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살까요?

국내에서는 성공사례가 전무하지만 해외에서는 셰어하우스와 공공주택이 점점 더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외로워서 함께 사는 것이 아니다. 인테리어와 호텔식 서비스를 즐기면서도, 근사한 사람들과 함께 삶과 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New York

WeLive by WeWork
위워크의 창립자가 만든 위리브는 힙스터와 함께 살고 싶은 욕망을 충동질한다. 뉴욕의 노른자위 맨해튼에 세운 위리브는 부티크 호텔처럼 입구부터 남다르다.
문의 www.welive.com/ko-KR

The new work project
블랙 앤 화이트 컬러, 미드 센트리 빈티지 가구.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섬세한 손길을 거친 공간에서 24시간 보내는 기분은 어떨까? 이곳에서 살고 싶다면 자신이 얼마나 창의적인 사람인지 설명하는 포트폴리오를 보낼 것. 문의 https://thenewworkproject.com

몇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셰어 하우스 바람이 불었다. 취미나 목적이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모여 살거나 카페, 피트니스 클럽 등 공유 공간을 만들어 이웃끼리 정을 나누며 살자는 이상향을 말했다. 그러나 생판 모르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운영 방식에 대한 여러 가지 불만 때문에 셰어 하우스 바람은 금세 거품처럼 꺼졌다. 일본의 경우도 비슷했다. 취미와 기호가 같은 이들끼리 모여 살자고 외쳤으나 결국 함께하면 저렴하게 내 방을 가질 수 있다는, 청년 주거 대안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미 공유 개념이 익숙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달랐다. 공간의 나눔(Share)을 넘어 삶을 공유(Co-Living)하는 것으로, 부동산 개발과 결합해 좀 더 비즈니스적인 형태로 발전한 것. 창의적인 오너의 브랜드 홍보 전략도 한몫했다. 소위 코 워크, 코 리빙 공간으로 내세운 이곳은 명품 브랜드의 백처럼 이 공간에서 머무는 것을 사치와 즐거움으로 내세운다.

“힙스터와 함께 자고, 먹고, 놀고 싶은가요? 또는 창의적인 일을 함께 할 수도 있죠.” 그들의 내세우는 공간은 환경 보호, 경제 불평등 등을 극복하기 위한 곳이 아니다. 집세를 아끼기 위해 룸메이트를 연결해주는 곳도 아니다. 세련된 인테리어, 호텔식 서비스,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곁들여 ‘함께 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영국 런던 내 6개의 코 리빙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더 콜렉티브의 CEO 레자 머천트는 “우리는 예술가가 머무르며 창작을 했던 부티크 호텔 같은 브랜드가 되고자 합니다. 창의적이고 야망 있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 일과 삶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곳, 함께 사는 것이 ‘특권’이 되는 곳 말입니다”라고 말한다. 영국 런던 월섬애비에 있는 ‘더 컬렉티브 올드 오크’가 그런 곳이다. 외관부터 입이 벌어진다. 피엘피(PLP)아키텍처의 작품으로 전체가 통창인 세련된 건축물이다. 이곳에는 무려 546개의 방이 있다. 즉, 545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산다. 개인 공간으로는 부엌이 딸린 스튜디오 또는 공용 부엌을 쓰는 스튜디오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외 사우나, 피트니스 클럽, 영화관, 도서관, 카페, 루프탑 심지어 슈퍼마켓까지 있다. 월세는 주당 30만원 정도. 개인 공간의 크기가 고작 10㎡ 인 것을 고려하면 절대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공실이 생기면 입주 문의가 빗발친다. 요즘 잘나가는 힙스터들은 멋진 환경에서 함께 어울리고 싶은 근사한 이웃이 있는 곳으로 짐을 싸고 푼다.

2016년 말 위워크의 화려한 성공에 이어 ‘위리브’를 론칭한 창업자 미구엘 맥켈비가 오픈한 맨해튼 지점은 부티크 호텔을 방불케 한다. 뉴욕의 노른자위인 맨해튼에서 사는 즐거움과 똑똑한 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특권을 제공한다. 비용은 만만치 않다. 주당 70만원 정도. 뉴욕에는 이처럼 힙스터를 공략하는 코워크 및 코리빙 공간이 점점 늘고 있고, 한 발 더 나아가 소수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몇달 전 뉴욕 브루클린에 오픈한 ‘더 뉴 워크프로젝트’가 그렇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부부 제임스 데빈슨과 페니 에브스의 팀 ‘더 뉴 디자인 프로젝트’가 디자인한 공간으로 모토톤의 미드 센트리 시대의 빈티지 물건과 직접 만든 가구가 놓인 담백한 장소다. 하지만 이 공간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은 심사를 거쳐 뽑힌 이들이다.

“우리는 혁신적인 사람들을 지지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창구가 되길 원해요. 함께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는 것이 목표죠.” 영국 건축가 폴란드 토마스 에드워즈가 만든, 런던 하이 바넷에 위치한 ‘OWCH’도 멤버십으로 모인 전문직 출신 50대 이상의 여성만을 위한 곳이다. 이곳의 모토는 “We’ve built our own Community(우리가 스스로 공동체를 만든다)”다. 집을 짓기 전에 멤버를 모집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건축가와 만나 서로 필요한 것을 상의한다. 초록색 가든과 붉은 벽돌로 단장한 공용 주택에서는 중년 여성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된다. 독일 건축가 알렉스 도니어가 발리에 지은 로암 코리빙 하우징 콤플렉스는 발리의 전통 건축물을 연상시킨다. “발리를 시작으로 런던, 마드리드,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 세계 곳곳에 그 지역적 건축을 기반으로 한 코 리빙 하우스를 짓고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살면 전 세계에 집이 있는 것과 같아요. 이는 곧 전 세계의 사람들과 이웃이 될 수 있다는 말이죠.”

 

London

The Collective Old Oak Common
평균 연령 28세의 젊은 런더너들이 함께 산다. 요가 클래스나 요리 강습, 토크 이벤트 등 자기 계발이나 인적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이 무궁무진해 아예 사용법 지도를 가지고 다녀야 할 정도다. 문의 www.thecollective.co.uk

OWCH(Older Women’s Co-housing)
50대 이상 전문직 여성만 신청할 수 있고, 심사를 거쳐 취향과 기호가 같은 이들만 입주가 가능하다. 건축물을 짓기 전부터 입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디자인한다는 점이 남다르다.
문의 www.owch.org.uk

Bali

Roam Co-living Housing complex
발리, 런던, 마이애미 등에 분점이 있어, 전 세계 곳곳에 내 집이 있는 듯한 기분이다. 현지인들과 교류를 비롯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지루할 틈이 없는 곳.
문의 www.ro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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