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타고 어디까지 가봤니? 수서역

한국의 신칸센이라 불리는 수서발 SRT 개통으로 전국 당일치기 여행이 쉬워졌다.
수서에서 출발해 남편 없이, 아이 손잡고 훌쩍 떠났다가 저녁에 돌아오는 5가지 코스 여행.

서울과 수도권 인구 2500만. 숨막힐 듯 빡빡한 도심의 일상에 갇힌 우리는 늘 여행을 갈망하지만 도시를 떠나기가 쉽지만은 않다. 자동차로 길을 나서면 교통체증에 시달리기 일쑤. 지하철은 여행 범위가 한정적이고, 버스는 멀미나 화장실 이용이 자유롭지 못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 최적의 교통수단으로 불리는 KTX가 있지만 역까지 가야 하는 게 문제다. 특히 강남 송파와 경기 동부 지역에서는 KTX의 시종착역인 서울역과 용산역까지 가는 데만도 1시간 내외가 소요되기 때문에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진이 빠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작년 12월 사정이 달라졌다. 수서역에서 SRT(Super Rapid Train)가 출발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이 기차여행을 하기가 한층 쉬워진 것이다.
SRT는 (주)SR이 운영하는 민간 고속철도다. 코레일 41%, 사학연금 31.5%, 기업은행 15%, 산업은행 12.5% 등의 지분구조로 코레일이 대주주인만큼 자회사라고도 할 수 있다. 수서역에서 평택까지 약 61km의 전용 선로를 부설해 SRT 전용 역인 수서역, 동탄역, 지제역을 새로이 개통했고, 그 외의 철도와 역사는 코레일과 공용한다. SRT 역의 신설이 가장 반가운 사람들은 서울 강남송파 일대, 그리고 경기 동남부 지역의 사람들. 이제 서울역까지 가지 않아도 쉽고 편하게 어디든지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금도 KTX보다 10%가량 저렴하다. 경기 동남부 즉 동탄이나 평택 등지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면 약 1시간이 소요되지만, SRT 개통으로 1/2~1/3가량 시간이 단축됐다. 이는 수서역에서 평택까지 이어지는 국내 최장, 세계 3위의 초장대 율혈터널이 개통하면서 가능해졌다. 터널 길이만 장장 50.3km인 이 터널을 시속 200km 이상으로 질주하면 14분 만에 동탄역 도착, 18분 만에 지제역으로 순간 이동해 비로소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서울과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수서, 평택, 지제 등 SRT 역 근처 부동산도 수혜를 입고 있다는 후문.

Travel SRT, 02. 2017

수서역, 동탄역, 지제역은 SRT 전용 역이다. 그 외의 역은 KTX와 SRT가 함께 이용한다. 스마트폰에 SRT 앱을 설치하면 이해가 좀더 쉽다. 만약 수서역에서 부산역까지 가고 싶다면 먼저 SRT 직통편을 예매하면 된다. 만약 직통편 열차 좌석이 매진됐다면 환승하는 방법이 있다. 수서에서 대전, 동대구 등 다른 역까지는 SRT를 타고 KTX로 환승하면 오케이. ‘환승’ 탭을 누르면 자동으로 환승역을 설정, 루트를 정해준다. KTX, SRT가 함께 운행하면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열차가 증편된 셈이다. 하지만 구포역 경유 부산행, 서대전 경유 익산행, 포항행 동해선, 마산진주행 경전선, 여수 EXPO행 전라선은 SRT미운행 구간이므로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KTX를 이용하거나 SRT 환승 차편을 이용해야 한다.

