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에이징의 아이콘

Natural life, Beautiful Mind

나이가 들수록 매력적이라는 것. 수많은 여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방향일 것이다.
모델 오지영은 이 명제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흔치 않은 웰에이징의 아이콘이다.

지브라 패턴의 니트 상의는 빔바이롤라 BIMBA Y LOLA 멀티컬러 스트라이프 니트 원피스는질 스튜어트 뉴욕 JILLSTUART NEW YORK
화이트 컬러의 앵클부츠는 레이첼 콕스 RACHEL COX

오후 4시면 학교에서 돌아올 아이들을 위해 크레이프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엄마, 모델 오지영. 한 세대를 대표하는 모델 중 한 명이었던 그녀는 이제 자신을 요가 그루, 홈 베이커라고 일컬으며, 그녀의 성향대로 지극히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만끽하며 싱가포르에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부흥기에 접어든 한국 패션계와 함께 성장했다. 70년대생으로 홍익대 섬유미술과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1994년 베이직 청바지 모델로 데뷔했다. 잡지 화보 모델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2000년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녀는 보통 모델들과는 좀 달랐다.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마스크와 균형 잡힌 건강한 몸매로, 분명 그 시절엔 흔치 않은 캐릭터였고 패션 학도답게 일상의 스타일로도 영감을 줄 수 있는 모델이었다. 어느 순간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과 동시에 싱가포르로 날아가 아쉬움을 주었던 그녀는 가끔씩 SNS(@jiyoungdorner)와 유튜브 바닐라TV를 통해 소식을 전한다. 그녀에게 점점 온화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이미지가 더해지는 건 아마도 자연주의 레시피, 요가 라이프 등으로 우리가 꿈꾸는 웰에이징 뷰티를 그대로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당연히 남유럽 어딘가에서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오지영의 가족이 이번 여름을 제주에서 보낸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제주가 마치 제2의 고향처럼 그립다고 말하는 그녀 옆에는 그녀와 남편을 꼭 반반씩 닮은 딸 줄리와 아들 이안이 함께였다.

줄리 허리에 앙증맞은 허리 리본 디테일의 원피스는 카라멜 바이 듀베베 CARAMEL by DEUXBEBE
이안 멀티 컬러 스트라이프 상의와 코듀로이 팬츠는 자라 ZARA

싱가포르로 이주해 두 아이의 엄마로 산 지 벌써 10여 년 되었어요.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말이 실감 나요. 여전히 두 아이 엄마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고 있어요. 아이들을 위해 요리하고, 함께 요가하고, 여행을 하고… 다시 오지 않을 아이들과의 이 시간을 양껏 누리면서요. 한국과 다르게 싱가포르 학교는 방학이 두 달 정도 돼요. 지난 두 달간 아이들과 꼭꼭 붙어서 시간을 보냈어요.

여름휴가를 제주도에서 보낸다고 해서, 조금은 의외였어요.
제주도는 매년 한 번씩은 꼭 방문하려고 해요. 제주도는 한국의 풍경이 그리울 때 찾아가는 곳이에요. 제주의 바다와 오름은 해외 생활을 하고 시부모님께서 거주하는 그리스를 종종 가는 저에게도 정말 특별하고 아름다워 보여요. 이번 여행은 특히 아이들에게 제가 사랑하는 제주의 자연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어요. 제주식 독채 펜션에서 제주 지역민처럼 지내보기도 하고 서핑과 제주 음식도 마음껏 접해봤죠.

줄리와 이안은 어떤 아이들인가요?
줄리는 이제 만으로 막 10살이 되었어요. 이안이는 7살이고요. 둘 다 책을 참 좋아해요. 한 박스 주문해 주면 삼사일이면 다 읽죠. 그래서 주변 도서관을 이용하기도 하는데도 부족할 정도죠. 평범한 아이들처럼 게임도 좋아하고, 최근에는 배드민턴을 시작해 둘이 곧 잘 치고 놉니다. 줄리는 특히 하나에 집중하면 주변 소리를 전혀 못 듣곤 해요. 친정 식구들이 그 모습이 꼭 저를 닮았다며 웃곤 하죠.

오지영 옅은 핑크 빛이 감도는 체크 패턴 톱과 롱 팬츠는 휴고 보스 HUGO BOSS 오버사이즈 니트 카디건은 빔바이롤라 BIMBA Y LOLA  파이톤 소재의 앵클 부츠는 레이첼 콕스 RACHEL COX
이안 인디고 핑크 컬러의 니트 스웨터는 더 컴파멘토 바이 듀베베 THE CAMPAMENTO by DEUXBEBE 코듀로이 팬츠는 자라 ZARA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줄리 폴카 플라워 프린트 원피스는 카라멜 바이 듀베베 CARAMEL by DEUXBEBE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싱가포르 생활을 돌이켜보면 어떤가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기에 완벽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줄리와 이안은 싱가포르에서 태어나고 자라서인지 그곳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싱가포르는 바쁜 서울 생활과 달리 굉장히 소소하게 흘러가요.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줄 수 있는 여유도, 가족의 끈끈한 정서적 유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싱가포르의 슬로우 라이프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경쟁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일이 별로 없어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안전해서 가족들이 생활하긴 더없이 좋은 곳이에요. 하나 단점이 있다면 일 년의 절반 정도 지속되는 폭염 정도?

