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간식의 변신

국민 간식 시즌2
사과, 바나나만큼 익숙한 초코파이, 서울우유, 맥심 커피믹스. 대명사가 된 그 이름을 걸고 콘셉트 스토어를 연 ‘국민 간식’ 브랜드의 큰 그림에 대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디저트를 꿈꾸다
초코파이 하우스

매끈한 비닐봉지를 쭉 찢으면 나오는 동그란 초코파이. 식감은 부드럽고 맛은 달달하다. 1974년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양과 맛은 한결같지만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매출은 나날이 높아져만 가는 신비로운 간식으로, 2016년에는 연 매출 48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쯤 되면 1년간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초코파이를 맛본 셈. 그런데 지난해 12월, 오리온은 ‘초코파이 情’과 전혀 다른 ‘디저트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이제 세상에 두 종류의 초코파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디저트 초코파이는 더 큼지막하고 포장도 심플하다. ‘초코파이 하우스’라는 가게에서만 판매하는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중이다. 디저트 초코파이를 한국을 대표하는 K-디저트로 만들겠다는 오리온 신규사업부문 서명희 팀장에게 디저트 초코파이의 꿈에 대해 물었다.

디저트 초코파이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일본에 가면 도쿄바나나를, 대만에 가면 펑리수를 사오는데, 왜 초코파이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사가는 K-디저트가 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디저트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었고요. 그래서 우리가 제일 잘하는 일이 초코파이를 만드는 일이니까 디저트로서의 초코파이를 만들어보자며 시작했죠.

디저트 초코파이는 기존 초코파이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에요.
두 제품에 사용되는 원료, 디자인, 포장 방법, 파는 곳, 사람들의 TPO까지 모두 달라요. 디저트 초코파이는 기존 제과 방식을 탈피했어요. 유통기한이 짧더라도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죠. 100% 카카오버터로 만든 초콜릿으로 커버링을 하고, 수분감을 높여서 일명 ‘스노우 마시멜로’라고 부르는 마시멜로에 천연 바닐라빈을 콕콕 박았어요. 예전에는 이런 요소를 소비자들이 이물질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천연 바닐라빈이라는 걸 알아봐요. 또 기존 초코파이는 비스킷과 마시멜로, 초코 커버링의 삼단 구조라면 디저트 초코파이는 중앙부에 에스프레소 크림, 딸기 크림 등의 필링을 채워 맛을 사중으로 구성했어요.

초코파이 情의 존재가 제품 개발에 부담이 됐을 것 같아요.
초코파이의 가장 큰 본질은 초콜릿, 비스킷, 마시멜로의 균형이에요. 이 균형이 큰 폭으로 변하면 이게 왜 초코파이야 하는 생각이 들고, 조금 변하면 뭐가 다르지 싶어지죠. 디저트 초코파이 개발에도 이 균형을 찾는 일이 가장 큰 과제였어요. 결국 초코파이다운 균형을 지키면서도 필링으로 차별성을 둔 것이 한 수였죠.

오리온 로고가 눈에 띄지 않는 건 의도인가요?
오리온 제품인 줄 모르는 분도 있죠. 디저트 초코파이는 크래프트지에 로고만 넣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에요. 다양한 맛도 컬러로만 표현했고요. 센스 있는 선물로 SNS에 자랑스럽게 인증 사진을 올릴 만한 제품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초코파이 하우스도 의도적으로 오리온을 숨겼어요. 디저트 초코파이는 스낵이 아닌 디저트인데 오리온이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이 맛보기도 전에 선입견을 가질까 봐서요. 회사를 숨겨도 우리는 맛에 자신이 있고 ‘알고 보니 오리온이었어? 역시!’ 하는 반응을 얻는 것이 전략이었죠. 대신 빨간색을 사용해 기존 초코파이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게끔 했죠.

