머니가 안 계실 때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달걀 비빔밥이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윤희가 태어나고, 그 기억들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아버지가 저한테 해주셨던 것들을 내 상황에 맞게 윤희에게 해주자는 생각을 했죠. 제가 잔소리를 안 듣고 커서 윤희한테도 잔소리는 안 해요.

잔소리를 안 한다는 게 쉽지 않죠
혼은 내더라도 잔소리는 안 해요. 15년 동안 윤희랑 밥 먹으면서 적어도 밥상머리에서 잔소리를 한 적은 없어요. 밥을 먹어야 하는데 잔소리가 양념이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면 식탁을 멀리하거나 빨리 먹고 사라질 수밖에 없죠. 밥과 반찬이 있는 건 다른 집 식탁과 다를 바가 없지만 우리 집 식탁엔 윤희의 이야기가 있어요. 저는 들어주고요. 별별 얘기를 다 해요, “아빠, 세훈이 알아?” 잘 모른다고 하면 얼마나 핀잔을 주는지 몰라요.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엑소 멤버라고 하는데 전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어요. 하하.

성장기라 영양 생각도 안 할 수 없잖아요
생각 안 해요. 영양과잉 시대잖아요. 아이 입에 맞는 것, 원하는 것을 줘요. 어릴 때 치킨은 한 달에 한 번으로 제한했어요. 윤희는 채소를 싫어하고 과일은 잘 먹어요. 부족한 식이섬유는 과일로 채우면 돼요. 처음엔 대파 넣는 걸로도 난리를 치더니 요즘은 안 그래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먹겠죠.

아이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하겠어요
때 되면 친구들까지 데리고 놀러가서 맛있는 거 사주니 부러워하죠. 윤희랑 둘이서 야구장도 자주 가요. 지난 여름방학 땐 갑자기 “아빠, 광주 가자. 직관 가야지” 하더라고요. 저희 둘 다 기아 타이거즈 팬이거든요. 와이프는 저희 둘만 없으면 집이 깨끗해지니까 엄청 좋아해요. 여행을 다니면서 ‘이 녀석이 언제까지 나를 따라다녀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친구들이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니 언젠가는 양보해야겠죠.

아빠표 치아 관리, 유성훈

‘유성훈’이라는 이름보다 ‘닥터 아이야기’로 더 유명한 치과의사 유성훈. 다섯 살짜리 딸 쌍둥이를 키우며 많은 엄마, 아빠들에게 치아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노하우들을 눌러 담아 《Dr. 아이야기의 우리 아이 홈 치과》를 출간, 집에서 아이의 치아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자가 진단법을 널리 알리고 있다.

아이들은 참 양치질을 싫어하죠
제 딸들도 물론 안 좋아하죠. 우선 내 입 안에서 안 보이는 일을 하니까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저도 유튜브로 뽀로로 보여주고 캐리언니 소환해요. 그런 분들 도움 없이는 힘들죠. 하하.

집에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치아관리는 무엇인가요
제가 집에서 봐주긴 하는데 기구들을 이용해서 밝은 데서 보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영유아 검진은 모르는 병원에 가서 해요. 하하. 제가 치아를 닦아줄 때는 2분 정도 걸려요. 진동칫솔을 쓰고요. 음파로 진동을 주는 원리라 대고만 있어도 되지만 가끔 회전법을 사용해요. 칫솔의 진동에 다른 진동이 더해지니 음식물이 더 잘 빠져요. 치과의사 딸인데 충치라도 생길까봐 엄청 조마조마해요.
의사 아빠가 추천하는 양치질 잘 시키는 노하우가 있다면요
가장 중요한 건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 대부분의 엄마들이 재우려다가 까먹어서 급하게 시작하고, 어린이집 보내려고 하다가 ‘아, 맞다’ 하면서 양치질을 시키거든요. 그러면 엄마는 마음이 급해서 여유가 없어요. 놀이처럼 다가가도 애들에게는 힘든 일인데 엄마가 빨리 오라고 하니깐 싫을 수밖에 없죠. 그때부터 갈등이 생기고 아이들에게 ‘양치질=싫은 일’로 자리잡게 돼요. 부모님이 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엄마가 아빠를 눕혀놓고 먼저 닦아주는 거죠. 거울을 보여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되고요. 뽀로로나 엘사 등 캐릭터 칫솔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소리 나는 전동칫솔도 신기해하고요.

엄마들이 가장 궁금한 건 역시 ‘치료시기’인 것 같아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도 ‘교정치료 언제 하면 될까요?’와 영아일 경우엔 ‘공갈 젖꼭지 언제 끊어요?’, ‘밤중 수유는 언제까지 해야 해요?” 하는 등 시기에 대한 것들이에요. 시기에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지만 분명 적절한 치료 시기는 있어요. 손가락을 빠는 행동을 질환으로 보는 건 만 4세부터예요. 빠른 아이들은 만 2~3세 사이에 유치에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요. 손가락을 빠는 건 구강 내의 환경에 영향을 미쳐요. 지속 시간, 강도, 빈도 등 세 가지가 중요한데 하루 종일 빠는 아이들의 경우엔 앞니가 들리면서 윗니의 폭이 좁아져요. 그러다보면 위 턱뼈가 좁아지고 얼굴은 길어지죠. 만 4세 이후로 손 빨기를 끝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불소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요
평소 저불소 치약을 권합니다.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라고 해서 수돗물 자체에 불소를 넣는 지역들도 있는데 지차체마다 다르니까 보건소에 문의해보시는 게 좋아요.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 충치를 줄여주는 데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해요. 하지만 불소에 반감이 있는 주민들이 많아서 시행하는 지역이 많지 않죠. 저불소 치약을 사용하면서 3~4세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불소도포를 해주는 게 좋아요. 연 1~2회 정도요. 충치가 많이 생기는 아이는 횟수를 늘리는 게 좋고요.

충치가 많이 생기는 아이가 정해져 있나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모두 커요. 충치의 주 원인은 음식물을 먹는 것부터 시작인데요. 치아 자체가 약하거나 치아의 홈이 깊은 사람이 있어요. 어쩔 수 없이 음식물이 잘 껴요. 결국 충치는 구강 내 음식물에 세균이 붙어 음식물을 분해하고, 그 결과물이 산이 돼 치아에 있는 무기물을 빼서 생기는 거거든요. 한 마디로 세균성 질환이죠. 세균은 주로 주 양육자에게서 와요. 침 분비량과도 연관이 있고요. 침 분비량이 많은 아이들은 워시아웃이 잘되니까 세균들이 빨리 없어져요. 침 분비량과 치아의 형태는 유전적인 요인이죠. 세균이 전파되는 시기는 부모의 관리로 늦출 수 있고요.

식사와 양치의 간격도 늘 고민되죠
양육자가 조절해줄 수 있는 건 양치질을 잘해줘서 세균을 줄여주는 것과 음식물을 가능하면 몰아서 먹게 하고 양치질 후 입 안이 쉬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저도 아이 키우지만 이게 어려워요. 그리고 유난히 천천히 먹는 애들이 있잖아요. 입에 넣어놓고 안 씹는 애들도 있고요. 아무래도 그런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음식물 때문에 산도가 높아져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아 충치가 생기기 쉽죠. 가장 좋은 건 음식물 섭취 후 양치질하고 오래 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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