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간 친구들

스타들만 유튜버로 투잡을 뛰는 건 아니다. 의사, 변호사까지 크리에이터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DR.FRIENDS

구독은 건강! 닥터프렌즈  

 

‘의사가 알려주는 JTBC <스카이 캐슬> 캐릭터 정신 분석’, ‘의사는 병원에 가서 스스로 의사라고 말할까?’ 같은 재기 발랄한 기획으로 9개월 만에 15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부른 채널, 닥터프렌즈. 그간 의사들이 개설한 유튜브 계정은 재테크를 비롯해 자신의 관심 분야를 다루는 계정이거나 피부과, 성형외과처럼 미용과 관련한 계정이 많았다. 닥터프렌즈는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의 세 사람(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창윤 내과 전문의,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이 번갈아가며 의학 지식을 알려주는 케미가 빛을 발한다.

<스카이 캐슬> 얘기를 안 할 수 없겠어요. 비하인드 영상에 닥터프렌즈의 영상이 등장하기도 했죠. 어쩌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나요?
이낙준(이하 이) 요즘 외래 진료를 받고 나가면서 ‘닥프 맞죠’ 하고 묻는 분도 있어요. 병원으로 문의 전화가 오기도 해 괜히 쑥스럽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죠. 저희 셋은 군대 동기예요. 매일 밤 연애 얘기를 하며 전우애를 다지다 함께 재미있는 일 한번 해보자며 도전하게 됐어요. 처음에 무슨 영상을 제작할까 고민하다 제 경험을 살려보기로 했죠. 군 복무 시절에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한 적이 있는데, 의학도였지만 골수 기증은 뼈를 뚫고 채취해 기증하는 방식이라 어려울 거라 착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 피를 뽑는 방식이었고, 헌혈보다 간단하더라고요. 이렇듯 의사도 모르는 사실이 이렇게 많으니, 평소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하는 질문들을 모아 영상으로 알리면 좋겠다 싶었어요.

의사는 대부분 시니컬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셋의 케미가 편견을 깨준다는 반응이 많아요.
우창윤(이하 우) 그간 TV에 나오는 의사들은 교양 프로그램에서 진료 보듯 딱딱하게 자문을 하거나, 드라마에선 전망 좋은 아파트에서 혼자 밤에 위스키를 따라 마시거나 외제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설정이 많았죠. 하하. 그런 모습은 실제와 괴리가 있어요. 저희는 영상을 만드는 일을 의무가 아니라 취미처럼 즐기고 있어요. 이낙준 선생은 의학 웹소설을 쓰는 작가라 기획에 능하고, 오진승 선생은 워낙 입담이 뛰어나죠. 거기다 아내가 브랜딩 전문가이기 때문에 촬영과 콘셉트를 도맡아줘서 큰 도움이 돼요.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하나요?
오진승(이하 오) 공감 수가 많은 댓글이나 저희 홈페이지 Q&A에 많이 올라오는 질문을 꼽아 제작하기도 해요. 세 사람의 직업이 의학에 관한 연구나 보고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의사인 만큼 정확한 의학 지식을 전달하려고 노력하죠. 체했을 때 손을 따거나 뜸을 뜨는 등 널리 퍼져 있는 유사 과학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는 ‘미신타파’와 전국 병원 맛집을 알려주는 ‘병맛슐랭’을 기획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요.

 

군대에서 만난 세 친구.
(왼쪽부터) 오진승, 우창윤, 이낙준 전문의.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요?
이 구독자 10만 달성 이벤트로 무얼 할까 생각하다 총수익을 한국조혈모세포 은행협회에 기부했어요. 그 후로 기증자가 늘었다는 말에 큰 보람을 느꼈죠.
또 최근에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서 장기 기증에 대한 콘텐츠 제작을 의뢰해오기도 했고요. 유튜브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각자 진료실에서 환자만 대하며 살았을 텐데 이렇게 우리의 작은 행동이 커져 좋은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 굉장히 뿌듯합니다.

