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동 모루식당

부산에서 가장 번화한 서면에 자리한 조용한 모루식당. 이 작디작은 공간에 들어서면 작은 일본을 만난다.

한글을 요리조리 피해 사진을 찰칵,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순간 “일본 갔어?” 하는 반응이 쏟아진다. 전포동 모루식당은 ‘그릇에 듬뿍, 가득 담다’는 뜻의 일본어 ‘모루(もる)’에서 따와 이름 붙인 작은 카레 가게. 손님들에게 많이, 듬뿍 담아주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한 깜짝 놀랄 만큼 아담한 공간이다. 작은 다락방 카페였던 이곳이 부산 속 일본으로 변한 건 2015년 5월, 일본 오사카에서 호텔리어로 2년간 파견근무를 한 장은혜씨가 일본에서의 추억을 담아 모루식당을 열면서다. 그녀는 1년 넘게 카레를 팔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삼시세끼 카레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카레를 좋아한다. 묽은 카레에 토핑을 올리는 일본식 카레에서 더 발전시키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고, 요즘도 ‘오늘의 카레’로 색다른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지금은 셋이 같이 하고 있지만, 처음엔 혼자 좁은 주방에서 양파 40개를 채 썰어 2시간이 넘도록 볶아 루를 만들었다. 하루에 100인분을 만드는데, 서면이라는 지역특성상 학생들이 많아 밥과 카레를 듬뿍 담아주다보니 늘 예상보다 빨리 소진된다. 이곳의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는 어설프게 흉내만 내기 싫어 목수를 많이 괴롭힌 결과물. 대부분의 소품은 일본에서 직접 사온다. 그녀는 교토나 후쿠오카 또는 차를 타고 시골마을까지 들어가 빈티지 마켓을 찾아다닌다. 조금은 수고스럽고 돈이 더 들더라도 최대한 현지에서 카레를 먹는 느낌을 주기 위해 계속 고생해볼 생각이다. 그녀는 요즘 모루식당은 함께 일하는 동생들에게 맡기고 ‘모루’라는 이름을 살려 다른 일도 벌여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난히 커다란 가게가 많은 부산에서 또 다른 작은 가게 모루의 탄생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주소 부산진구 서전로 38번길 37
https://www.instagram.com/moru_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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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8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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