디저트 초코파이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면요?
저는 커피나 우유를 곁들이는 걸 좋아해요. 초코파이 하우스에서도 커피를 판매하고 있고요. 초코파이가 달다 보니 적당히 산미가 있는 커피로, 초코파이 맛과 가장 잘 어울리는 원두를 블렌딩해 아메리카노를 만들었는데 커피가 정말 맛있다는 칭찬을 많이 받고 있어요.

초코파이는 왜 이렇게 인기가 높을까요?

초코파이는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제품이었어요. 단편적인 쿠키, 초콜릿, 마시멜로가 아니라 세 가지가 섞였잖아요. 어떻게 그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나 놀라울 정도예요. 이 세 가지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에 저희만의 노하우가 있죠. 소비자들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아주 미세하게 변화를 주어 시간이 흘러도 맛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세대 간에 전승되는 기억이 있어서인 것 같아요. 누구나 어릴 적 먹었던 음식 맛을 잊지 못하잖아요. 부모님이 사주셨던 초코파이를 내 아이에게 사주다 보니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맛’이 된 것이 아닐까요. 해외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고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그런 마음을 대신하는 제품이에요. 특히 중국, 러시아, 베트남에서 인기가 좋은데, 좋은 품질의 귀한 선물로 여겨져 제사상에도 올리고 명절에 박스째 사서 선물로 주기도 한대요.

초코파이를 먹으면 지구를 반 바퀴 돌아도 지방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었죠.
사실 그건 말이 안 되죠. 마시멜로는 칼로리가 높지도 않고 지방이 0g이니 잘못된 루머죠. 오히려 기름에 튀긴 스낵 같은 제품이 포화지방은 더 많아요.

디저트 초코파이가 어떤 브랜드가 되길 바라나요?

한국에 오면 꼭 사가야 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저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새롭게 선보인 인절미 초코파이, 무화과 베리 초코파이처럼 기존 초코파이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맛과 재미를 계속해서 경험하게 할 생각이에요. 역사, 공항, 터미널 등 이동 인구가 많고 선물을 구입하기 좋은 곳에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고요. 또 중국에서도 곧 초코파이 하우스가 문을 엽니다.

디저트 초코파이가 기존 초코파이 인기를 추월한다면요?
제발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하하. 여전히 초코파이 情이 압도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런 걱정을 할 날을 기다립니다.

초코파이 하우스 도곡본점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포장으로 오리지널, 카라멜솔트, 카카오, 레드벨벳, 무화과베리, 인절미 6가지의 맛으로 판매 중이다. 초코파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피도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2745
가격 오리지널·카라멜솔트·카카오·레드벨벳 초코파이 각각 2천5백원, 무화과베리·인절미 초코파이 각각 3천원, 아메리카노 2천원,
보자기 포장 5천원.

우유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메뉴
밀크홀 1937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우유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을까? 각자의 기억 속에 우유가 등장한 시점은 달라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제품은 서울우유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937년, 목장을 운영하는 낙농인 21인이 조합을 만들어 우유를 팔기 시작하면서 결성됐는데, 이후 이들의 변천사가 곧 국내 유업계의 역사가 됐다. 1984년 중간 유통 과정까지 냉장 상태로 이루어지는 콜드 체인 시스템을 구축해 우유 품질을 끌어올렸고, 2009년에는 ‘제조 일자 병행 표기제’를 도입하기도 한 것. 어느덧 1700명이 넘는 조합원이 함께하는 서울우유에서는 올해 들어 몇 가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종로에 ‘밀크홀1937’이라는 디저트 카페를 열고 직접 개발한 아이스크림, 수제 치즈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저지 우유와 저지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맛있다는 소문에 발걸음이 움직여, 밀크홀 1937를 기획한 서울우유협동조합 특수영업본부 외식경영팀 김영진 과장을 만났다.

서울우유에서 디저트 카페를 열었네요.
서울우유의 좋은 원유로 여러 가지 음료와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는 공간이에요. 처음에는 마트에서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다 지난 6월, 종로에 로드 숍 형태로 열었어요.

