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의 나이

우리가 앉아 있거나 걸을 때, 일어날 때 가장 많은 힘이 들어가는 곳은 어디일까?

흔히 다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몸의 중심에 있는 고관절이다. 고관절에 노폐물이 쌓이고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 노화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고관절 통증이 보내는 신호

최근 요가나 필라테스, 경락 등에서 자주 언급되는 고관절은 정확한 위치나 기능은 모르는 채 단순히 여성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고관절은 골반과 넙다리뼈를 연결하는 중간 관절 부위다. 즉 조립식 장난감의 연결 부위처럼 골반과 다리를 연결한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이 두 다리로 서 있거나 걷거나 뛸 때 무거운 상체를 지탱하고 힘을 많이 받는 곳이 고관절인 것. 따라서 이 고관절이 뒤틀리거나 어긋나 약해지면 그 힘이 척추나 목, 어깨 등으로 분산되어 통증을 유발한다. 편안하게 섰을 때 자연스럽게 굽어지는 등, 목, 앞이나 뒤로 튀어나오는 배 등은 모두 고관절 불균형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또한 고관절이 비뚤어진 상태로 편한 자세(편한 쪽으로 짝다리를 짚거나 잘못된 걸음걸이로 걷는 등)만 반복하다 보면 골반 역시 틀어진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뼈의 모양이 틀어지면 신경계나 혈액순환 계통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몸의 장기, 혈관, 신경 등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뼈가 틀어지면서 신경이나 혈액이 전달되는 통로를 누르게 된다. 결국 심장과 뇌 등 상체에서 전달되는 혈액의 흐름과 신경 신호를 방해해 하체에 부종과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특히 출산 이후 고관절 불균형이나 통증을 경험하는 여성이 많죠. 제때 잡아주지 않으면 몸 전체의 순환에 문제가 올 수 있어요.” 로뎀바디케어 안미량 원장의 말. 당연히 혈액과 신경의 흐름이 안 좋아지면 몸의 기능이 망가지고 살이 찌거나 부기가 생긴다. 게다가 고관절에도 영양 공급의 흐름이 안 좋아지면서 관절이 약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프리미엄 에스테틱 숍인 태와선의 배은정 원장은 “고관절과 가까운 서혜부절은 겨드랑이절과 함께 대표적인 몸의 쓰레기통이라 불릴 정도로 림프관이 많이 모여 있는 데다 주로 접혀 있기 때문에 노폐물이 정체되기 쉬운 부위입니다. 이 부분을 잘 풀어주지 않는다면 복부, 허벅지, 종아리 등에 부종이 쌓여 살이 찌기 쉬운 몸으로 바뀌고 피부와 얼굴에까지 부종이 나타납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무너진 고관절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뼈를 맞추기 전 근육부터 풀어라

