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offee

작가의 작품에 담기면 커피 한 잔도 예술이 된다. 눈으로만 보던 작품에 손과 입이 닿는 호사에 대하여.

허명욱의 HMW

허명욱 작가의 ‘한남 작업실’에는 ‘HMW’라는 이름의 메뉴가 있다. 무엇이 나오는지 적어놓지 않고 그때그때 계절에 맞는 음료와 과일, 간단한 케이크를 낸다. 주문해보니 통영에서 온 꿀빵, 부산 ‘써플라이어’의 유기농 파운드케이크 두 조각이 굽접시 위에 올라가 있다. 꼭지를 떼어 먹기 좋게 자른 딸기가 작은 볼을 가득 채울 만큼이고 음료는 얼음을 띄운 라임모과차다. 검은 옻칠 쟁반을 가로지르는 날렵한 젓가락 한 벌까지 잊지 않은 이 사려 깊은 한 상은 작가의 이름인 허명욱에서 따온 HMW. “작업실에 손님이 올 때면 기본으로 준비하는 차림을 정해두었어요. 여름에는 통영꿀빵, 겨울에는 슈톨렌에 딸기를 올려 커피와 내는 식으로요.” 하지만 음식보다 눈길이 가는 건 그걸 담은 접시와 컵, 쟁반 등으로 모두 그가 직접 만든 작품이다. “물건을 사용하다 보면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어요. 쓰기에 불편해서가 아니라 예쁘지 않아서인데, 그럴 때 저는 만들어서 써요.” 물건의 쓰임을 고민하는 게 디자이너의 일이라면 작가는 그저 아름다움을 찾아 나선다. 특히 그는 시간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사랑한다. 옻칠 작업을 즐기는 이유기도 하다. “옻칠은 시간과 자연이 깃든 작업이에요. 칠하고 기다렸다가 또다시 칠할 때마다 그 색과 결이 달라지죠.” 작품에 사람들의 손때가 묻어가는 모습도 시간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의 미감이 궁금한 이들에게 한남 작업실은 언제나 열려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나길 7

 

박수이의 옻칠 머그컵

손잡이 없이 매끈하게 뻗은 컵은 박수이 작가가 나무에 옻칠을 해 만든 머그컵이다. 보통 칠을 하면 재료의 본디 모습이 숨겨지는데, 그녀가 옻칠을 하면 나무의 결과 질감이 가려지기는커녕 오히려 그대로 곱게 지켜진다. “옻칠은 여러 소재에 적용할 수 있는 공예 기법이에요. 칠하려는 사물의 물성에 대해 고민해보고 옻칠과 접목해 색채, 질감 등을 결정한 뒤 쓰임 좋은 기물로 만들어요.” 작가는 주로 쟁반과 볼, 컵처럼 생활과 가까운 물건들을 만든다. 곱고 아름다운 형태를 보면 일상에서 편히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사실 무척 실용적이다. “옻칠은 자연에서 온 재료이고 완성된 공예품에는 화학 성분이 없죠. 또 소독 효과가 있어 식기로 사용해도 좋아요. 옻칠을 한 그릇들은 방수성이 좋아 부드러운 면포나 중성세제를 사용해 스펀지로 세척하면 변형 없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답니다.” 방배동에 있는 ‘수이57아뜰리에 그리고 커피’는 그녀가 만든 갖가지 쓰임의 옻칠 작업물을 만날 수 있는 쇼룸이다. 또 커피와 차, 누룽지 파니니 같은 간식도 준비된 카페로도 운영한다. 옻칠 머그컵에 담겨 나온 카페라테를 손에 감싸는 순간 강아지 배를 만질 때처럼 포근한 온기가 전해온다. 굽이 달리고 바닥이 둥근 컵의 형태도 새롭다. 박수이 작가의 작품들은 살구, 자두, 복숭아 같은 과일은 물론 초록빛 나물이나 샐러드처럼 자연의 색을 그대로 지닌 재료와 잘 어울린다. 디저트의 맛과 색, 그릇의 감성이 합을 이룬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찾아가볼 것.

주소 서울 서초구 방배로36길 19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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