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재생해드립니다

체리와 핑크 체크만 보면 아직도 설렙니다.

베어브릭 모으는 취미를 철부지 같다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매일같이 카카오톡으로 캐릭터를 날린다. 키덜트 감성이 우리 문화에 파고든 것은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샬롯 올림피아, 한나 웨일랜드, 안야 힌드마치, 제레미 스콧 같은 키덜트 감성의 패션 디자이너들의 영향력이 살짝 사그라든 것은 사실지만 여전히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국내에서도 최근 30~40대들이 혜성처럼 나타난 빨주노초파남보 컬러 플레이의 버킷 백을 서로 먼저 갖지 못해 안달이 난 상황이 흥미롭다. 패션 컨설턴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오선희씨가 기획한 바이에딧(by edit, www.editseoul.com)이라는 브랜드의 버킷 백.

어른이라고 젠체하거나 눈치 보지 않는 과감한 컬러 플레이가 주효했다. 프루타라는 브랜드 역시 70년대의 판타지스러운 형형색색의 큼지막한 플라스틱 귀고리가 주 아이템이다. 성장 동력이 뚜렷하던 시대에 디즈니 만화를 보고 헬로키티와 트윈스타 필통을 갖고 다니며 유년 시절을 보낸 70년대 후반 이후 태생 한국인들은 어린 시절에 대해 좋은 기억을 품고 있다. 그들은 보수성이 낮고 심지어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수화되는 경향도 오히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생)보다 낮다는 통계가 있다.

과거 패러다임과 다르게 살게 된 첫 세대는 패션에 자기 표현이라는 거창함을 부여하기보단 ‘내가 좋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낙천적으로 바라본다. 며칠 전 J.W 앤더슨은 컨버스와 함께 팝업 컬래버레이션을 발표했다. 글로시한 어퍼를 장착한 젤리 같은 ‘척 70 토이 컬렉션(Chuck 70 Toy Collection)’이다. 오버사이즈라서 마치 어른 신발을 신은 어린이가 된 느낌을 받는다. 스마일 스티커를 붙일때 행복한 ‘어른이’를 위한 프로젝트가 패션계에선 꾸준히 펼쳐지고 있다.

에스더러브스유 @estherlovesyou 라는 브랜드를 이끄는 에스더 김은 ‘에스더 버니’라고 이름 붙인 자신의 분신 핑크 토끼를 테마로 디자인을 한다. 틴에이저를 겨냥한 듯하지만 실은 성인을 위한 브랜드. LA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성장한 한국계 미국인 에스더 김은 핑크 컬러의 버니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에서 성공한 일러스트레이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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