한국 엄마들이 싱가포르 생활을 동경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외국에 사는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압박이나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진 않아요.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싱가포르 역시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편이고 방과 후 활동도 많이 하죠. 남편의 나라인 프랑스도 마찬가지예요. 줄리와 이안이도 피아노, 태권도, 연극, 농구, 케이팝 댄스에 한글 공부 등 방과 후 활동까지 하느라 놀 틈이 없어요. 다른 점은 오직 입시만을 위한 학습이 아닌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한다는 것이죠. 절대 억지로 시키지 않아요. 또한 휴식 시간을 충분히 주죠. 주말과 방학 때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해요. 저는 ‘잘 쉬어야 또 달릴 수 있다’는 프랑스식 교육 방식을 믿어요.

화려한 패션계에서 일하다 온전히 가정주부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전 모델이나 배우 생활을 할 때도 사실 화려한 라이프를 즐기지는 않았어요. 항상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집순이었고 평상시에는 메이크업도 잘 안 했죠. 심각할 정도로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해서, 어떻게 남편을 만났나 싶어요. 지인이 주선한 자리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는데 그 후 저를 만나기 위해 제가 있을 법한 파티마다 쫓아다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항상 집에 있었거든요. 그러다 5년 후에야 한 파티 장소에서 다시 만났죠.

시스루 터틀넥 니트 톱, 안에 입은 니트 브라와 브리프는 모두 코스 COS
소가죽 디테일이 고급스러운 울 펠트 페도라는 헬렌 카민스키 HELEN KAMINSKI

사실 40대가 가장 어려운 나이인 것 같아요. 갑자기 아프기도 하고 부모님의 건강도 챙겨야하고 아이들과 남편까지 돌보다 보면 힘들고 치지기 마련이죠.
반면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현명해지는 나이이기도 하고요.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어떨 땐 내가 정말 기특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기준도 생겼죠.

프랑스 남자와 산다는 건?
한국 남자들도 제각각 성향이 다르듯 프랑스 남자들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남편은 다른 남자들과 좀 다르긴 해요. 가장 큰 장점은 경청의 자세를 갖췄다는 것! 제 말을 끝까지 듣고 정확하게 이해하죠! 제 말과 행동에 가장 크게 환호하고 가장 크게 웃어주는 사람이에요. 제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SNS에 담긴 콘텐츠들은 웰에이징에 대한 영감과 정의를 보여주는 듯 해요. 44세의 나이에 균형잡힌 몸과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부럽고요.
아무래도 20~30대엔 지금보다는 더 외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왜소한 편이 아니라 당시의 스키니한 트렌드에 제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늘 다이어트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건강함’이 더 중요해요. 나이 들어도, 주름이 져도 아름다워 보이는 사람은 결국 ‘건강한 사람’이더라고요. 건강하면 자세도 바로 서 있게 되고 알게 모르게 긍정적인 에너지와 아우라 같은 것이 생기는 것 같아요. 거기서 당당함이 나오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완성되는 거죠.

인스타그램에서 보는 요가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요가는 15년 전쯤 시작했어요. 하지만 꾸준히 하진 않았어요. 원래는 모델 활동 때문에 필라테스를 중심으로 근력 운동을 계속해왔었죠. 처음에는 부수적인 스트레칭 운동으로 생각하고 했는데 아이들을 키우면서부터 점점 요가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모든 주부들이 공감하듯 아이들을 키우면서 운동을 하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에요. 저도 근력 운동까지는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요가를 하고 나면 에너지를 뺏기는 느낌이 아니라 되려 에너지를 얻는 느낌이 들었어요! 요가를 한 날은 훨씬 가뿐하고 활기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요가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기구나 장비도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요가에 많이 의지한 덕에 흔들리지 않고 삶의 방향과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세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명상에 가까워지는 데다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죠.

 오지영 길게 늘어뜨리는 매듭 디테일이 특징인 미디 드레스는 휴고 보스 HUGO BOSS 베이식한 베이지 컬러의 트렌치코트는 마이클 마이클코어스 MICHAEL MICHAEL KORS 
줄리 아이보리 롱 니트 카디건은 자라 ZARA 원피스는 본인 소장품 

사실 40대가 가장 어려운 나이인 것 같아요. 갑자기 아프기도 하고 부모님의 건강도 챙겨야하고 아이들과 남편까지 돌보다 보면 힘들고 치지기 마련이죠.
반면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현명해지는 나이이기도 하고요.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어떨 땐 내가 정말 기특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기준도 생겼죠.

지영 씨의 표정은 항상 평온하네요. 마인드 셋을 하는 방법도 요가인가요?
요가도 한몫하죠.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모든 일의 밸런스를 지키는 것 같아요. 요가 역시 무리하게 하면 스트레스 요인이 될 거예요. 저는 채식을 하는데, 그렇다고 채식주의자라는 틀에는 갇히지 않으려고 해요. 단지 조금 더 내 몸에 건강한 음식을 먹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하고, 일정이 너무 타이트했다 싶은 날에는 저에게 무한의 휴식을 주기도 하고요. ‘제 몸이 원하는 것들을 읽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것’, 그것이 저만의 마인드 셋 방법일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 남은 40대,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요?
아이들과 여행 다니고 요가를 하고 건강한 음식을 찾아다니면서 평온하게 보내고 싶어요. 원래가 집순이 체질인데, 모델이자 셀러브리티로 너무 바쁘게 사는 것에 지쳐버렸거든요. 저의 바운더리 안에서 소소하게 건강한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것이 저의 바람이죠. 사실 40대가 가장 어려운 나이인 것 같아요. 갑자기 아프기도 하고 부모님의 건강도 챙겨야 하고, 아이들과 남편까지 돌보다 보면 힘들고 치지기 마련이죠. 반면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현명해지는 나이가 또 40대인 것 같아요.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어떨 땐 내가 정말 기특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기준도 생겼죠.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는 이 시기를 잘 먹고 즐기며 잘 살아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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