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먹으러! 대구 봉리단길

대구 근대골목길과 봉리단길을 섭렵한 후에 허기가 몰려오면 최근 뜨고 있는 대구 고메 로드로 향하자.

모나미카레

“연남동인가? 아니야. 꼭 망원동인데?” 대구로 여행을 떠난 서울러들이 삼덕동에 들렀을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주민들이 사는 낮은 주택과 초등학교, 골목마다 숨어 있는 작은 가게들까지 삼덕동은 산책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모나미카레는 2016년 2월 삼덕동에 오픈한 3년 차 카레집.

자전거 정비소이자 주거 공간이던 곳을 카레집으로 만들었다. 카레 비주얼에 반해 들어서지만 맛도 기대 이상이다. 모나미카레만의 레시피로 각종 루를 배합해 독특한 카레 맛을 완성했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신용산에 모나미카레 서울점을 오픈했다. 새우크림카레와 소고기토마토카레를 반씩 담은 반반카레는 모나미카레의 시그너처 메뉴. 반반카레 9천원, 함바그카레 1만원.
주소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447길 27 문의 053-217-3181 인스타그램 @___monami___

이에커피

집에서 커피 공부도 하고 손님들에게 커피 한 잔을 내주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한 이에커피. 성태경 대표는 70년 이상 된 집의 따뜻한 느낌이 좋아서 이곳에 이에커피를 꾸렸다고 한다. 기둥 한쪽에는 이 집에 살던 아이들이 키를 잰 흔적도 남아 있다. ‘생활의 멋’이 그대로 전해지고, 그래서 더 오롯이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스탠드, 가구, 컵 하나까지 공간에 어울리는 것들로 고민하고 배치했다. 모든 가구와 소품이 오래된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이에커피를 지키는 보리.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보리는 이에커피의 마스코트다.

바로 옆 카린상점에서 사온 빵을 이에커피의 커피와 함께 마시면서 시너지 효과를 느껴본다. 메뉴는 단 두 가지. 아메리카노와 라테. 대중적인 원두를 사용하다가 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금은 약하게 로스팅해 향을 살린 원두를 사용한다. 아메리카노 4천500원. 라테 5천원.
주소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447길 34-3 인스타그램 @moga_will

카린상점

카린은 일본어로 ‘모과’라는 뜻. 카린상점은 이에커피와 작은 사잇문을 두고 있는 이웃이다. 좋은 재료를 듬뿍 넣은 빵이 가득해 이미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커리다. 테이블은 딱 하나, 주문하면서 잠깐 쉬었다 가는 정도의 용도다. 포장해 가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시그너처 메뉴인 떠먹는 당근케이크는 없어서 못 팔 정도. 정유경 대표는 대구에서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다 베이커가 되었다. 마침 정겨운 지금의 가게 자리를 발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표 메뉴는 당근케이크. 부지런히 서둘러야 살 수 있다.
주소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447길 34-3 문의 011-9856-8488 인스타그램 @karin_sangjeom

오래된 건물 2층에 가구만 색다르게 배치했다. 주워 온 가구와 산 가구들이 적절히 섞여 있다

더 댄스

물어물어 찾아가야 하는 인쇄 골목 한편의 건물 2층. 오후 3시면 햇빛이 가장 잘 드는 이곳에 1년 전 더 댄스가 들어섰다. 간판이 없어 더 궁금증을 자아내는 더 댄스는 이동근 대표가 혼자 운영하는 카페. 좋아하는 영화, 그림에 모두 춤이 들어가 카페 이름을 더 댄스로 지었다.

