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제주의 두 집

휴식, 여유, 자연, 힐링… 오롯이 부부가 차근히 지어낸 제주의 두 집.

신지철, 안선영 부부
오름이 보이는 풀밭 위의 투스프링베어 하우스

경력 15년 차의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인 남편과 패션 사업가인 아내는 여느 맞벌이 부부처럼 야근과 휴일근무를 반복하며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현재 일곱 살이 된 아들 서웅이가 태어나면서 고민은 구체적인 목표가 되었다. 주말이면 여행하듯 제주를 방문했고, 차를 타고 달리다 동네 분위기가 마음에 들면 가까운 부동산에 들러 요모조모 물어보기 시작했다. 2016년 가을 예산에 맞는 땅을 찾기까지의 여정은 이곳에 대한 애정을 더욱 깊게 하기에 충분했다.
“멀리 오름이 보이는 풀밭에 사이 좋게 나무 두 그루가 서 있던 이곳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습니다. 적당히 고립되어 있으면서도 개방적인 뷰를 원했는데, 거기에 딱 들어맞는 땅을 찾게 된 거죠. 대지 150평을 2억이 조금 안 되는 금액으로 매입했어요.”


작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집짓기를 시작해 1년이 조금 더 걸려 투스프링베어 하우스의 주인이 됐다. 운 좋게도 막 건축사에서 독립한 건축가와 작업했지만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직접 선택해야 했다. 침대와 싱크대 등 가구는 공간의 일부가 될 수 있게 제작했고 주방 서랍 손잡이에서부터 타일의 사이즈, 마감 도료의 브랜드와 컬러 목재의 두께 및 재질까지 모든 것을 부부가 상의하고 찾았다.
“제주라는 특수한 환경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고 CAD와 같은 전문 툴을 다룰 줄 몰라 엑셀과 포토샵, 3D맥스 등으로 기본 가이드를 잡았습니다. 레고를 이용해 구조를 만들어보기도 했고요.”
자재와 인건비가 비싼 것은 물론, 힘들게 공사 스케줄을 잡아도 비, 바람 등의 날씨 변수도 만만치 않았다. 부부는 제주에서 집을 지으려면 무엇보다 조금 여유롭고 느긋하게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금 불편해도 좁다란 다락방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재미와 안락함을 원했던 남편은 좁고 긴 복도, 양쪽으로 열려 있는 통로, 불필요하게 꺾여 있는 계단, 천장이 낮은 침실, 커다란 미닫이문처럼 극적인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자연의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면과 선이 잘 드러나도록 창의 위치와 크기를 정했고, 전체적으로 하얗고 깔끔하게 마감한 공간에서 느껴질 수 있는 차갑고 인공적인 느낌을 해결하는 데는 아내의 역할이 빛났다. 공간과 명확히 구분되는 존재감을 주기 위해서 무거운 컬러의 목재를 사용하고 커다란 화분과 패브릭을 이용해 숨결을 불어넣은 것.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거실 측면에 만든 커다란 창문이에요. 예정했던 것보다 2배 정도 크기를 키워 제작했는데, 큰 창 너머 제주의 자연과 계절을 고스란히 품을 수 있는 살아 있는 액자가 되었어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고 기다란 워킹웨이 공간을 만난다. 갤러리 용도로 활용하려고 계획한 곳으로 작은 전시도 가능하다. 2층 큐브 테라스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아직 미완성이라는 이곳은 남편의 바람대로 나무 위 트리하우스, 정원 한쪽의 텃밭과 화단도 완성할 계획이다. 언제가 아이가 자라 엄마 아빠가 사는 고향집을 떠올릴 때 이런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실현하고 싶다고.
“제주 돌담길의 우거진 나무 사이 넓은 잔디 마당이 있는 하얀 2층집을 떠올리는 거죠. 그리고 집 구석구석에 가족의 시간과 추억이 고스란히 기억되어 있어 언제 와도 마음 편한 쉼터가 되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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