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를 사는 다양한 방법

샤넬의 칼 라거펠트의 타계와 함께 한 세대가 저물었다. 그리고 빈티지에 대한 관심과 가치가 다시 불붙고 있다.

레트로 아이템은 1980~19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3040세대에겐 강력한 향수의 매개체이며, 젊은 세대에겐 오래된 것 자체가 신선한 문화다. 샤넬에서 이번 시즌 새롭게 복각해 출시한 코스메틱 뷰티 박스는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알렉산더 왕 역시 샤넬 빈티지를 재해석한 2019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1996년생으로 젊음의 아이콘인 벨라 하디드는 또 어떤가. 일본을 찾을 때마다 이틀 연속 아모레 빈티지 숍에 들러 샤넬 빈티지를 쇼핑할 정도로 빈티지에 푹 빠져 있다. 한동안 럭셔리 스포티즘에 빠져 있던 당신이 다시 빈티지에 흥미가 생겼다면, 쇼핑 방법에 좀 더 다양한 루트들이 생겨났으니 이를 주목하자.

 

1 빈티지, 인스타그램으로도 살 수 있다

예전 같으면 명품이나 골동품을 실물도 보지도 않고 구입한다는 게 가당키나 했나? 그러나 디지털 시대엔 인스타그램으로도 빈티지를 구입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작은 박물관이라는 뜻의 ‘쁘띠뮤지(@petit_musee)’ 계정을 보자. 유학 시절부터 소소하게 모은 샤넬 이어링과 단추, 까르띠에 시계 등 명품 빈티지 액세서리뿐 아니라 주얼리 박스, 오르골, 거울과 같은 독특한 오브제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판매한다. 소비자들은 실물을 보지도 않고 그녀를 믿고 구입하는 단골로 발전한다.
“일본과 미국에 오랫동안 거래해온 딜러 몇 명에게서만 정품을 선별하고 바잉해오고 있기 때문에 오리지널 보증서나 케이스가 없어도 고객층 과반수가 여러 번 재구매할 만큼 신뢰를 쌓고 있어요.” 독특한 점이 있다면 폴리싱이나 수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분야의 전문가한테 맡기지만, 건축을 전공했고 손재주가 좋은 쁘띠뮤지 조우리 씨는 간혹 오르골 같은 경우 부품 교체 등 간단한 수리는 직접 하기도 한다.

 


 

2 파페치의 빈티지 카테고리를 즐겨보라

영국의 온라인 쇼핑몰 파페치 (www.farfetch.com)의 빈티지 섹션. 알라이야, 발렌시아가, 샤넬, 크리스챤 디올, 꼼 데 가르송, 에르메스, 장 폴 고티에, 루이비통, 베르사체, 입생로랑 등 10가지 빈티지 브랜드 카테고리가 포진해 있다.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는 파페치는 배대지를 거치지 않는 직배송 서비스와 관세를 포함한 결제로 좀 더 편리한 직구 플랫폼이다. 파페치가 2010년부터 운영해온 빈티지 섹션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에르메스, 크리스찬 디올, 펜디, 샤넬 등의 브랜드 제품이 가장 많으며 빈티지 쿠(Vintage Qoo), 아모레(Amore) 등 규모가 큰 빈티지 샤넬 부티크와 협업해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소개한다. 특히 파페치가 직접 모든 제품을 검수하고 이미지를 촬영해 각각의 컨디션을 확인, 보증하는 점이 좋다. 그런가 하면 직배송 서비스를 하지는 않지만 영국의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www.vestiairecollective.com)와 미국의 더 리얼리얼(www.therealreal.com) 등의 온라인 빈티지 플랫폼도 눈여겨볼 만하다. 플랫폼이 직접 개인 판매자에게 빈티지 가방, 의류 등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접수받아 진품 여부를 확인한 후 판매하기 때문에 가품일 확률을 최소화한다. 이 밖에도 랑방과 로레얄의 제품, 마케팅 매니저로 일한 아리안 드 베샤드와 카미유 가비가 운영하는 임파르페이트 파리(www.imparfaiteparis.com) 에서는 프랑스 전역에서 두 사람이 셀렉트한 빈티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패션 아이콘 잔 다마스가 애정하는 사이트이기도 하다.

