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의 쇼룸으로 놀러오세요

개인의 취향이 곧 트렌드가 되고 팬덤을 이끌기도 한다.
특별한 안목으로 엄선한 것들만 가득 채워놓은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의 새 작업실.

@galeriefrida
프리다의 아트 컬렉션

지난 9월 이태원에서 성수동으로 자리를 옮긴 갤러리 프리다는 전보다 더욱더 ‘주인을 닮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갤러리 프리다의 아트 디렉터 김지현 씨는 경리단길의 좁은 쇼룸 안에 빼곡히 쌓아두었던 소장품들을 이곳에 활짝 펼쳐놓았다. 감각적인 디자인 가구와 설치미술 작품까지 더해지면서 공간 구성은 훨씬 과감해졌다.
“이태원 쇼룸이 브루클린 뒷골목의 작업실 같은 공간이었다면 여기는 좀 더 메인 스트리트로 나온 느낌이에요. 정갈하게 정돈된 맨해튼의 작은 갤러리 같달까. 가장 큰 변화는 공간이 넓어져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컬렉션을 마음껏 전시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현재 전시되어 있는 작품은 정원석 작가의 키네틱 아트 컬렉션이에요. 로봇 공학과 제품 디자인을 함께 전공해 움직이는 예술품을 주로 만드는 작가죠. 디자인이나 공기의 흐름에 따라 구조물이 움직이게끔 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미술 작품은 물론 무심하게 놓인 작은 소품 하나까지 갤러리 프리다에 전시된 모든 물건에는 그녀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예전에는 페인팅을 중심으로 한 평면적 작품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설치미술과 오브제에 푹 빠져 있다. 어지러이 불규칙하게 놓인 것 같지만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묘한 균형감이 돋보인다. 하나하나의 개성은 뚜렷한데 어쩌면 이렇게 물 흐르듯 조화로울까.
“모두 제가 좋아하는 이유가 뚜렷한 것들이에요. 저는 사실 인테리어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대신 좋아하는 것을 사 모으는 취미가 있죠. 아티스트도 다르고 구매 시기도 다른 작품들이 조화롭다는 의미는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저만의 뚜렷한 취향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그 취향을 단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컬렉션을 할 때 한결같은 습관은 있어요. 작품을 살 때는 그걸 만든 아티스트가 어떤 사람인지도 함께 본다는 것, 그리고 늘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능한 한 많은 작품을 본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간혹 마음에 드는 작품이나 물건을 만나고도 ‘이건 너무 커’, ‘우리 집에 안 어울릴 것 같아’, ‘이건 너무 비싸’ 등등의 이유로 리스트에서 쉽게 지워버린다. 그녀는 지금 당장 가질 수 없는 작품이라 해도 위시 리스트에 올려놓고 자기만의 취향을 꾸준히 축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내가 좋아하는 작품, 나를 돋보이게 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원에서 성수동으로 갤러리를 옮길 때도 결정과 이사까지 불과 한 달 밖에 안 걸렸지만, 그녀는 평소 생각해두었던 공간을 떠올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새 공간을 꾸렸다. 지금의 헤링본 마루와 4m 길이의 작업 테이블, 감각적인 조명은 모두 그녀의 위시 리스트에서 나온 것들이다. 한 가지 더 보탠 것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향유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컬렉션을 보다 폭넓게 구성한 것이다.
“지금 갤러리 프리다가 있는 건물은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갤러리, 3층에는 와인 숍, 4층에는 식당과 디터람스 쇼룸이 있어요. 각 업장을 운영하는 대표는 제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콘셉트나 취향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곳들이죠. 의도치 않게 갤러리에 왔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 하나쯤은 집어 갈 수 있도록 가격 부담이 적은 제품들도 적절히 배치했어요.”
한 번쯤 나만의 공간에 공들이고 싶을 때, 지루할 틈 없는 그녀의 공간에서 작은 힌트를 얻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갤러리 프리다
주소 서울 성동구 동일로 139 2층 운영시간 평일 오후 1시~오후 5시, 주말 오전 11시~오후 5시(월요일 휴무)


