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의 여유

가히 무선 청소기 대전이라 말할 만하다. 모든 가전제품 브랜드가 유선 청소기 대신 무선 청소기를 출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넉 대의 청소기로 카펫 위를 청소하는 순간 느꼈다. ‘유선 청소기의 시대는 끝났구나.’

(왼쪽부터) 다이슨, 삼성, 일렉트로룩스, LG

dyson
싸이클론 V10™ 카본 파이버

다이슨은 가전제품 회사라기보다 모터 회사라 부를 만하다. 시류에 맞춰 제품의 외형 바꾸기에만 급급하지 않고 모터 개발을 통해 기술 집약적인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 다이슨이 청소기 시장을 무선 청소기 위주로 재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V10’은 5년여간 다이슨이 1000개가 넘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한 끝에 완성한 모터다. 흡입력만을 높이려 했다면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터. 청소기의 전원을 켜는 순간 흡입력과 속도, 무게, 부피 등이 알맞게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터와 먼지통, 싸이클론을 일직선으로 배치한 덕분에 슬림한 디자인 대비 최대 160AW의 강력한 흡입력을 구현했다. 기존 2단계로 조절했던 흡입력도 3단계로 늘렸다. 반면 V8 대비 작동 소음은 크게 줄었는데, 마치 자동차 시동을 켜고 끄듯 부드럽게 멈추는 점이 인상적이다.

SAMSUNG
파워건 150

작년 파워건을 처음 시장에 출시하며 삼성은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시장에 늦게 진출한 이유에 대해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뛰어난 제품을 만들 때까지 노력한다. 파워건이 바로 그런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자신감을 방증하듯 미항공우주국의 항공기 날개 형태에서 차용해 만든 디지털 인버터 모터가 150AW의 흡입력을 자랑하는 동시에, 은사가 포함된 융 소재의 ‘이중 터보 브러시’가 1분에 5000번 앞뒤로 회전해 마룻바닥, 카펫, 매트 등 민감한 바닥재도 부드럽고 꼼꼼하게 청소한다. 다만 다소 거친 작동 소음은 아쉽다. 사계절, 실내외 구분없이 미세먼지 고민이 많은 현실을 반영해 싸이클론 시스템, 이지클린 필터, 워셔블 필터, 마이크로 필터, 고성능 필터의 5중 청정 헤파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미세먼지 배출을 99% 차단한다.

electrolux
퓨어 F9

무선 청소기가 서브 청소기로 사용되던 3년 전만 해도 일렉트로룩스를 따라올 브랜드는 없었다. 긴 사용 시간과 유선 청소기 대비 꽤 쓸 만한 흡입력을 자랑했기 때문. 이후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위주로 청소기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일렉트로룩스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진화시킨 무선 청소기 ‘퓨어 F9’을 내어놓았다. 메인 모터의 위치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는 ‘플렉스리프트’ 메커니즘을 적용해 청소 상황에 따라 손목에 무리가 덜 가는 하중심 청소기와 틈새,
천장 청소에 특화된 상중심의 청소기를 결합했다. 이 새로운 시도는 상중심으로 모터를 위치시켰을 때 기존 무선 청소기 사용법과는 다른 힘조절을 요한다. 새로 탑재한 디지털 컨트롤 모터와 36V
고용량 HD 배터리로 브랜드 내 무선 청소기 중 가장 강한 흡입력을 구현한 점도 눈에 띈다.

LG
코드제로 A9

다이슨이 점령했던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의 판도를 바꾼 제품이다. LG전자가 10년 이상 연구해 완성한 초고속 스마트 인버터 모터와 강력한 회오리바람의 ‘2중 터보 싸이클론’ 기술로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무게중심이 위에 위치한 제품은 손목에 무게감이 더 전해지지 마련인데도 가벼운 무게감으로 무빙이 수월한 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음역대의 작동 소음으로 인해 청소 시간 음악 듣기는 포기하는 게 좋겠다. 사용자의 사용 환경이나 키에 따라 4단계로 길이 조절이 가능해 바닥은 물론, 선반 위나 소파 밑의 청소도 용이하다. 탈착 가능한 듀얼 배터리를 적용해 최대 80분까지 청소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헤파 필터를 장착해 초미세먼지가 청소기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했을 뿐 아니라, 배기구를 상층부에 위치시켜 만에 하나라도 사용자가 미세먼지를 흡입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설계했다.