 

 

여행의 시작 수서역 그리고 SRT

SRT 개통으로 수서역은 전국을 연결하는 철도교통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했다.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의 환승역이 SRT 수서역과 연결되었고, 경부고속도로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해 있다. 또 잠실분당간 동부간선로와 양재대로가 지나므로 서울 강남은 물론 수도권 동부 지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의 미끈한 곡선 모양인 SRT 수서역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대합실부터 열차 플랫폼까지 공간 구성이 아주 심플해서 처음 온 사람도 쉽게 열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3호선 및 분당선 수서역에서 SRT 수서역은 약 10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지하철에서 내리면 따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지하 연결통로로 약 5분가량 곧장 걸어가면 대합실이 나온다. 통로 가운데 있는 무빙워크를 이용할 수 있어 이동이 쉽고, 김밥이나 도시락, 베이커리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숍도 줄지어 있다. 지상 대합실로 가기 전 지하에도 별도 매표소와 무인발권기, 대합실이 있는데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굳이 지상으로 올라가지 않고도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수서역에서 SRT는 지하에서 출발해 곧바로 율현터널을 지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서울역에서 KTX를 탈 때처럼 플랫폼에서 추위에 떨 필요가 없다. 비록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는 없지만.

SRT, 한국의 신칸센
역사로 들어오는 SRT를 보는 순간 몇년 전 도쿄에서 오사카로 갈 때 탔던 신칸센이 떠오른다. 빛바랜 듯한 자주색 컬러와 큼지막한 창문 등 외형부터 널찍해진 내부, 개선된 편의시설, 무엇보다 1분도 오차가 없는 정확한 시간 등이 그러했다. 현대로템에서 제작한 SRT는 KTX에 비해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가장 먼저 달라진 점은 마치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연상시키듯 한층 아늑해진 객실 분위기다. 차체와 창문에 흡음재를 보강해 바깥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객실 내부가 조용해졌고, 머리 위쪽 짐칸에는 폐쇄형 선반을 설치해 물건이 떨어질 위험을 낮췄다. 뿐만 아니라 좌석 크기는 커지고 좌석 앞뒤, 옆 간격이 훨씬 넓어져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아끼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SRT의 세심한 서비스
열차가 출발하자 승무원이 어메니티를 나눠준다. 항공기와 비슷한 서비스다. 어메니티 박스를 열자 견과류, 쿠키, 물티슈, 가글액이 들어 있다. 신문과 수면안대는 객차 사이 셀프서비스 코너를 이용하면 된다. SRT 편의시설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리클라이닝 시트다. KTX에서는 버튼을 누르면 좌석이 살짝 펴지는 슬라이딩 시트였지만, SRT는 승용차처럼 슬라이딩 없이 뒤로 젖혀지는 리클라이닝 시트와 위치 조절이 가능한 목베개로 여행의 피로를 덜어준다(특실 41도 일반실 37도). 뿐만 아니라 콘센트도 탑재해 배터리 걱정도 덜었다. 콘센트가 두 좌석당 하나씩 있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배터리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속도도 최대 10배 빨라지고 용량도 확대됐다(4G, 최대 100mb).

 

한눈에 쉽게, 편의시설
KTX 객차 내 화장실의 경우, 열차 모양과 같은 직방향으로 이뤄져 문을 접이식으로 여닫을 때도 불편하고 화장실도 좁은 느낌이다. 그런데 SRT는 공간배치를 달리하여 둥근 삼각형 모양의 큼지막한 화장실을 배치했다. 게다가 전자동식 버튼으로 문을 미닫이로 열어줘 아이와 함께 이용하기가 더욱 편리하다. 또 수유실, 기저기교환대, 심장마비 환자를 위한 자동 제세동기, 공용 짐칸, 캐리어 보관대, 온장고와 냉장고 등도 배치해 이유식이나 분유를 먹이는 영유아 동반 가족도 편리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특히 1호차와 2호차 사이, 5호차와 6호차 사이에 있는 기저기 교환대와 수유실은 아주 넓고 쾌적하다. SRT의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픽토그램으로 각 좌석에서 앞으로 보이는 접이식 테이블 후면에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Editor 이영민, 박지혜, 김혜원 Photographer 황운하, 김광석, 김나은 Shooting Cooperation (주)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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