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옷 입는 아내들

감각 있고 옷 잘 입는 남편과 산다는 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 스마트한 역발상이! 남편 옷장을 탐하는 여자들.

화이트 티셔츠는 구찌. 데님 셔츠는 안드리아 폼필리오. 재킷은 팜 앤젤스. 손에 든 트렌치코트는 아크네. 화이트 스니커즈와 미니 사이즈 가방은 모두 생로랑.

주얼리 디자이너 박순애
@ssoon21
그 시즌에 유행하는 스타일과 브랜드(이번 시즌엔 베트멍의 키치한 스타일에 꽂혔다)는 꼭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남편 덕분에 자신의 쇼핑 비용이 확연히 줄었다는 주얼리 디자이너 박순애. 큰 키에 비해 소멸 직전의 작은 얼굴, 사랑스러운 눈웃음은 어떤 남성 아이템을 입어도 은근히 잘 어울리는 조건이다. 남편의 수많은 옷을 입어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터득한 노하우는 단지 사이즈만 큰 옷과 커서 멋진 옷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 남성미 폴폴 풍기는 매니시한 아이템보다는 둥그스름한 코쿤 실루엣이나 일자로 낙낙하게 떨어지는 60년대풍 실루엣, 큼직한 라펠 칼라 등 범상치 않은 디자인을 선택한다. 여기에 잊지 않는 건 오버사이즈 이어링. 더 크고 더 과감할수록 멋스러움이 배가한다. 그런가 하면 미니 사이즈의 가방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더하는 것이 룰.

남편과 공유해요

 

더블브레스트 코트는 아쿠아스큐텀. 블랙 티셔츠는 코스. 스커트는 Le17septembre. 블랙 앵클부츠는 마르지엘라.

Le17septembre 대표 신은혜
@eh917
현대적인 아방가르드함으로 인정받고 있는 Le17septembre의 신은혜 대표는 매 시즌 패션 디자이너인 남편의 옷장에서 옷을 꺼내입을 뿐 아니라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다. 글래머러스한 몸이 아니어서 남자 옷이 편하다고 말은 하지만, 그녀의 남자 옷 입기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무엇보다 영국 유학 시절 남편이 구입한 입생로랑, 요지 야마모토, 비비안 웨스트우드, 드리스 반 노튼 같은 명품 브랜드의 빈티지 컬렉션을 애용하는 것. 그중에서도 정통 테일러드 재단이 돋보이는 재킷이나 트렌치코트같이 툭 떨어지는 무게감 있는 빈티지 아우터를 즐긴다. 어깨가 넓고 직선적인 실루엣은 요즘 트렌드와도, Le17septembre가 추구하는 패션 철학과도 잘 어우러진다. 그뿐 아니라 맨즈 웨어를 즐기는 대부분의 여성이 위에는 박시하게, 아래는 슬림하게 매칭하는 데 반해 그녀는 다른 룰을 제시한다. 하의까지 과감히 오버사이즈를 선택하는 것! 이젠 실루엣의 간극을 크게 주는 것이 더 이상 좋은 프로포션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남편 옷을 처음 공유하는 아내들에게 조언한다면? 르메르의 디자이너 ‘사라 린 트란’의 룩을 참고할 것!

남편과 공유해요

 

카디건 스타일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블랙 니트 토가. 옐로 컬러의 패턴 드레스 길트프리. 아우터 프라다. 구조적인 굽의 블랙 슈즈 자크뮈스. 이어링 더 파크지.

길트프리 대표 길영실
@youngs_kil
최근 페미닌한 아이템에 스포티하고 기능적인 남성 아이템을 믹스매치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면서 길영실 디자이너는 매일 옷 입는 일이 더 재밌어졌다. 키가 크고 어깨도 넓은 편인 그녀는 상의와 아우터는 물론 팬츠까지 남편과 공유한다고. 의외로 하체가 빈약(?)한 남편 덕분에 가능하다며 호탕하게 웃는 그녀. 남자 옷을 탐하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여성브랜드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성 브랜드의 경우 디자인은 아주 단순하지만 커프스나 단추, 포켓 디테일 등에 공들인 것이 많다는 것. 365일 남편과 옷을 함께 입는 그녀이기에 쇼핑 또한 늘 남편과 함께 한다. 에크루, 톰 그레이 하운드 도산점, 온라인 편집숍인 매치스가 부부의 쇼핑 플레이스. 평소 그녀가 즐기는 루스한 오버 핏 원피스나 와이드 팬츠에 매치해도 이질감 없는 스포티하면서도 캐주얼한 맨즈 웨어가 그녀가 발굴하는 일 순위 아이템. 스포츠 브랜드의 남성 운동화도 그녀의 룩을 완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이 최애템. 여성용 운동화는 아무리 큰 사이즈라도 어딘지 모르게 슬림한 느낌이 있어 운동화 특유의 편안한 멋이 잘 살지 않기 때문에 남성 라인에서 선택한다. 여기에 레드 립스틱과 이어링 등 약간의 여성미를 가미하면 매니시한 옷차림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남편과 공유해요

 

체크 패턴 재킷 란스미어. 이너웨어처럼 연출한 브이넥 가디건 아크네. 민트 컬러 핀턱 팬츠 셀린느. 화이트 앵클부츠 에그서울. 빅 사이즈 토트백 톰포드. 스카프는 니나리치.

한섬 VMD 서현정
@arhahan
패피들의 아지트이자 최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에 선정된 ‘게방식당’의 오너인 서현정씨의 남편은 최근까지 제일모직 패션 마케터로 활약한 패션 피플. 결혼 전엔 남자 옷을 입는다는 게 상상도 못한 일이지만 결혼 후 마주한 남편의 옷장에는 패션업계 종사자인 그녀가 보기에도 탐나는 아이템이 즐비했다. ‘남편과 옷을 공유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명목 아래 남편 옷을 입기 시작한 그녀가 특히 열광하는 아이템은 재킷과 셔츠. 재킷은 주로 남성 프리미엄 편집숍인 란스미어에서 구입하는데, 여성 브랜드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힘 있는 소재와 오묘하면서도 중성적인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고. 이외에는 대부분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자리한 셀렉트숍 ‘빔스(Beams)’의 남성 컬렉션을 구입한다. 일본은 남성복이 슬림한 편인 데다 한국에 없는 다채로운 색상의 아이템이 많아 남다른 패션 감성을 연출하기에 제격! 맨즈 웨어를 매칭할 때 그녀가 신경 쓰는 것은 컬러 매칭. 모노톤보다는 톤 다운된 컬러 아이템으로 전체 룩에 생기를 더하거나 톤온톤 컬러 매칭을 즐기는데, 민트와 인디 블루, 네이비 등이 가장 좋아하는 컬러. 또한 그녀는 패션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기준을 탈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중 하나가 스카프. 화려한 패턴과 컬러감 대신 남성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스카프를 목에 살짝 두르면 중성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동시에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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