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식물을 찾아서

취향은 인테리어나 패션, 먹고 마시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선정릉에 자리한 플랜트 숍 ‘그라운드’에 가면 정성 들여 키워보고 싶은 나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강남에서 보기 드물게 널따란 녹지를 형성하고 있는 선정릉은 둘러보기만 해도 선선한 기분이 드는 곳. 이런 선정릉의 풍경을 내내 마주한 가게가 있으니 플랜트 숍 ‘그라운드’다. 푸른 잎을 펼친 식물들이 부드러운 햇빛을 쬐는 모습을 보는 잠깐 사이에도 마음에 들어오는 식물이 여럿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식물을 데려오려면 스무고개를 하듯 이어지는 주인장의 질문 세례를 통과해야 한다. 해가 드는 방향부터 창문과 벽의 위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지 등으로 이어지는 세세한 질문들을 던져 식물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인지를 먼저 가늠하는 것이다. “내 공간을 이해하고, 들이고 싶은 식물이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를 알면 누구나 잘 키울 수 있어요. 아무리 예쁘더라도 자꾸 죽으면 식물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이 사라지기 때문에 우선 죽이지 않고 잘 키워보는 경험이 필요해요. 그때부터 식물 키우는 일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하거든요.” 그라운드를 운영하는 이지연 대표는 패션 잡지의 피처 에디터로, 라이프스타일 잡지 《메종》의 편집장으로 일했다. 지금은 공간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온 편집자의 감각으로 식물이 놓일 공간에 대한 컨설팅도 겸한다. “직업은 달라졌지만 일할 때의 제 태도는 에디터로 일할 때와 비슷한 것 같아요. 시장에 놓인 수많은 식물 중 몇 가지를 고를 때면 나도 이 식물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지를 먼저 보고, 그다음에는 기사를 읽을 독자를 생각했던 것처럼 식물을 키우게 될 사람들을 생각해요.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미 아는 것 말고, 새롭고 흥미를 끌지만 너무 앞서기보다는 한 걸음 정도만 앞에 있는 것들이요. 또 그동안 잡지 콘텐츠를 만들며 쌓아온 라이프스타일과 공간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식물을 이야기하려 해요. 공간과 식물을 따로 보지 않고 중간에서 접점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러니 ‘그라운드’에 방문할 때는 여러 각도에서 찍은 공간 사진과 평소 마음에 들었던 식물들의 사진을 챙겨 가보면 좋겠다. 취향을 알아가는 재미로 가득한 식물 토크가 기다린다.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 547 문의 @plantspace_ground 


가을에 만나보면 좋을 ‘그라운드’의 식물들
그라운드의 주인장은 식물과 화분, 공간의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색, 모양, 크기, 높낮이 등을 두루 살펴 가장 조화로운 모습으로 두는 것
말이다. 선선한 공기가 감도는 가을, 그라운드에 방문해 이 계절부터 키워보면 좋을 네 가지 식물을 추천받았다.

아랄리아
자줏빛에 가까운 잎에 목대가 검어 강한 인상을 풍기는 아랄리아는 가을, 겨울에 등장하는 짙은 색감이나 질감 있는 소재와 잘 어울리는 식물이다.
너무 어둡고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게 광택 없는 아이보리색 화분에 심었는데, 톱니 모양으로 펼쳐진 잎의 조형감이 돋보이는 효과도 있다.
반양지에 두고 물은 화분의 흙이 말랐다 싶을 때 충분히 준다. 공간의 건조함도 해소할 겸 분무기로 자주 공중에 물을 뿌려 습도를 높여주면 좋다.


아스파라거스 나누스
크기는 작지만 넓게 펼쳐지는 모양이 마치 소나무 분재를 들인 듯한 느낌을 주는 식물이다.
잎이 가늘고 연약해 보이지만 이리저리 쓸어줘도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탄성도 있고 튼튼하다.
직사광에 두면 잎의 색이 변하며 시들 수 있으니 해가 곧바로 드는 곳에서 두 걸음쯤 안쪽, 반양지에 둘 것.
잎이 촉촉한 환경을 좋아하니 종종 분무기로 공중 습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다.


세모리아
다육식물이지만 오밀조밀하거나 날카로운 모습이 아닌 마치 관엽식물의 잎처럼 시원시원하게 생겼다.
처음에는 갈색으로 돋아나다 점차 옅은 올리브 그린색으로 변하는 잎의 부드러운 색감이 아름답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다육식물이니 한 달에 한 번, 그보다 더 가끔 물을 주면 된다.
햇빛을 좋아하지만 한 방향으로 두면 기울어지니 돌려가며 키운다.


휘카스 움베르타
추운 계절에도 실내에서만큼은 초록색 식물을 키우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야자수 같은 열대식물을 두면 계절감이 맞지 않아 어색한데,
휘카스 움베르타는 동그란 잎이 포근한 느낌을 주어 가을, 겨울의 실내 공간에 잘 어울린다. 산소를 많이 내뿜는 식물로도 알려져
있고 키우기도 어렵지 않은 편. 직사광선을 피해 양지에 자리를 잡아주고 물을 적당히 주면 병에 잘 걸리지 않고 쑥쑥 자란다.

인기기사

GO 더보기

@styler_mag

Instagram has returned invalid d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