남양유업의 백미당, 매일유업의 폴바셋처럼 유업계가 카페 사업에 진출하는 일이 낯설지 않아요.
유업계의 카페 운영은 우유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와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우유 외에도 커피, 치즈, 아이스크림 같은 다양한 제품으로 채널을 확대할 필요가 있거든요. 또 서울우유는 여전히 학교 급식으로 납품되고 우유 제품 판매율 1위를 지켜내고 있는 브랜드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한 13세부터 30세까지의 소비자들과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밀크홀1937은 어떻게 하면 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 시작한 사업이에요.

서울우유라는 유명한 이름을 두고 밀크홀 1937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사실 서울우유에서 공간을 운영하는 일은 처음이 아니에요. 1949년, 지금의 정동극장이 서울우유 본사였는데 그 당시 1층에 ‘정동 밀크홀’이라는 다방을 운영했어요. 지금으로 치면 플래그십 스토어였던 셈이죠. 그래서 이번에 문을 연 카페에 그때의 이름과 서울우유의 창립 연도를 붙여 밀크홀1937이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앞으로 점포를 확장해나가는 데에도 서울우유라는 익숙함보다 밀크홀1937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신선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고요.

유리병에 담긴 서울우유도 판매하네요.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옛날 포장과 디자인을 복각하는 레트로 열풍이 불기도 하고,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도 서울우유의 유리병 제품을 보고 과거의 향수를 느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수작업으로 유리병 안에 종이 뚜껑을 붙이는 예전 방식을 재현하려고 하니 그때의 종이도 공장도 없어 결국 일본까지 수소문해 재료를 공수해왔어요. 막상 복각해 선보이고 나니 어릴 때의 기억이 있는 40~50대 주부들이 많이 반가워하고 젊은 층에서는 이 종이딱지가 왜 붙어 있는지 의아해하더라고요. 하하. 예전에 운영했던 다방 메뉴를 묻는 분도 계신데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요. 대신 곧 레트로 감성이 담긴 머그잔을 만들어 종이컵 대신 사용하고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에 동참할 계획이에요.

밀크홀1937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원유를 활용한 맛있는 제품은 모두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오리지널, 말차, 딸기 등 다양한 맛의 밀크티는 물론 셰이크, 소프트아이스크림, 수제 요거트, 진짜 요거트로 만든 스무디까지 있죠. 커피도 카페라테, 돌체연유라테, 코코넛라테 등 원유의 맛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얼마 전부터는 국내 최초로 서울우유 청정(HACCP) 목장에서 한정 생산, 별도 집유한 저지 품종의 원유로 국내산 저지 우유와 저지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고 있는데 반응이 뜨거워요. 유지방 함량이 높아 크림처럼 부드럽고 맛과 풍미가 더 진하거든요.

카페지만 커피보다 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서울우유의 근간은 원유예요. 조합원들이 생산한 신선하고 건강한 원유를 가공하거나 다른 제품으로 개발해 잘 소비하는 것이 서울우유협동조합 직원들의 사명이고요. 그리고 이렇게 오랜 세월 서울우유가 사랑받는 것은 품질 덕분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원유 품질과 원유 사용 과정을 철저하고 꼼꼼하게 관리해요. 메뉴 개발도 중앙연구소에서 전담하고 식약처에서 공고하는 내용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간격으로 사용하는 원유의 품질 검사를 진행하죠.

원유의 품질 외에 제품을 맛있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면요?
밀크홀1937에는 기존 카페와는 차별화되는 ‘공방’이라 불리는 제조 공간이 있어요. 그 공방에서 직접 밀크티, 크림치즈, 요거트를 만들죠. 따로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아 제품의 유통기한은 매우 짧아요. 매장 운용자의 입장에서 유통기한이 짧아 폐기되는 제품들이 생기는 것은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죠. 하지만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니 매일 아침, 한 방울 한 방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게 정성 들여 만드는 수제 밀크티, 크림치즈, 요거트 같은 제품을 꼭 맛보세요.

