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신선한 굴 한 접시!

샴페인, 위스키, 와인과 굴의 페어링을 즐길 수 있는 오이스터 바가 인기다. 제철을 따져 먹어야 했던 굴을 사시사철 신선하게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굴이랑 석화는 다른 거야?’ 많은 사람이 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석화와 헷갈려 한다. 굴이라는 해산물이 껍데기에 싸여 있으면 각굴, 이를 반으로 가르면 반각굴 또는 석화, 속만 분리한 것은 알굴이라고 부른다. 구분하자면 껍데기가 붙어 있는 것이 석화(石花)인 셈. 돌에 핀 꽃이라는 한자어 의미처럼 딱딱한 껍데기를 열 때 우윳빛의 연한 살이 등장하는 자태는 그 자체로 극적인 경험이다. 세계 곳곳에서 나는 80여 종의 굴이 궁금하다면 각국의 오이스터 바를 찾아가면 된다. 미국과 일본, 뉴질랜드 등지에는 다양한 종류의 굴을 메인 요리로 하는 오이스터 바가 있다. 굴이 귀해 일부 상류층의 음식으로 즐겨온 유럽과 달리 굴을 대량 양식했던 미국에서는 19세기부터 오이스터 살롱, 오이스터 하우스라는 이름의 뷔페식의 굴 전문 레스토랑이 이어져왔다. 한국도 굴이 흔한 나라에 속하지만 어째서인지 오이스터 바가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 국내에서 나는 굴의 종류가 늘어난 것일까? 제철이 아닌 계절에도 굴을 먹을 수 있나? 그곳에서 파는 굴은 뭐가 다를까? 인기를 끄는 두 곳의 셰프에게 물었다.

 

각국의 레시피로 변신하는 굴, 히스테릭 셰프

1 이곳을 운영하는 성주영 대표와 정윤식 셰프, 홀매니저 이명지.

@ hysteric_chef
조도가 낮고 프라이빗한 느낌을 주는 공간의 분위기는 여느 위스키 바와 크게 다를 게 없지만 메뉴판을 펼치면 신선한 갖가지 굴 사진이 튀어 오른다.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 껍질만 깐 순수한 석화를 주문할 수도 있고 굴전, 미나리무침이나 오이매생이 등으로 맛을 낸 한국식 굴 요리에 이어 캐비어와 유자폰즈, 와사비와 성게알 등을 올린 일본식 석화 요리,
얌꿍 국물을 적셔 고수를 올린 것이나 피시 소스로 맛을 낸 얌운센 굴까지 있으니 굴을 주제로 한 요리책을 보는 것 같다. “제가 워낙 굴을 좋아하는데 일본 여행을 갔다가 오이스터 바를 접하게 됐어요. 서울에도 굴의 매력에 집중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 알아보던 차에 ‘3배체굴’을 만나게 됐고요.” 다양한 방법으로 굴을 조리하지만 종류는 거제도에서 난 3배체굴 한 가지다. “지금까지 제철을 따져 먹어온 굴은 염색체 수가 2배체로 자연 생식하는 굴이라면 3배체굴은 산란과 번식을 하지 않는 중성화된 굴이에요. 번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성장을 높이는 데 사용하니 크기가 10배쯤 더 크고 그만큼 영양분도 많죠. 무엇보다 방란 시기가 따로 없으니 1년 내내 맛이 좋아요.” 품질이 좋은 3배체굴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통영과 거제의 수산시장을 찾아 다녔다는 주인장은 거제도 깊은 산골짜기에 자리한 양식장에서 어른 손바닥만 한 굴을 가져오고 있다. 신선한 굴에는 레몬을 곁들이는 정도로도 좋지만 특별히 추천하는 건 아일레이 위스키 몇 방울을 끼얹는 것. “스코틀렌드 아일레이 섬 사람들은 지역에서 만든 위스키를 굴에 끼얹어 먹는대요. 흔히 소독약 같다고 하는 피트한 향이 특징인 아일레이 위스키와 굴이 만나면 서로의 매력이 시너지를 발휘해요. 그래서 보머, 라프로익, 아드벡 등의 몇 가지 위스키를 함께 내죠.” 일찍이 굴과 아일레이 위스키에 대해 적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 여행》을 읽은 이들이라면 멀리 가지 않고도 그 미식을 실현해볼 수 있겠다.

1 타르타르 소스와 먹는 일본식 굴 튀김.
2 성게알, 단새우, 와사비의 조합.
3 매콤한 얌운센 소스와 토마토, 고수를 올린 굴.
4 태국식 피시 소스와 달콤하게 다진 사과, 고수를 올렸다
5 페페로니와 모차렐라를 올린 미국식 굴 요리.
6 타임, 에멘탈 치즈, 갈릭 토핑을 올려 구운 굴.
7 다진 소고기를 넣은 미국식 칠리 소스와 구운 굴.
8 짭조름한 베이컨과 매콤한 할라피뇨를 얹었다.

 


 

 

굴과 와인이 함께하는 곳, 버블앤코클스

오이스터 바는 갑각류를 전문적으로 다룬다고 하여 로우 바(Raw Bar)라고도 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도매업장을 운영하는 주인장이 그날그날 가장 맛있는 해산물을 선별해 오는 버블앤코클스도 바로 그런 곳. 화이트 와인에 찐 새우, 문어, 가리비, 오징어, 백합 등이 담겨 나오는 플래터나 시트러스 소스를 뿌린 문어, 사워도우에 올린 전갱이구이와 펜넬토마토칠리잼이 함께 나오는 등 구미를 당기는 스몰 플레이트 메뉴가 여럿이다. 하지만 잊지 말고 맛봐야 할 것은 오이스터라는 제목으로 메뉴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굴 메뉴다. 전국 각지에서 들여온 제철 굴과 샬롯 비네거를 내는 메뉴 하나, 그라나파다노 치즈와 시금치, 빵가루를 올려 고소하게 구운 석화 메뉴가 나머지 하나다. “지금은 제철 굴 메뉴에 남해에서 나는 3배체굴과 거제 참굴을 내요. 크기가 작은 것이 남해 굴인데 맛이 더 짭짤하고 진해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굴을 즐기는 지역에는 제철 셈법이 있다. 서양에서는 알파벳 R이 들어가는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먹는다고 하고, 일본에서는 벚꽃이 지면 굴을 먹지 말라 하고, 한국에서는 보리가 패면 먹지 말라는 것이 그렇다. 결국 산란철을 피해 먹으라는 이야기인데, 이제는 1년 내내 맛볼 수 있는 3배체굴이 있으니 특별히 제철을 셈하지 않아도 맛있는 굴을 구할 수 있다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생굴 상태의 굴을 손질해 내는데, 바 자리에 앉으면 껍데기 사이로 촉촉한 살이 나오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굴과 특별히 잘 어울린다는 샤블리 품종의 와인 외에도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 와인 종류를 폭넓게 구비해 와인과의 페어링을 즐기기 원한다면 자유로운 실험을 경험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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