@maison_de_blah
블라의 살림 취향

‘메종 드 블라’라는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로 더 유명한 이혜진 씨는 테이블웨어 편집숍 ‘마담 그레이’를 운영하고 있다. 엇비슷한 홈 데코 브랜드가 난립하는 가운데서도 7만여 명의 팔로워를 유지하며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역시나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메종 드 블라의 제품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자 이혜진 대표는 작업실과 쇼룸을 겸한 숍&오피스 공간을 새로 열었다.
“2년 전부터 사무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확장했어요. 쇼룸 뒤편의 작업실에서는 새 브랜드를 찾고 들여오는 업무를 주로 하고, 한쪽에서는 물품 배송 작업을 진행해요.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저희 제품을 비교하기 위한 샘플도 가득 쌓여 있고요. 간혹 저희 브랜드에서 직접 디자인하는 제품도 있지만 지금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브랜드를 찾는 일에 더 주력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메종 드 블라에 열광하는 이유는 딱 하나, 이곳이 아니면 구할 수 없는 제품이 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몇 년 사이 비슷비슷한 제품들을 파는 사이트가 급증하긴 했지만, 4년 전부터 꾸준히 자신만의 컬렉션을 선보여온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는 여전히 높다. 그럴수록 그녀는 트렌드에서 한발 비켜서려 한다.


“테이블웨어는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흔히 쓰는 아주 사소한 소품이지만, 하나의 제품에는 사용자의 미적 감각과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등이 모두 담겨 있어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모여서 결국 나만의 공간을 만들죠. 그래서 더더욱 트렌드를 좇으면 안 돼요. 제가 쇼룸에 가져다놓은 제품들은 모두 ‘제 눈에 예쁜 것’들이에요.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는 아주 많은데, 가구나 인테리어와 달리 소품은 모방하기가 쉬워서 어쩔 수 없이 유행에 민감해요.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나만의 컬렉션이었는데 자고 일어 나면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 있거든요. 그런 것들과 내 취향을 잘 분별해서 더 뾰족하게 다듬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편이에요.”
트렌드를 쉽게 알 수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도 일 때문에 가는 일은 드물고, 여행도 마찬가지다. 일상까지 온통 일로 채우면 오히려 더 방해가 된다는 생각에 집 인테리어는 화이트 톤으로 심플하게 꾸몄다. 그녀는 ‘집도 쇼룸이랑 비슷하게 꾸며놨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막상 와보면 조금 실망하는 눈치’라며 웃는다. 최근 쇼룸 오픈과 함께 그녀가 선보인 제품은 턱스톤(TUXTON)이라는 브랜드의 테이블웨어. 평소 그녀가 선호하는 디자인처럼 이번에 선보인 접시들도 간결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다. 어디에든 하나 툭 올려놓기만 해도 ‘취향 괜찮은데’ 하는 소리를 들을 만한 제품이다.
“가끔 남들이 볼 때는 대수롭지 않은데 아주 사소한 것에 자기만의 규칙이나 성향을 뚜렷이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이 좋아요. 소품이나 공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작은 것에서부터 균일하게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가다 보면 결국 내가 머무르는 공간의 무드가 완성되니까요.”


좋은 소품을 고르려면 먼저 자기가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내가 이 공간에서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그 공간을 통해 얻고 싶은 만족감은 무엇인지, 다른 공간과는 조화로운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다 보면 자기가 추구하는 공간이 어떤 곳인지 대략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또 평소에 어떤 것들을 보고 ‘예쁘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감각을 열어놓는 것도 필수다. 굳이 소품이 아니어도 시각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섭렵하는 것이 심미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 중에 가는 곳에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 매일 인터넷 서치도 열심히 해요. 갤러리, 매거진, SNS 등 좋은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채널을 가능한 한 많이 열어두고 항상 살펴보는 편이에요. 국내보다는 해외 사이트를 자주 보고, 여행 가서도 그 지역의 특화된 상품이나 브랜드 등을 중점적으로 보죠.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의 감각과 센스를 끌어올려야 좋은 취향, 좋은 공간을 가질 수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곁에 두고 일상에서 틈틈이 누리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큰 기쁨이다. 그녀의 공간에 가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다.

마담 그레이 쇼룸
주소 경기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대지로485번길 3-10 운영시간 평일 오전 11시~오후 5시(주말, 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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