메뉴 외에 공간을 만들며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요?
시장조사를 해보니 근처에 유명한 학원들이 있어서 많은 학생이 오가는 길목이더라고요.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많고요. 그래서 5층 건물의 4층과 5층을 독서실처럼 칸막이를 설치해 조용히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과 여러 명이 세미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어요. 외국인이 많이 오가는 관광지구이기도 해서 2층은 누구나 쉬어 가기 좋은 일반 카페 공간으로, 3층은 서울우유의 역사는 물론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놓은 역사관으로 꾸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고요. 벽에 걸린 명화 곳곳에 서울우유를 그려두었으니 보물찾기를 하듯 찾아봐도 재미있을 거예요.

밀크홀1937이 어떻게 알려지길 바라나요?
서울우유는 올해로 창립 81주년을 맞았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예요. 좋은 품질로 인정받고 있지만,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브랜드 정도로만 인식되는 것이 조금은 아쉽기도 해요. 그래서 보다 재미있게, 새로운 움직임이 있는 브랜드로 젊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 좋겠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밀크홀 1937에 방문해 서울우유의 좋은 제품들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요!

밀크홀1937 종로점
옛날 서울우유처럼 병에 담은 우유는 물론 참깨로 만들어 참기름까지 둘러주는 블랙 그레인 아이스크림, 매일 아침 직접 만드는 수제 리코타 치즈와 수제 요거트, 베이글 등을 판매한다.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 86-1
가격 밀크홀 카페라테 4천원, 오리지널 밀크티 5천2백원, 블랙 그레인 아이스크림 4천3백원.

공감각적 커피 문화 공간
맥심 플랜트

고종 황제가 즐겨 마시던 이국의 음료, 커피가 국내에 소개된 지도 어느덧 130여 년이 흘렀다. 골목 어디에나 카페가 있고 집에서도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 마시는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커피는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상류층의 사치품이었다.
그런 커피가 이렇게 대중적인 음료로 부상하게 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1976년 동서식품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인스턴트커피의 등장이다. 커피와 크리머, 설탕이 황금비율로 배합되어 누가 타도 맛있고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마실 수 있다는 편리함이 인스턴트커피를 온 국민의 기호품으로 만든 것이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인스턴트 원두커피인 ‘맥심 카누’를 선보이기도 한 맥심은 현재도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남다른 행보를 걷는 브랜드 맥심에서 얼마 전 한남동에 ‘맥심 플랜트’라는 카페를 열었다. 맥심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니 국내 커피 시장에 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궁금하다. 이곳의 모든 것을 맡아 기획했다는 동서식품 김지현 과장을 맥심 플랜트에서 만났다.

맥심에서 카페를 열었다니 반갑고 신기했어요.
지난 4월 한남동에 문을 열었어요. 사실 2014년부터 준비했는데 대지를 매입하고 공간을 꾸미고, 제품을 개발하는 등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어요. 맥심이라는 브랜드를 이런 공간으로 표현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죠.

맥심 플랜트를 오픈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많은 사람이 아는 것처럼 맥심은 50년 가까이 커피를 다뤄온 커피 전문 브랜드예요. 그런데 인스턴트커피로 유명하다 보니 원두커피는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오해도 해소하고 그동안 맥심이 다져온 커피 전문성을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맥심 플랜트라는 공간을 열게 됐어요.

그래서인지 인스턴트커피를 판매할 줄 알았는데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네요.
동서식품이 인스턴트커피 전문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1990년대 이후부터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해 커피 원두를 다뤄온 원두 전문 기업이기도 해요. 편의점 GS25, 이디야, 대한항공 등에서 맛본 커피의 원두가 바로 저희가 로스팅해서 공급한 것들이거든요. 맥심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은 양의 커피 원두를 다뤄왔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원두 수입 규모를 자랑합니다. 그래서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죠. 하하. 인스턴트커피는 소매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니, 이곳은 맥심의 원두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어요.