그는 손님들이 조심스럽게 ‘여기가 맞나요?’ 하고 묻는 것을 즐긴다고. 지은 지 40년도 더 된 건물이라 창문은 프레임식이다. 가구는 대부분 빈티지와 골동품. 직접 발품 팔아 구입한 것들이라 테이블도 의자도 모두 다르지만, 부조화가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베이커리류는 당일 아침 대표의 마음에 따라 정해진다. 커피는 비엔나커피가 가장 인기 있다. 요즘 비엔나커피는 휘핑 크림이 묽어서 마시면 커피와 크림이 함께 목으로 넘어오는데 더 댄스의 비엔나커피는 일본, 유럽의 비엔나나 콘파냐처럼 크림이 커피 위에 내내 떠 있을 만큼 농도가 짙다.
비엔나커피 6천원.
주소 대구시 중구 중구 국채보상로102길 35 2층 문의 010-5140-1922 인스타그램 @the.dance.2017

 

가볍게 술 한잔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는 김보은 대표

 

바 사교

낯을 가리는 샤이한 주인장이 운영하는 캐주얼 바, 바 사교.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에 바를 운영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재밌다고 생각해 지은 이름이다. 가볍게 한잔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맥주를 파는 곳인데, 본인이 맥주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직접 오픈했다고. 바지만 카페 같은 느낌이 강하다.

술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이런 분위기에서는 한잔쯤 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주방이 훤히 보이는 공간에 들어서면 어느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하다. 초대한 안주인이 주방에서 술 한잔 내주는 느낌이랄까.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베리뮬. 보드카 베이스에 베리 믹스와 진저에일의 조화가 달콤하면서도 상큼하다. 베리뮬 1만1천원. 진피즈 9천500원.
주소 대구시 중구 명덕로65길 64 인스타그램 @bar_sagyo

리오다

“여기 리오다 할게요”를 노린 것일까? 주인장은 다시라는 뜻의 영어 ‘리(re)’와 ‘오다’라는 우리말의 합성어로 ‘다시 오다’와 ‘재주문하다’라는 뜻으로 각각 해석 가능한 이름을 지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테이블은 다섯 개. 메뉴도 단출하다. 오믈렛과 카레의 특징을 살려 만든 카믈렛, 크림카레와 새우튀김, 키마샌드 총 세 가지. 폭신한 달걀옷을 입은 카믈렛이 가장 인기다. 흐트려뜨리고 싶지 않은 비주얼이다. 평소 카레를 좋아하던 두 사람은 일본 여행에서 국물 없는 카레를 처음 접했다.

리오다는 오롯이 장민규, 김은영 두 사람이 만들어간다.

이후 수많은 요리책을 보며 메뉴를 개발했고,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추가하고 오믈렛을 더해 지금의 시그너처 메뉴인 카믈렛을 개발했다. 소품과 가구는 80%가 집에서 사용하던 것, 버리려던 것을 가져와 활용 중이다. 지금은 쓸모없는 낡은 피아노, 집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광택 나는 원형 식탁까지 리오다에는 추억을 소환하는 물건이 꽤 많다. 카믈렛 1만500원. 크림카레와 새우튀김 1만원.
주소 대구시 중구 동덕로26길 101-18 인스타그램 @re.order

드롭

“여기 있는 물건들은 다 제가 좋아하는 거예요.” 언뜻 보면 빈티지 가구 쇼룸처럼 보이는 카페 드롭의 김명수 대표가 처음 건넨 말이다. 무질서한 듯 흩어져 있는 가구와 조명들이 주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디자인을 전공한 그가 직접 꾸민 공간은 원래 일반 사무실로 쓰이던 곳. 인테리어에 크게 손을 대지 않았는데 가구를 넣었다 뺐다 하는 것만으로 시간을 오래 보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운 커피와 평소 개인 소장용으로 모은 가구들로 드롭을 완성했다.

글라스에 담아 내오는 에스프레소 마끼아토.

조만간 빈티지 가구 쇼룸도 오픈할 계획이다. 당분간은 가구를 판매하기보다는 공간에 어울리는 구성을 찾는 일부터 할 예정. 시그너처 메뉴는 비엔나커피지만 김명수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에스프레소 마끼아토.
달콤쌉쌀한 자극을 직접 느껴볼 것. 에스프레소 마끼아토 4천500원. 비엔나커피 5천원.
주소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440길 23 인스타그램 @dropp_2

세월의 흔적이 녹아 있는 카페 모과.

모과

2010년 4월 오픈한 카페, 모과. 정식 명칭은 모과인데 대부분 ‘모가’라고 부른다. 정유경 대표는 50년도 더 된 집을 수리해서 사는 것이 녹록지 않았던 데다 비 오는 날 지인들과 함께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아지트가 있었으면 해서 이곳에 모과를 만들었다. 2년 뒤 성태경 씨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모과가 완성됐다.

