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크호스들을 기억하라!

스타 패션 디자이너 뒤에 숨어 있는 비밀 병기, 패션계의 돌고 도는 회전문 속의 획기적인 인사 이동.

이번 시즌에는 샤넬의 버지니 비아르 보테가 베네타의 다니엘 리, 이 두 인물을 꼭 기억해야 한다.


샤넬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버지니 비아르

1983년부터 36년간 샤넬 하우스의 수장을 지낸 칼 라거펠트의 타계 소식은 패션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칼 라거펠트 없는 샤넬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생각도 잠시, 타계 소식과 함께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가 지켜온 역사를 새롭게 써갈 후계자에 관심이 쏠린 건 당연지사. 한때 셀린느의 피비 필로가 스카우트될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도 있었지만, 주인공은 바로 라거펠트 곁에서 30년 넘게 오른팔 역할을 해온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였다.
칼 라거펠트의 ‘비밀 병기’로 불리던 버지니 비아르는 라거펠트가 샤넬에 부임한 지 4년이 되던 1987년에 오트쿠튀르 자수 파트 인턴으로 합류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자수 공방 ‘르사주’의 책임자가 됐고, 1992년 라거펠트는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직하게 되면서 비아르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원래 영화∙연극 의상 디자이너였어요. 라거펠트가 샤넬과 끌로에에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기 전까지는요. 그를 만나면서 패션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렇게 1997년까지 5년 동안 끌로에에서 일한 비아르는 스텔라 맥카트니가 끌로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면서 샤넬 하우스의 오트쿠튀르 코디네이터로 복귀했다. RTW, 크루즈, 공방 컬렉션과 쿠튀르를 포함해 1년에 총 여덟 개의 컬렉션을 관장하고 라거펠트의 스케치를 기본으로 공방, 아틀리에와 함께 컬렉션을 완성했다. 비아르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팀을 꾸리고 공급자를 연결하고 원단을 고릅니다. 물론 라거펠트와 함께 피팅도 하죠. 매일 만나는 사이지만 수시로 전화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스케치도 자주 보내요. 완벽한 공생 관계랄까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즉, 칼 라거펠트의 아이디어를 옷이라는 구체화된 오브제로 완성하는 일등 공신이 바로 버지니 비아르였던 것.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면서 진정한 우정을 나눈 두 사람의 관계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D-7 카운트다운> 샤넬 오트쿠튀르 쇼 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칼 라거펠트가 “비아르는 나뿐 아니라 아틀리에, 하우스 전체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언급했으니. 이처럼 라거펠트는 비아르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라거펠트의 후임자로 수많은 디자이너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비아르가 처음으로 라거펠트와 함께 피날레에 등장한 2018년 5월, 2019 크루즈 컬렉션 직후 그녀가 머지않아 라거펠트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소문은 현실이 되었다.

 

지니 비아르에 대해 우리가 더 
알아야 할 것들

  • 1960년대에서 튀어나온 듯한 앞머리, 블랙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은 50대에 접어든 버지니 비아르의 시그너처다.
  • 실크를 유통하던 조부, 엄마, 이모들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지만 자라는 동안 샤넬은 올드하다고 생각했다.
  • 도미니크 보그의 인턴 생활을 거쳐 당시 이웃이던 모나코 레이니어 왕자의 추천으로 샤넬의 인턴이 되었다.
  • SNS를 하지 않는다.

 

 


 

 

지금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 다니엘 리

보테가 베네타를 떠난 토마스 마이어의 빈자리를 채운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Daniel Lee). 지난해 7월, 새롭게 합류한 다니엘 리는 첫 번째 2019 프리폴 컬렉션을 선보인 후 브랜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디자인은 물론 브랜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에까지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그는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다. 1990년 헬무트 랭을 시작으로 메종 마르지엘라, 발렌시아가, 도나 카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2012년 셀린느에서 레디투웨어 디자인의 디렉터로 활약하며 성장했다.
보테가 베네타의 CEO 클라우스 디트리히 라스는 한 인터뷰에서 “다니엘 리는 젊지만 디자인과 럭셔리에 대한 지식이 매우 풍부해요. 열정이 넘치고 밀레니엄 세대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죠. 기존 고객을 포함해 더욱 폭넓은 고객에게 다가가기에 충분한 사람이라고 믿어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예 다니엘 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임명은 파격적 인사라 할 수 있다. 새 수장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니엘 리는 일본 도쿄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오픈 행사와 함께 자신의 첫 번째 2019 프리폴 컬렉션을 선보였다. 브랜드의 기존 콘셉트인 ‘인비저블 럭셔리’를 이어가면서도 동시대적인 감성을 불어넣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는 보테가 베네타에서의 첫 출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니엘 리의 진짜 실력은 특히 가방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보테가 베네타의 아이코닉 백인 ‘맥시 카바’를 XL 사이즈로 대범하게 키웠다. 가방 전면에 브랜드의 상징이자 유산인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와이드하게 적용해 클래식한 면모를 드러내는 동시에 일반적인 체구의 여성이 어깨에 걸치면 상체를 가릴 정도의 압도적 크기로 모던함을 배가했다. 그런가 하면 가장자리에 부드러운 주름이 잡힌 둥근 모양의 파우치 백은 또 어떤가. 얼핏 만두처럼 생겼지만 ‘팝’한 컬러의 선택이 무척이나 과감하다. 고가의 악어가죽에 핫 핑크를 입힌 클러치도, 쉽게 쓰지 않던 눈이 시린 연두색 클러치도 신선하다. 지금의 인기로 보아 앞으로도 오랫동안 브랜드의 새로운 아이코닉 백으로 자리할 듯. 다니엘 리는 “나는 지난 50여 년간 보테가 베네타가 쌓아온 유산을 계속 이어 나가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다. 장인정신, 퀄리티 그리고 우아함이라는 하우스의 뿌리 깊은 방식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각과 모더니즘에 공헌하는 동시에 과거 유산의 진화를 기대한다”고 말해 보테가 베네타의 오랜 팬들을 감동시켰다.

 

 

 

다니엘 리에 대해 
우리가 더 알아야 할 것들

  • 17년 만에 바뀐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수장인 그는 영국 국적으로 불과 32세이다.
  • 케어링 그룹의 CEO 프랑수아 앙리 피노가 직접 다니엘 리를 선택했다고 알려졌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신예 디자이너를 럭셔리 하우스의 리더로 임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범한 액세서리 디자인 팀에서 일하던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구찌의 디렉터로 임명한 것이 눈에 띄는 성공 사례.)
  • 피비 필로가 셀린느를 떠났을 때도 그녀의 빈자리를 채울 사람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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