맥심 플랜트라는 이름에서 공장, 식물 등 여러 가지가 연상돼요.
커피 전문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커피 원두를 다루는 우리의 기술, 방법 등을 보여줄 수 있는 공장으로 꾸몄어요. 그래서 공장이라는 뜻의 플랜트이기도 하지만 커피는 열매를 맺는 식물이기도 하잖아요. 플랜트라는 단어로 ‘자연 속의 공장’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어요. 더 나아가 커피 문화를 심는 곳이라는 뜻도 있고요.

공장이 있어서인지 카페치고는 제법 커요. 어떻게 구성된 곳인가요?
지하 4층에 뒷길이 나 있긴 하지만 오픈된 공간은 지하 2층에서 지상 3층까지예요. 지하 2층은 로스터리와 아카데미가 있고 지하 1층에는 커피 관련 도서를 모아둔 라이브러리가 있어 모임과 공연을 열기도 합니다. 1~2층은 카페 공간, 3층은 ‘더 리저브’ 매장이에요. 위로 올라갈수록 아래층에서 본 것들을 섬세하게 고르고 맛보는 식으로 경험이 구체화되죠.

이곳에 오면 ‘공감각 커피’를 마셔봐야 한다고 들었어요.
3층의 더 리저브 매장에서 자신의 커피 취향을 테스트해보고 취향에 어울리는 블렌딩 커피를 추천받을 수 있어요. 요즘 서울에는 단일 품종의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곳이 많지만, 그러다 보니 케냐, 에티오피아 등 특정 산지 원두의 특징이 곧 자신의 취향이라고 생각하곤 해요. 하지만 특정 원두 자체로는 부족하거나 넘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맥심이 블렌딩해 보완한 24종류의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고 있어요. 테스트로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으면 각각의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 색상, 글귀를 적은 카드를 제공해 말 그대로 커피를 공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게끔 했어요. 음악은 DJ 소울스케이프, 글귀는 문수빈 작가, 컬러 디자인은 스튜디오둘셋의 도움을 받았죠.

그 밖에 커피를 즐기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맛있는 커피는 준비되었으니 사람들이 오래 머물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특히 공간의 높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높이가 2.7m 정도는 되어야 개방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다 높게 만들 수는 없으니 지하 2층과 지하 1층, 지상 1층과 2층을 부분적으로 비워 공간 높이를 확보했어요. 보다 차분한 시간을 즐기면 좋을 라이브러리는 반대로 아늑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고요. 매장 곳곳에 전시한 오래된 커피 도구들은 경매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커피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특별한 볼거리가 될 거예요. 그뿐 아니라 로스터리에서 볶아지는 커피 향을 상상할 수 있게 커피 아로마를 형상화한 조형물도 설치했죠.


곳곳에 공을 들인 흔적이 가득한데 커피 가격은 저렴한 편이네요.
그렇죠. 맥심은 커피를 정말 잘 다루는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커피 라이프를 어떻게 해서든 가장 편리하고 좋은 방향으로 만들고자 고민하는 브랜드예요.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 높은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인스턴트커피를 만들었듯,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요구가 있는 지금은 맥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스페셜티 커피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싶었어요. 합리성은 맥심의 정체성이기도 하거든요.

맥심 플랜트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나요?
맥심이라는 브랜드의 다양한 면모를 알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애초에 카페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도로 맥심 플랜트를 오픈한 건 아니거든요. 찾아준 사람들이 맥심의 세련되고 전문적인 모습을 만나고, 한국 커피 문화 발전에 필요한 여러 교육과 행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맥심 플랜트
좋은 커피에 대한 맥심의 철학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맥심의 원두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나만의 커피를 찾는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50
가격 아메리카노 4천5백원,
공감각 커피 9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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