앞서 소개한 카린상점, 이에커피는 모두 가족이나 다름없는 크루. 10년 차 카페다 보니 단골손님이 많다. 교복 입고 오던 손님이 대학생이 되어서도 찾아온다. 모과의 추억에 지분이 있는 손님들이 쌓여갈수록 공간도 점점 풍성해진다. 모과는 커피 메뉴 외에 매일 직접 굽는 베이커리류와 티 메뉴도 인기다. 분위기가 편안해서인지 이곳에서는 단것을 많이 먹어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 4인 이상이면 별채도 이용 가능하다. 루피시아 사쿠란보 6천원. 사과레몬티 6천원.
주소 대구시 중구 동덕로 48-5 문의 053-426-8488 인스타그램 @moga_will

직접 주문 제작한 버건디의 가구들은 카페 이름과 잘 어울린다.

버건디

전자상가와 오래된 건물이 많은 조용한 교동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동성로에서 걸어서 이동이 가능한데도 목조 가옥이 많아서인지 멀리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김미연 대표는 티 문화가 발달한 유럽의 티 푸드 스타일을 소개하고 싶어 버건디를 열었다.

시그너처 메뉴는 버건디 체리 케이크. 버건디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는 메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 체리 필링 위에 생체리 하나가 놓인 케이크는 눈으로 먹는 느낌. 손님이 모두 앉으면 기차역 대합실 분위기가 나는 내부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버건디 체리 케이크 4천500원. 오렌지 업사이드 다운 케이크 5천500원.
주소 대구시 중구 교동3길 27 문의 010-8594-5087 인스타그램 @cafe.burgundy

검은구상

한라산에서만 자생하는 ‘검은구상나무’에서 이름을 따왔다. 스스로를 ‘대구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요소를 다 갖춘 곳’이라고 소개한다. 스탠딩 테이블, 오후 5시 영업 종료, 신맛 나는 커피 등을 고집스럽게 유지한다. 메뉴도 단 세 가지. 블랙, 화이트, 스위트 화이트다. 커피 맛에 집중하기 위해 직접 고른 나무를 색칠해서 만든 딱 네 개의 스탠딩 테이블을 뒀다. “카페가 아니라 커피집이에요.” 검은구상은 원두 갤러리라고도 할 만하다.

지방에 숨어 있는 로스팅 고수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원두를 소개한다. 끈질기게 설득해서 수입권을 따낸 일본의 멜 커피부터 밀양의 차군 커피까지 다양한 원두를 경험할 수 있다. 블랙 3천500원. 스위트 화이트 4천500원.
주소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길 287 문의 010-2858-8169 인스타그램 @blackgusang

커튼콜

완성된 브롱코 라테. 다크 초콜릿과 화이트 초콜릿이 적절히 어우러졌다.

포털 사이트에서 대구 여행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뜰 만큼 절찬리 운영 중인 커튼콜. 최근 유행인 더티 푸드의 일종이라고 해야 하나. 벨기에의 고급 커버처 초콜릿을 대형 칼로 썰어 커피 위에 수북이 올리는데, 컵받침 위로 초콜릿이 마구 떨어질 정도다. 이 특별한 장면을 찍으려면 직원이 부를 때 카메라를 들고 달려가야 한다. 처음에는 숟가락으로 초콜릿을 떠먹고 다음에는 커피에 녹아든 초콜릿을 함께 마시면 된다. 초콜릿이 녹아야 달콤함의 진가가 드러나므로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음료를 추천한다. 앞산카페거리의 동양국수백과 대표가 함께 운영 중인 이곳은 ‘앙코르’를 외치고 싶은 느낌이 드는 옛날 극장 분위기다.
매일 아침 구워 판매하는 빵과 브런치 메뉴를 찾는 사람도 많다. 메뉴에 사용하는 달걀은 고령에서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가져와 신선하다. 브롱코 라테 6천원.
주소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469길 20 문의 010-9555-3313 인스타그램 @curtaincall_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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