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생활 vol.1 사우나의 클라스

우리가 ‘도깨비’ 공유에 빠지기 전, 그는 핀란드에서 아이를 수련회 학교로 데려다주던 다정한 아빠였다. 전도연과 공유의 만남만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 <남과 여> 속에서 그들이 처음 사랑을 나눈 곳은 다름 아닌 눈밭 속 외딴 사우나. 핀란드인 남편 티뮤와 함께 핀란드에서 살고 있는 김은정씨가 핀란드의 사우나 문화에 대해 들려줬다.

영화 ‘남과 여’ 스틸 컷

뜨거운 곳에서 가만히 앉아 땀을 흘리는 것을 딱히 즐기지 않는 나조차 핀란드의 추운 겨울을 몇 해 보내고 나니 조금만 몸이 찌푸듯해도 사우나를 찾게 된다. 나도 이정도니 사우나가 최초로 만들어진 나라에 사는 핀란드 사람들은 오죽할까.

사우나는 오래 전 이들이 아이를 출산할만큼 삶의 중요한 일부였다. (생각없이 사용해서 모르고 있던 사실인데 ‘사우나’라는 단어는 핀란드어다!)

핀란드의 가정집에는 대부분 사우나실이 갖춰져 있다. 경우에 따라 집 안에 사우나가 없어도 아파트 안에 공동으로 사용 가능한 사우나실이 있어서 예약을 하고 시간에 맞춰서 사우나를 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회사 내에도 사우나가 있고, 군인들은 야외 훈련시 사우나 텐트를 소지하고 다닐 정도니 이들의 사우나에 대한 열정은 높이살만 하다.

핀란드는 겨울이 길고 추운 나라다. 사계절이 있지만 여름에도 ‘핫’한 뜨거움을 기대할 수 없으며, 겨울에는 정말 혹독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살벌한 추위가 이어진다. 그 추위를 덜기 위한 생존 수단이 사우나다. 보통 핀란드에서 ‘사우나 데이’는 토요일이지만 한주를 시작하는 기념으로 월요일에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핀란드 전통적인 사우나 방식은 목재 사우나다. 시골이나 코티지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방법은 나무를 불에 태워 발생되는 연기와 열로 증기를 만들어내며 스토브 위에 올려져 있는 돌에 물을 뿌려 열기를 더한다.

도시 아파트에서는 대부분 전기 사우나를 이용한다. 전기 사우나는 스토브 위에 돌이 올려져 있고 간단한 작동을 통해 원하는 온도만큼 설정한 뒤 돌 위에 물을 뿌려 증기를 만들어 낸다. 보통 80º에서 100º 사이에서 사우나를 즐기는데 아이와 함께 사우나를 할 경우 더 낮은 온도에서 하기도 한다.

앞서 말한대로 추위에 누적된 몸을 녹이기에도 적절하지만 오히려 추위를 느끼면서 사우나를 즐기기도 하는데, 이것을 아반또우인띠(Avantouinti)라고 부른다. 얼음이 꽁꽁 얼은 바다나 호수에 구멍을 내어 그 안에서 수영을 한다는 뜻으로, 사우나에서 뜨겁에 몸을 달군 뒤 밖으로 나가 구멍 안 물속으로 들어가서 추위를 느끼고 다시 사우나에 들어가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너무 건강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만 즐긴다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쌓인 눈에 맨 살을 비비거나 눕거나 차가운 겨울 바다로 뛰어들기도 한다. 겨울이 유난히 추운 러시아에서도 ‘반야'(Banya)라고 불리는 비슷한 방식의 사우나를 즐긴다.

MBC ‘사십춘기’ 캡처. (좌) 권상우, (우) 정준하. in 블라디보스톡

해가 밤 10시 이후에도 지지않는 백야가 절정인 여름에도 핀란드 사람들의 사우나 사랑은 계속된다.

핀란드 사람들은 숲속에 있는 코티지에서 여름의 상당 부분을 보내는데 사우나를 하고 호수에서 수영을 하면서 고요하고 평화로움 속에서 긴장을 푼다.

사우나는 피로와 긴장을 푸는 것 외에도 친목을 다지는데 좋은 장소다.

남편 회사에서는 일년에 두번씩 단체로 사우나를 하거나 (남녀 공용은 아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종종 사우나 타임을 갖기도 한다.  핀란드식 사우나는 중간중간 또는 사우나를 마치고 맥주를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며, Makkara (소시지) 를 구어 먹는다. 또 다른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Vihta 비흐따 (또는 Vasta 바스따. 자작나무 잎이다.) 로 자신을 몸을 구석구석 탁탁 치거나 상대방과 서로의 몸을 치며 사우나를 하는데, 그것이 피부에 좋다고 한다.  핀란드 사람들이 아닌 관광객들은 서로를 때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에 즐기는 경우도 많다.

예쁘지 않은 맨몸도 괜찮다며 선뜻 사진 촬영을 허락한 사람들.

우리집 사우나 

규칙적으로 정해놓고 하기 보다는 느낌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사우나를 즐긴다.  1~2주에 한 번씩 사우나를 하는데 너무 뜨거운 것은 원하지 않아서 온도는 80도를 넘기지 않는 편이다.

10분마다 휴식을 갖는 편인데, 가운을 걸친 뒤 발코니에서 찬 공기를 들이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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