<라이프>, <비밀의 숲> 같은 의학 드라마 리뷰 영상도 인기였죠. 추천하는 의학 드라마가 있다면요?
우 드라마를 보다가 CT 사진이나 영상이 쓱 지나가면 ‘아, 등장인물이 어떤 병이겠구나’ 미리 짐작해보기도 하는데, 가족들에게 말해주면 재미있어하죠.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의학 드라마는 미드 <닥터 하우스>예요. 수술을 하며 피 튀기는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라 환자의 증상을 셜록 홈스처럼 추리하는,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고증한 의학 콘텐츠예요.

댓글을 보니 조언을 구하는 예비 의대생도 많아요. 주로 어떤 내용인가요?
오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다는 팬들을 보면 XX의대 2X학번 같은 문구를 프로필로 지정해놓은 친구가 많아요. 합격하면 연락드리겠다, 고등학교 축제에 와달라는 친구들도 있고요. 저는 공부가 어렵다는 말에 공감해주는 상담사(?) 역할을 도맡고 있습니다. 하하.
이 의사로서 직업의 보람을 묻는 질문도 많아요. 사실 의사는 육체적·정신적 노동 강도가 심한 직업 중 하나잖아요. 이비인후과의 경우는 환절기에는 하루에 감기 환자가 100명씩 몰릴 만큼 정신없을 때도 있지만, 간단한 진료로 증상이 금세 좋아지는 환자가 많아서 뿌듯함이 커요. 요즘은 영상을 통해 치료법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서 좋고요. 앞으로 의학, 과학 지식을 더 심층적으로 전달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겨요.

 

 


LAWYER FRIENDS

구독은 무죄! 로이어프렌즈

흔히들 알면 이기고 모르면 당하는 게 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도통 이해되지 않는 법률 용어 때문에 여지껏 법조계 관련 뉴스만 봐도 헷갈리고 움츠러들었다면 로이어프렌즈를 구독해볼 것. 이경민·박성민·손병구 변호사가 제시하는 날카로운 사회 이슈 판단은 물론 자꾸 말을 번복하는 의뢰인 때문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직업병에 걸렸다는 고충에서부터 드라마 <비밀의 숲>, <진심이 닿다>를 리뷰하는 영상까지. 그간 멀게만 느껴졌던 법조인들이 한층 친근하게 다가올 테니.

 

이제 오픈한 지 세 달. 세 사람이 어떻게 만나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나요?
이경민(이하 이) 저희는 4년 전 로펌에서 만났고, 비슷한 또래라 금방 친해졌어요. 요즘 규모 있는 로펌에서는 온라인으로도 법률상담을 하기도 해요. 저도 방송이나 아프리카TV를 통해 법률 자문을 했죠. 평소 닥터프렌즈와 친분이 있던 박성민 변호사가 딱딱한 자문에서 벗어나 유튜브로 더 재미있게 법을 알려주자고 제안을 해서 다 같이 시작하게 됐어요.

 

각자 전문 분야가 다른데, 전문 변호사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손병구(이하 손) 저와 이경민 변호사는 형사 전문이고, 박성민 변호사는 의대 출신으로 의사 자격증도 있어서 의학과 작업 환경 분야 쪽을 다뤄요. 그래서 형사 전문 변호사의 시각으로 ‘버닝썬’이나 ‘정준영 사건’의 형량 등에 대한 리뷰도 심도 있게 제작할 수 있었죠. 변호사 스스로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식으로 타이틀을 내걸던 때도 있지만, 10년 전 전문 변호사 제도가 도입됐어요. 3년 이상 경력에 필요 시간만큼의 해당 분야 관련교육을 이수하고, 사건 수임도 수십 건 이상을 충족해야 해요. 대형 로펌에서는 마치 엔터테인먼트 회사처럼 전문 분야를 정해 신입 변호사를 트레이닝시키기도 합니다.