(왼쪽부터) 다이슨, 삼성, 일렉트로룩스, LG

집안일이라면 꿈쩍하지 않지만
테크 제품라면 눈이 휘둥그래지는 남편

흡입력 155AW
사용 시간 일반 모드 기준 최대 60분
무게 2.5kg
가격 1백9만원

다이슨의 이전 모델처럼 방아쇠 형태의 전원 장치를 탑재해 청소하는 내내 전원 버튼을 눌러야 한다. 손잡이의 경우, 아시아 여성에게 최적화된 두께나 크기는 아닌 듯하다. 여자치고 손이 큰 편인 에디터마저도 청소기를 작동시킨 지 5분여가 지나자 엄지와 검지 사이에 뻐근함을 느꼈다. 하지만 직관적인 디자인만큼은 누가 뭐래도 두 팔 벌려 칭찬하고 싶다. 버튼을 누르면 먼지통 하단의 뚜껑이 열려 손에 먼지를 묻히지 않고 비울 수 있다. 7815개의 나일론으로 뒤덮은 ‘토크 드라이브 클리너 헤드’와 정전기 방지 기능을 더해 카펫 청소에 유용한 ‘카본 필라멘트’ 두 가지로 메인 브러시를 구성한 점도 마음에 든다.

 

바닥 곳곳에 과자 부스러기, 반려동물의 털 등을 청소하느라 허리 굽히기 바쁜 육아남 

흡입력 150W
사용 시간 듀얼 배터리 교체 기준 최대 80분
무게 2.95kg
가격 91만9천~1백19만9천원

파워건이라는 이름처럼 총을 연상시키는 직관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미니멀한 디자인이 자칫 투박해 보이는 점은 넘길 수 있겠으나, 다른 제품 대비 무거운 2.95kg의 무게는 확실히 단점이다. 그러나 장점도 많다. 특히 브러시를 앞으로 밀 때는 10도, 당길 때는 40도로 움직이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플렉스 핸들’은 손목의 수고를 덜어준다. 50도까지 꺾이는 핸들 덕분에 무릎을 굽히지 않고도 테이블 밑 청소가 가능하다. 또한 대개 2년 정도인 무선 청소기의 배터리 수명을 5년까지 끌어올렸다.

바닥은 물론 침구, 장롱 위까지 꼼꼼히 청소하는 완벽주의자 

배터리 36 리튬이온
사용 시간 일반 모드 기준 60분
무게 4.1kg
가격  74만9천 ~ 99만9천원

* 일렉트로룩스는 배터리 전압에 따라 모터 출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흡입력 대신 배터리 용량으로 제품의 성능을 표기함.

다양한 형태로 변화가 가능한 만큼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이다. 여느 제품들과 다르게 먼지통이 상층부에 자리해, 모터를 위로 올렸을 때 청소기 가로면과 바닥을 완전 밀착시킬 수 있어 침대나 소파 밑을 청소하기 좋다. 손잡이 역시 상단에 자리하는데 84~120cm까지 길이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다른 제품에 비해 그립감이 좋은 편. 대부분의 청소기가 다양한 액세서리 구성을 자랑하지만, UVC 자외선 램프로 침구 속 먼지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제거해주는 ‘UV 베드 노즐’은 탐나는 구성이다.

체구는 작지만 살림 솜씨가 야무진 아내

흡입력 140W
사용 시간 듀얼 배터리 교체 기준 최대 80분
무게 2.7kg
가격 89만~1백29만원

스탠드형 충전대를 사용하는 무선 청소기의 경우, 대개 벽 한쪽에 자리하기 때문에 너무 미래 지향적이거나 과장된 디자인은 집 안의 미관을 위해서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코드제로 A9은 간결하고도 클래식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원터치 컨트롤러와 슬림한 손잡이 덕분에 비교했던 제품 중 작동하는 동안 손의 피로가 가장 적었다. 먼지통 필터, 마이크로 필터, 헤파 필터를 완전히 분리해 물로 씻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다만 먼지통 크기가 작은 편이라 자주 비워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워킹맘에게는 약간의 감점 요소일 수 있겠다. 모터 10년, 배터리 1년 무상보증 서비스가 마음을 혹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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