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채소밭

지금 맛이 오른 채소들을 골라 이국적인 조리법을 곁들인 여름 식탁을 차렸다. 재료의 맛과 멋이 최대한 살 수 있도록.

“채식, 더 이상 까다로운 마이너들의 외침이 아니다”

“좋으니까, 행복하니까, 몸으로 느끼고, 마음이 가니까.”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의 저자 신주하는 세계 각국의 식재료와 중동의 색다른 로컬 푸드를 접목한 한국식 채식 요리를 한다. 이국적이고 맛깔스러운 요리로 채워진 그녀의 레시피는 채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경북 경산에 작업실을 두고 다양한 작업을 해오고 있는 그녀에게 여름의 채소 요리를 추천받았다. 달콤한 완두콩과 아카시아꽃, 비파열매, 무르익기 시작한 토마토와 가지의 맛 이야기에도 귀기울여보자. 생강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도 운영한다.


1.완두콩

이른 봄에 파종해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그러니까 딱 이맘때 잠시 즐길 수 있는 채소입니다. 흔히는 밥을 지을 때 넣거나 수프를 끓여 먹는 정도로 요리하지요. 계절 재료로 잠깐 얼굴을 비추며 즐거움을 선사하는 완두콩을 중동식 디핑소스인 후무스에 더해봤습니다. 초록빛 색감과 달콤한 맛이 살아나도록요. 완두콩과 민트도 아주 잘 어울리는 짝입니다. 지금 토실하게 살이 오른 달콤한 완두콩으로 후무스를 만들어 브런치로 즐겨보세요.


완두콩 후무스

재료 천연 발효빵 2쪽,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1큰술 (후무스) 삶은 병아리콩 400g, 완두콩 200g, 마늘 2알, 얼음물 1/4컵, 민트잎 1/4컵, 타히니* 2큰술, 레몬즙 2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들기

  • 1 냄비에 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조금 넣고 완두콩을 가볍게 데친다.
  • 2 데친 완두콩을 얼음물에 담가 단맛을 높이고 색상을 선명하게 한다.
  • 3 푸드 프로세서에 완두콩과 후무스 재료를 넣고 곱게 간다.
  • 4 접시에 ③의 후무스를 담고 구운 빵을 곁들인다. *껍질 벗긴 참깨를 곱게 갈아 만든 페이스트.

2.아카시아꽃

늦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맘때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것이 아카시아꽃입니다. 막 피기 시작했을 때보다 벌이 꽃 사이를 활발하게 돌아다니고 난 뒤에 느지막이 입에 넣어보는 꽃은 향긋하고 미세한 달콤함을 혀끝에 전해줍니다. 소박한 즐거움이 있는 식재료가 되는 것이죠. 시골에서 나고 자라신 어머니는 학교를 오가며 아카시아꽃을 간식 삼아 입으로 훑어 먹었던 이야기를 늘 들려주시는데, 먹을 게 많아진 요즘은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기에 엄마의 추억을 더듬어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해보았어요.

아카시아꽃 아이스크림

재료 달지 않은 코코넛밀크 3컵, 옥수수전분 3큰술, 아카시아꽃시럽* 1/3컵, 시럽에 절인 꽃 적당량

만들기

  • 1 소스 팬에 코코넛밀크와 옥수수전분을 넣고 섞은 뒤 약불에 데우듯 끓여 걸쭉하게 만든다.
  • 2 ①의 불을 끄고 아카시아꽃시럽과 시럽에 절인 꽃을 넣고 섞는다.
  • 3 실온에서 한 김 식힌 뒤 냉장고에 넣는다.
  • 4 ③을 아이스크림 메이커에 넣는다. 아이스크림 메이커가 없다면 냉동 용기에 부어 하루 정도 얼린 뒤 중간중간 포크로 긁어 입자를 만들어 완성한다.
  • *설탕에 레몬 슬라이스와 아카시아꽃을 넣고 하루 동안 절인 것.


아카시아꽃 오이 샐러드

재료 아카시아꽃 1/2컵, 스낵오이 3개, 아카시아꽃시럽 1큰술, 아카시아꿀 또는 메이플시럽 1작은술, 화이트 발사믹식초 1큰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1큰술, 라브네* 또는 요거트 2큰술

만들기

  • 1 볼에 아카시아꽃시럽과 아카시아꿀 또는 메이플시럽, 발사믹식초를 넣고 섞는다.
  • 2 껍질이 얇은 스낵오이는 깨끗이 씻어 한 입 크기로 썬다.
  • 3 ②의 스낵오이를 ①에 담고 잘 섞어 10분 정도 가볍게 절인다.
  • 4 접시에 라브네 또는 요거트를 두르고 ③의 스낵오이와 아카시아꽃을 담는다.
  • 5 ④에 올리브유를 두른다. *중동식 요거트 치즈.