 


 

3 빈티지 셀러에게 매매할 수도 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가로수길 아메리칸 빈티지 숍 나인아울즈. 8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그곳이 어엿한 명품 빈티지 숍 꼴레뜨나인으로 새롭게 단장한 지도 벌써 1년 남짓 됐다. 샤넬과 셀린느, 구찌, 디올 등의 명품 하우스를 비롯해 티에리 뮈글러 같은 흔하지 않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빈티지 제품까지 대략 70~80개 브랜드의 빈티지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곳. 새 옷을 파는 가게로 오해할 정도로 최상급 퀄리티를 자랑하는 꼴레뜨나인은 컨디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2~3차례 감정을 받은 제품을 셀렉트하고, 자체 감정까지 하는 등 까다로운 감별을 거친 제품만 들여온다. 또한 일주일에 두 차례 바잉하기 때문에 ‘신상품’ 코너가 있을 정도로 컬렉션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다. 지난해에는 스페인, 그 전엔 프랑스 등 가보지 못했던 곳의 빈티지 마켓을 찾아다닌다는 김효진 대표는 “요즘 샤넬 빈티지가 붐인데 ‘샤넬 재테크’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파급력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예요” 라며 샤넬 빈티지는 시리얼 넘버 0~5번대 제품 중 꼭 하나쯤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단,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면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최근 꼴레뜨나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10년 동안 올 바잉으로 진행했지만 90% 이상을 명품 브랜드로 꾸민 후 위탁 & 매입을 조심스럽게 시작하게 된 것. 매매에 가장 인기가 있는 제품은 샤넬, 펜디, 디올, 셀린느, 베르사체, 살바토레 페라가모 6대 브랜드의 1990~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제품이다. 가방 같은 경우는 빅 백보다는 미니 사이즈가 인기!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14길 28 1층(02-542-9010)

 


 

4 스타일리스트와 셀러브리티가 애정하는 빈티지 숍을 수소문해라

스타일리스트, 샤넬의 패브릭 바이어 등 패션에 일가견 있는 단골손님들도 찾아오는 서울의 오팔과 부산의 감수성, 빈티지 셀렉트 숍.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오팔은 에르메스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윤혜진씨가 오픈한 곳으로 범상치 않은 셀렉션을 자랑한다. 디올, 펜디, 에르메스, 발렌시아가 등 퀄리티 좋은 명품 브랜드의 빈티지 의류를 직접 스타일링 해 SNS로 선보이고 있다. 종종 의류뿐 아니라, 시계나 주얼리, 오브제까지 까다로운 안목으로 선별한 제품도 볼 수 있다. 부산 빈티지 거리에서 16년째 빈티지를 취급하는 감수성. “브랜드, 스타일에 연연해 안 좋은 컨디션의 빈티지 옷, 가방을 한두 번 구입하고 나면 더 이상 빈티지를 사고 싶지 않게 되죠. 오랜 경험을 통해 빈티지도 소재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오래되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좋은 원단들이 있죠”라며 빈티지의 가치는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재를 신중하고 꼼꼼하게 보고 옷을 셀렉트하기 때문에 구입한 손님이 몇 년 후에 다시 입고 와도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고. 그런가 하면 이센스, 혁오 등의 힙한 셀러브리티가 찾는 편집매장은 어떨까? 부산 전포동에 자리한 루프트 베이스먼트는 패션, 라이프스타일 편집 브랜드 보스트풀과 발란사가 함께 운영하는 복합 편집매장이다. 인터브리드, 라파예트 등의 스트리트 브랜드의 새 제품과 일본, 미국 등에서 수집한 빈티지 의류, 소품, 레코드를 함께 판매한다. 공간은 새 제품과 빈티지 제품이 어우러져 영화 <백 투 더 퓨쳐> 속으로 들어온 듯 1980~90년대 감성과 위트로 가득하다. 오래된 소품과 스트리트 패션이 뒤섞여 자아내는 루프트 베이스먼트만의 오묘한 감성에 감탄하게 된다.