 

유튜브 영상을 제작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이 박성민 변호사는 ‘오늘만 산다’는 주의라 막말도 거침없이 하는 편인데, 저더러 ‘설명충’이라고 늘 놀려요. 법리를 꼼꼼하게 알려드리기 위해 점점 설명이 길어지는데, 빠른 호흡의 유튜브 영상에선 보는 분들이 지루할 수 있겠더라고요. 저는 하나를 말해도 더 친근한 단어로 말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그 점이 의뢰인들과 소통할 때 도움이 돼요.

변호사 계정에도 악플을 다는 용자가 있나요?
박성민(이하 박) 비방이나 욕설이 달릴 때도 많아요. 한번은 제가 의대와 사시에 합격할 수 있었던 공부법 영상을 만들어 올렸는데, 그 영상에 ‘얼굴을 보니 마음이 놓이네. 역시 신은 공평해’ 하는 댓글이 달렸더라고요. 하하.

일반인이 좋은 변호사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면요?
손 주변에 가까운 법조인이 없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일 거예요. 내 사건을 검사 입장에서 살펴보고 되물을 만한 질문을 기습적으로 변호사에게 해보세요. 얼마나 임기응변에 뛰어난지 알 수 있거든요. 그게 어렵다면 사건을 위임할 때 나에게 유리한 면만 말하지 말고 불리한 면을 꼭 구분해 말해달라고 하세요.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의 판례만 반복해 변론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건 제가 지인들에게 알려주는 팁이죠.

혹시 세 분이 다퉈도 유튜브는 계속 함께할 거죠?
박 계속해야죠. 변호사라는 직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일이라 생각해요. 경력이 쌓이고 맡는 사건이 늘어날수록 비슷한 사건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의 말을 진심으로 듣기 어려워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사람도 꽤 있죠. 하지만 저희는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오히려 신인 같은 패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 계정 나만 알기 아깝다’는 댓글에 큰 보람을 느끼죠. 어떤 이슈가 터지면 ‘로프의 생각은 어떻지?’라고 다들 먼저 궁금해할 계정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구독 부르는 전문가들의 채널

  • 임놈&권놈 노동법의 정석TV

퇴직금 완벽 정리, 명절·공휴일·휴일 근로수당 파헤치기처럼 일상과 가까운 노동법 상식과 바뀌는 노동 정책 등을 친근한 시선으로 알려주는 채널. 줄여서 ‘임놈’, ‘권놈’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임청아·권태혁 두 노무사가 노동 상식 이외에도 노무사 수험생들에게 공부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이라든지 정부와 함께 소상공인들의 노동법 관련 고민을 해소해주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한다.

 

  • 글 읽어주는 기자들

셀럽들이 직접 자신에 대한 악플을 읽는 미국 ABC의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처럼 네 명의 KBS 현직 기자(김기화·홍성희·옥유정·강병수)가 본인 기사에 달린 네티즌들의 댓글을 읽고 반성하거나 취재 뒷이야기를 공유하는 채널이다. 스스로를 ‘기레기’라 칭하는 통렬한 자기 비판과 유쾌한 드립에 더해지는 믿을 만한 이슈 정보가 여느 시사 팟캐스트보다 흥미롭다.

 

  • 퇴경아약먹자

구독수 160만을 보유하고 JTBC <랜선라이프>에 출연할 만큼 커버 댄스 장르로도 유명한 유튜버 고퇴경. 그의 본업은 사실 약학대학원 출신 약사다. 여러 약사 유튜브 채널이 있지만 재미가 우선이라면 그의 계정에 먼저 입문해보길 추천. 편의점 약과 약국 약의 다른 점이라든가 무좀, 치질, 안구건조증에는 어떤 성분의 약이 특효인지, 어떤 처방이 필요한지 등을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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