아카시아꽃 튀김

재료 아카시아꽃 적당량, 우리밀 밀가루 1컵, 얼음물 1/2컵, 슈거파우더 1/2큰술, 아카시아꿀 또는 아가베시럽·튀김용 기름 적당량씩, 소금 약간

만들기

  • 1 볼에 밀가루 1/2컵, 얼음물, 소금을 넣고 섞어 물반죽을 만든다.
  • 2 아카시아꽃은 줄기째 가볍게 씻어 먼지를 제거한 뒤 밀가루를 묻힌다.
  • 3 튀김용 팬에 기름을 붓고 170℃가 되면 ②의 아카시아꽃에 튀김옷을 입혀 노릇하게 튀긴다.
  • 4 튀김옷이 익으면 꺼내 슈거파우더를 뿌린 후 아카시아꿀이나 아가베시럽을 곁들인다.


3.비파 열매

비파는 지중해 연안에서 많이 나는 과일입니다. 저 역시 중동에서 즐겨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예전에 국내에서도 비파를 재배했었지만 점차 잊혀지다가 최근 비파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남부지방에서 다시 재배하고 있지요. 감기나 천식 완화에 도움을 주는 비파는 맛이나 식감이 살구와 배의 중간 정도인데 후숙을 해서 먹어야 과즙도 풍부하고 더욱 달콤해집니다.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저는 졸여서 콤포트로 만든 뒤 빵이나 디저트에 곁들였어요. 소개하는 푸딩은 완전 채식을 위한 비건식 버전으로도 만들었는데, 한천 대신 젤라틴을 사용하려면 기호에 따라 레시피에 적힌 양보다 줄여도 좋아요.


비파 푸딩

재료 (푸딩) 생크림 3/4컵, 우유 1/2컵, 한천가루 1작은술, 설탕 2작은술 (비건 푸딩) 달지 않은 코코넛밀크 2컵, 메이플시럽 2큰술, 한천가루 2작은술 (공통 재료) 비파 열매 300g, 비정제 설탕 3큰술, 레몬즙 2작은술, 물 1/4컵

만들기

  • 1 냄비에 푸딩 재료를 모두 넣고 약불에서 설탕과 한천이 녹을 때까지 잘 저어가며 데우듯 끓인다.
  • 2 ①의 푸딩을 용기에 넣고 랩을 씌워 냉장고에서 하룻밤 굳힌다.
  • 3 비파 열매는 껍질과 씨앗을 모두 제거한 뒤 설탕을 버무려 15분 정도 재운다.
  • 4 ③의 과육에서 즙이 나오면 냄비에 담아 물을 붓고 약불에서 졸인다.
  • 5 푸드 프로세서에 ④를 갈아 소스 형태로 만든 뒤 레몬즙을 넣어 상온에 식힌다.
  • 6 ②의 푸딩에 ⑤의 비파 콤포트를 곁들인다.


4.토마토

겨우내 토마토 가격이 어찌나 비싸던지, 날씨가 따뜻해지기만을 바라던 것도 어쩌면 붉게 익은 토마토를 기다리느라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토마토는 흔하디흔한 채소지만 요리법에 조금만 변화를 주어도 식탁을 한결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다코스가 바로 그런 음식이에요. 지중해 사람들이 즐겨 먹어 브루스케타, 판자넬라 샐러드와 재료 구성이 비슷하지만 조금 더 캐주얼한 느낌의 요리라고 할까요. 빵을 한 입 크기로 뜯어 재료와 섞기 때문에 스푼으로 듬뿍 떠먹을 수 있는 편안한 음식입니다.


토마토 다코스

재료

토마토 2개, 양파 1/4개, 블랙 올리브 12알, 케이퍼 1큰술, 이탤리언 파슬리 2줄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1큰술, 화이트 발사믹식초 1큰술, 오레가노 또는 이탤리언 시즈닝 1/2작은술, 페타치즈 적당량, 딱딱한 빵 3쪽

만들기

  • 1 토마토와 양파는 깨끗이 씻어 잘게 다지고 올리브는 칼등으로 으깬다. 케이퍼는 흐르는 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 2 볼에 ①의 손질한 재료를 다 넣고 올리브유, 발사믹식초를 넣고 섞은 뒤 잠시 재운다.
  • 3 빵은 한 입 크기로 찢어 접시에 깐다.
  • 4 ③의 접시에 ②의 절임을 듬뿍 올리고 작게 다진 파슬리와 오레가노 또는 이탤리언 시즈닝을 뿌린다.
  • 5 기호에 따라 페타치즈를 으깨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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