전문가들은 우리가 흔히 하는 골반뼈, 고관절뼈가 틀어졌다는 말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핏플로우 이한빈 트레이너는 “뼈는 성장판이 닫히는 나이까지만 모양을 잡고 성장을 합니다. 성인이 된 뒤에는 뼈 모양 자체가 쉽게 변하지 않아요. 그보다 그 뼈들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수많은 근육이 잘못 수축, 이완되어 뼈가 틀어져 보이는 것이죠”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오른쪽 다리보다 왼쪽 다리가 짧다면 왼쪽 다리 고관절을 지탱하는 근육들이 너무 수축해서 뼈가 따라 올라간 것이고, 반면 오른쪽 다리는 근육이 너무 이완되어 길어 보이는 것. 따라서 근육이 뭉친 부분은 풀어주고 이완된 부분은 적당히 강화해주어야 뼈가 제대로 모양을 잡는다. 하지만 이미 자리를 잡은 성인의 근육은 매우 딱딱하게 경직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근육을 수축, 이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딱딱해진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앞에 언급한 것처럼 스트레칭을 잘못하면 오히려 고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피로를 모르는 최고의 몸》의 저자이자 미국 정부 공인 카이로프랙틱 닥터인 나카노 히로미치는 다리찢기의 고수인 요가 강사나 필라테스 강사들이 오히려 고관절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고 말한다. “다리를 필요 이상으로 벌리면 근육에 부하가 걸리고 피로가 누적되는 데다 손상까지 입게 됩니다. 이러한 손상된 근육은 회복하면서 딱지처럼 유착되어 딱딱한 상태가 됩니다. 게다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근육은 굳어서 짧아지고 약해지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뭉친 근육을 풀어줄 때는 전문가에게 마사지를 받거나 소도구를 이용해 셀프 마사지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간단한 림프 마시지로는 컵의 구멍이 뚫린 부분으로 사타구니를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퉁퉁 치는 것. 하루에 5분씩만 해도 고관절 주변 림프의 펌핑 운동을 도와 서혜부에 쌓인 노폐물이 배출된다. 스트레칭 볼과 같은 도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을 엉덩이와 허벅지가 연결되는 부위 아래에 놓고 앉으면 두꺼워진 근육과 근막이 스트레칭되면서 수축된 근육도 이완된다. 반대로 서혜부 쪽을 마사지하고 싶다면 다리가 접히는 부위를 공 위에 올린 뒤 체중의 힘으로 돌려가며 눌러주는 것. 서혜부의 노폐물 배출을 돕고 고관절 근육을 풀어준다.

SNPE 고관절 벨트
2만5천원.

 

근육을 풀었다면 근력 강화 운동

뭉친 근육을 풀었다면 바로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고관절을 붙잡고 있는 근육을 늘어진 상태로 방치한다고 생각해보라. 움직일 때마다 근육이 아닌 고관절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계속 닳는 데다 약해진 고관절로 인해 무릎에 힘을 주면서 무릎 관절까지 손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근육의 힘을 키우는 근력 운동을 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른자세 척추운동 SNPE의 윤지유 지도교수는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을 때 다리가 자연스럽게 벌어진다면 허벅지 내전근이 약해졌다는 의미예요. 일반적으로 고관절이 노화될수록 근력 역시 퇴화하고 이완되기 때문에 허벅지 안쪽의 근육이 매우 약해지죠. 이는 골반을 더 벌어지게 하는 악순환을 낳게 됩니다. 따라서 다리를 모으는 내전근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해요”라고 설명한다. 특히 여성들은 출산 후 골반이 열렸다가 다시 모아질 때 제대로 닫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허벅지 내전근을 키우면서 고관절 주변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내전근을 키우는 운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바른자세 척추운동 SNPE에서는 고관절 벨트를 매고 걸을 것을 추천한다. 고관절 벨트는 마치 치아 교정 같은 원리로 고관절을 틀어지지 않게 잡아준 상태에서 11자로 바르게 걷는 연습을 하는 것. 무릎을 스치듯 걷는 것이 중요하다. 핏플로우 이한빈 트레이너는 틀어진 다리 형태에 따라 다른 운동을 해야 한다고 권한다. 만일 오른쪽 골반이 앞쪽으로 회전하고 왼쪽 골반은 뒤로 회전했다면, 오른쪽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다리를 뒤로 차 올리는 운동을 해야 하고 왼쪽은 다리를 앞으로 ㄱ자로 들어올려 서혜부 쪽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 고관절 불균형을 자가 진단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HOW TO

1 편안하게 누워 골반에 손을 얹는다.

2 한쪽 다리를 편 채로 바닥에서 10~15cm가량 올린다.

3 반대쪽 다리도 같은 방식으로 올린다.

4 이 과정에서 허리가 과도하게 들린다거나 한쪽 골반이 과도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면 전문가를 찾아갈 것.

5 이 외에도 딱 달라붙는 의상을 입고 편안한 자세로 서서 정면, 측면, 후면 사진을 촬영해 틀어진 정도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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