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라면은 누가 만들었을까?

일상에 밀착된 분야일수록 남들이 안 하는 일을 시도하기란 쉽지 않다.
‘요괴라면’은 그 어려운 걸 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요괴스러운 발상
옥토끼프로젝트 박리안

저희만의 발상이 산업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실험하고 싶어서 다 같이 투자하고 도전했어요.

빨강, 파랑 등 눈길을 끄는 컬러와 요괴 캐릭터가 그려진 위트 있는 패키지. 봉골레 맛, 크림 맛처럼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라면으로 화제를 모은 푸드 브랜드 ‘요괴라면’. 대형 마트나 편의점이 아니라 자체 사이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맛을 보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연일 SNS 인증샷으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옥토끼프로젝트라는 특별한 크루가 만들었다니 더욱 눈길을 끈다. 패션 브랜드 ‘앤디앤뎁’ 을 이끄는 디자이너 김석원부터 인테리어 회사 미드플래닝의 남이본, 삼원가든·투뿔등심 등 다양한 푸드 브랜드를 아우르는 SG다인힐의 박영식, 무역회사 타노인터내셔널의 허승호, E-커머스 회사 네오스토어의 여인호까지 각자 분야에서 한가락 하는 대표들이 뭉쳤고 미 대사관 출신 박리안 부대표가 합류했다. 기존의 소비 패턴을 뒤흔든 과감한 시도를 서슴지 않고 광고 하나 없이 브랜드를 키워온 그 원동력이 궁금해졌다.

왜 라면인가요?
라면 하면 먼저 신라면이 떠오를 만큼 대기업이 라면 시장을 꽉 잡고 있잖아요. 한국인에게 가장대중적인 음식이기도 하고요. 저희 개성을 보여주고 옥토끼프로젝트를 한 번에 각인시키려면 맨 먼저 라면 브랜드를 만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저희는 음식을 주로 기획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산업 전방에 있는 제조사와 크리에이터, 마케터와 기획자 사이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꿈꾸며 모였거든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말로 설득하기보다는 먼저 눈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또 미식은 멤버 모두 열정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자신 있었고요. 지난해 정식으로 프로젝트 추진을 결심하고 바로 개발을 시작했죠.

이 분야 전문가도 있지만 아예 관련 없는 사람도 있는데, 식품산업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겠어요.
‘옥토끼 미식회’라 칭해도 될 만큼 멤버들끼리 주기적으로 맛있는 걸 먹고, 새로 생긴 핫하다는 숍을 찾아다니며 분석하길 좋아했어요. 모임을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고요. 경영, 유통, 디자인 각각 특기가 다른 이들이 모여 외식 산업에 대해 공부하고, 몇 시간씩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토론하곤 했죠. 그러다가 ‘전문가라 함은 꼭 해당 분야에 오래 몸담은 사람만을 뜻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죠. 저희만의 발상이 산업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실험하고 싶어서 다 같이 투자하고 도전했어요.

멤버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나요.
사무실인 ‘요괴소굴’에서 실무를 도맡는 사람은 여인호 대표와 저예요. 매일 출근하면 라면을 다섯 개 정도 끓여 먹으며 맛을 검증하고, 마케팅 콘텐츠를 기획하고, 외부 미팅같은 회의를 주관해요. 김석원·남이본 대표는 패션·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만큼 특유의 감각으로 전체 브랜딩 디자인에 도움을 주는데, 앞으로 패션계나 리빙 디자인 쪽으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할 예정이에요. 허승호 대표는 직접 생산업체를 조율하고, 박영식 대표는 맛을 구현하는 제품 개발에 뛰어나죠.

다들 한 캐릭터 하네요.
에너제틱! 밝고 즐거운 성향은 모두가 꼭 같아요. 마치 각자의 목표가 있지만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만화 <원피스>의 해적단 같달까요. 요괴라면 브랜드의 쿨하고 위트 있는 콘셉트 자체가 저희를 반영한 거죠. 단,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면 김석원 대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항상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여인호 대표는 엄청난 다독가인 만큼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곤 해요. 막내인 저는 항상 많이 묻고 질문하죠. ‘괜찮아~’라는 말과 함께 시행착오 속에서도 의연하려고 노력합니다.

‘달끈달끈, 맵싸맵싸’ 같은 기발한 맛 표현 카피를 정하는 일에서부터 영상 제작, 투자자 미팅까지 콘텐츠와 마케팅 기획을 총괄한다고요.
정말 고3 때보다 더 혹독하게 트레이닝(?) 받는 것 같아요. 지금도 사실 동시에 여섯 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미디어를 전공하거나 그 분야에서 일해온 사람이 아니에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교부와 대사관을 거쳐 의전을 보좌하고 이벤트를 주관하는 일을 했죠. 그런데 멤버들이 저를 이 일의 적임자로 믿어준 점이 고마워 완전히 쏟아붓고 있어요. 또한 실무를 함께 나누는 능력 있는 직원들, 요괴 크루들도 더 늘어서 책임이 커졌어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요.
일할 때 ‘밸런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쉬는 날에는 초등학교 1학년인 딸과 오롯이 시간을 보내거나 여행을 떠나려고 해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도 저도 지금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죠. 아침에는 ‘각자 열심히 하고 만나자!’ 하고 헤어지고 저녁에 만나 그날의 일들을 이야기해요. 여덟 살 어린아이의 조언이나 위로가 큰 힘이 될 때가 많아요.
앞으로 옥토끼프로젝트의 행보가 궁금해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은 무궁무진해요. ‘SNS를 활발히 하는 1030’을 주 타깃층으로 한 요괴라면과 달리 앞으로는 다양한 타깃을 잡아 다양한 기획을 할 예정이에요. 만두, 피자, 참치, 우유 등 저희만의 색을 입힌 신선한 아이템도 곧 나올 거고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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