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베개라는 사치

일상과 가깝게 맞닿아 있는 물건일수록 공들여 골라야 하는 법이다.
신혼 때 마련한 구스 베개에서 벗어나 기능성 베개로 눈 돌리고 있다면 이유 있는 사치를 부려볼 때다.

목디스크 환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요즘, 정형외과를 찾는 이들이 물리치료와 함께 고민하는 일은, 바로 베개 바꾸기. 최근 에디터 또한 일자목 진단을 받은 뒤 기능성 베개에 입문했다. 사람의 목을 지탱하는 경추는 알파벳 C자형의 곡선 모양이고, 척추는 S자 형태로 휘어 있어야 정상. 하지만 하루 중 같은 자세로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대부분인 현대인들은 척추와 경추의 유연성이 줄어들어 뻣뻣해지거나 틀어진 자세로 인해 디스크가 발병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상적인 경추 모양인 C자형 곡선을 유지하도록 고안된 기능성 베개가 주목받는 중. 가장 유명한 네 브랜드의 제품을 비교해봤다.

  1. Sealy 씰리 릴리브

메모리폼 베개의 촉감은 모두 단단하지 않을까 하는 편견을 없애준 제품. 씰리의 상징인 100kg 고밀도 메모리폼으로 제작되어 촉감이 딱딱할 거라 생각했는데, 올 메모리폼 제품 중에서 가장 감촉이 부드러웠다. 씰리 자체 폼 배합 기술인 ‘스마트플렉스’가 적용되었기 때문. 씰리 릴리브의 가장 큰 특징은 목을 지지하는 홈 부분과 머리를 두는 부분의 높이 차가 6cm로 경추가 자연스러운 C자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타 제품들에 비해 높이 차가 1~3cm 더 나는 셈. 직접 누워보면 목과 머리가 이어지는 라인을 한층 세심하게 디자인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잠들기 전 옆으로 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때도 어깨 결림이 줄었다. 또한 거북목 때문에 평소 낮고 작은 베개를 선호하는데 다른 베개에 비해 세로 폭이 좁고 높이가 낮은 편이어서 머리를 안정적으로 감싸는 느낌을 받았다. 뒤통수가 평평한 사람에게 적합한 미뉴엣, 목이 짧은 어른 또는 유아에게 알맞은 리프레쉬 모델도 있으니 옵션을 고려해볼 것.
크기 56×28×8.5cm(S 사이즈 기준)
소재 메모리폼
가격 17만 9천원

2. Dr. fabe 닥터파베 디럭스 에디션

기능성 베개 마니아들 사이에서 종착지라 불리는 닥터파베. 써본 뒤 느낀 점은 메모리폼 소재가 낯선 입문자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라는 것이다. 65년간 오직 베개만을 연구해온 이탈리아 정형외과 박사 드 필리포는 몸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올 메모리폼 베개 대신 어떤 자세든 자유자재로 움직여도 숙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반영해 디럭스 에디션을 완성했다. 겉보기엔 솜 베개 같지만 경추를 지지하는 중앙 내부에 솜과 폴리우레탄 폼을 섞어 지지력을 높였다. 직접 써보니 구스 베개와 올 메모리폼의 중간 정도의 밀도. 베개 중앙의 스티칭 간격이 좁은 쪽은 단단하고, 넓은 쪽은 더 폭신해 취향대로 선택해 누울 수 있다. 크기 또한 킹 사이즈 구스 베개와 비슷할 만큼 넉넉해 체구가 큰 남편에게도 잘 맞았다. 커팅, 바느질, 재단까지 이탈리아 현지에서 진행하며 진드기를 방지하는 식물성 코팅 기술인 그린퍼스트가 적용되어 수면 시 쾌적함을 유지하는 것도 장점. 올 폼 소재는 아무리 통기성이 좋더라도 열감이 남기 마련인데, 닥터파베는 통기성이 좋아 만족스러웠다. 열이 많고, 자고 일어나면 베개에 발이 달렸나 싶을 정도로 뒤척이며 자는 사람에게도 최적의 선택이 될 듯.
크기 70×40×12cm
소재 폴리에스테르&폴리우레탄
가격 24만8천원

3. 1/3 삼분의 일 베개

위아래 구분 없이 목을 지지하는 홈이 오목하게 파여 육안으로도 다른 제품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최근 핫한 국내 수면 연구 스타트업에서 만든 제품인 만큼 그간 기능성 베개 디자인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정면으로 잘 때는 높은 홈 부분, 옆으로 잘 때는 낮은 부분을 사용하도록 고안된 것. 다양한 5종 폼 배합의 메모리폼 침대로 유명해진 브랜드인 만큼 베개 또한 세 종류의 폼을 섞어 사용한다. 전체적으로 포근한 폼을 사용하되 베개 가운데는 비교적 얇은 경추 서포트폼으로, 양옆은 허리를 보호하는 두껍고 밀도 높은 척추 서포트폼으로 구성했다. 최근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면 자면서 몸을 자주 뒤척였는데 경사가 낮은 부분을 베고 자니 한결 편안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특별한 점은 귀가 눌리지 않도록 두 개의 홈을 적용한 점. 대부분의 메모리폼 베개는 옆으로 누워 자면 홈 양옆의 폼이 귀를 압박하곤 했는데, 삼분의 일 베개는 이 점을 해소했다. 자세를 자주 바꿔가며 자는 사람이라면 이 제품을 특히 가성비 좋게 사용할 수 있겠다.
크기 57.7×30.4×10.5cm
소재 메모리폼
가격 8만8천원

4. Tempur 템퍼 밀레니엄

기능성 베개를 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거쳐간다는 템퍼. 통기성이 좋지 않고 열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메모리폼 특유의 단점 때문에 템퍼를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꾸준히 애용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목 아래뼈를 단단하게 고정해주는 점 때문에 템퍼를 고집한다고 말한다. 직접 누워보니 바로 그 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목에서 어깨까지 이어지는 뼈를 손으로 누르듯 폼이 지그시 받쳐주는 것. 탄성이 없는 소재라 시간이 꽤 지나야 눌린 부분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만큼 모든 제품 중 고정력이 가장 뛰어났다. 잘 때 자주 자세를 바꾸는 에디터는 조금 불편했지만, 어깨가 올라간 체형인 남편은 오히려 폼이 목을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점 때문에 만족했다. 사이즈가 XS부터 L까지 다양해 자신의 체형에 맞춰 베개를 고를 수 있는 것도 장점. 등을 바닥에 대고 바로 누워 자는 사람에게 적합한 밀레니엄 모델 외에도 옆으로 눕는 자세에 좋은 오리지널, 웅크리는 자세를 위한 소나타 베개 중 자신의 수면 자세에 따라 고르면 된다.
크기 54×32×9.5cm(S 사이즈 기준)
소재 메모리폼
가격 15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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