주소 오팔_ 서울 중구 을지로 16길 2-1 2층(010-6368-1484)
감수성_ 부산 중구 중구로40번길 18 삼천리타운 3층(070-7645-9889)
루프트 베이스먼트_ 부산시 부산진구 서전로46번길 80 지하 1층
(051-807-6444)

 


 

5 중고품 시장이 바다와 같은 유럽과 일본에서는 이곳을 가라

USA 로즈볼 플리마켓 LA
매월 둘째 주 일요일마다 풋볼 경기장 주차장에서 열리는 로즈볼 플리마켓. 4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플리마켓은 LA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니 타이밍을 맞춰 꼭 한번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판매상 2500여 명이 선보이는 옷부터 액세서리, 소품, 가구 등 종류가 어마어마하고 2만여 명의 구매자가 모인다. 최근 빈티지 좋아하기로 소문난 배우 배정남과 힙한 래퍼 에이셉 라키도 이곳에서 빈티지를 득템한 모습을 SNS에 인증하기도. 입장료는 8달러.

주소 1001 Rose Bowl Dr, Pasadena, CA 91103
SNS @rosebowl_fleamarket

JAPAN 마드모아젤 오사카샤넬
빈티지를 주력으로 취급하는 빈티지 숍은 오사카에도 있다. 바로 오렌지 스트리트에 자리한 마드모아젤. 마치 샤넬 박물관을 방문한 프랑스 영화 속에 들어온 듯 앤티크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에서는 매의 눈으로 숨겨져 있는 보물들을 찾아내야 한다. 백화점이나 브랜드 매장에서 볼 수 없는 리미티드 아이템이 많고, 특히, 샤넬의 박물관에라도 온 듯 샤넬의 리미티드 에디션 백들을 정말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주소  550-0015 Osaka, Nishi Ward, Minamihorie, 1 Chome−15−11
SNS @pour_mademoiselle

JAPAN 빈티지 쿠 도쿄
샤넬, 에르메스, 디올,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들의 의류부터 가방, 액세서리뿐 아니라 단독 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는 빈티지 큐. 올해로 7주년을 맞은 이곳은 그 어떤 숍도 대체할 수 없는 빈티지 문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어제 이 제품 없었는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일 새로운 라인업을 중시한다고. 브랜드 정식 매장보다 이곳을 먼저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 때문에 어떤 것을 상상하던 그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빈티지 큐는 도쿄에 오프라인 매장 두 군데가 있고 공간 자체를 체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소
150-0001 Tokyo, Shibuya City, 11, Jingumae, 4-chome-11
SNS @vintageqoo

JAPAN 아모레 빈티지 오모테산도
톱 모델 벨라 하디드가 출장 중 이틀 연속 출석 도장을 찍은 곳이다. 샤넬의 최상급 빈티지 제품을 메인으로 취급하고 빈티지 구두부터 안팎 모두 A급 이상의 퀄리티 좋은 가방, 구하기 힘들다는 빈티지 굿즈까지 레어템을 구할 수 있어 현지인은 물론 여행객, 셀러브리티들이 꼭 찾는 숍 중 하나다. ‘빈티지 제품’이지만 브랜드가 브랜드다 보니 10만원대부터 400만원대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니 ‘텅장 가득’ 후 방문하길. 최근엔 오모테산도점을 비롯해 샤넬의 의류와 액세서리만 모아둔 진구마에점, 샤넬 제품은 없는 아오야마점까지 규모가 훨씬 커졌다.

주소
50-0001 Tokyo, Shibuya City, Jingumae, 5-Chome−1
SNS @amore_tokyo

FRANCE 킬리워치 파리
에티엔막셀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킬리워치 빈티지 멀티숍. 파리를 대표하는 빈티지 숍 중 하나로 유명한데, 그도 그럴 것이 하이엔드부터 스포츠 브랜드까지 웨어러블 아이템과 럭셔리 아이템들로 가득해 파리 패션 피플의 성지로 입소문 나 있다. 규모도 남다른 이곳은 빈티지뿐 아니라 새 제품도 취급하고 남녀 섹션별, 색깔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쇼핑이 편리하다. 여기에 패션 카운슬링도 함께 해주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지니 여행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고.

주소 64 rue Tiquetonne, Paris
SNS @kiliwatch.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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