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학교에 간다면

아이에게 초등학교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 관문이다. 취학통지서를 건네받았을 때의 설렘과 긴장감은 잠시 접어두고, 이제는 아이가 진짜 학교에 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 체크해야 할 때다.

초등학교 가기 전 꼭 익혀야 하는 것들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 인생에 찾아온 첫 번째 커다란 전환점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처음 들어가는 8세 전후를 기점으로 지적·사회적·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피아제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이 시기는 전조작기(2~7세)에서 구체적 조작기(7~11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속한다. 이 둘을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은 ‘자기중심성에서의 탈피’다. 관계 맺기에 있어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을 인지하고 배려할 수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방법을 활용한 과학적인 사고, 문제 해결, 추론 등 보다 다각적인 두뇌 활동이 가능해진다. 10년 차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초등교육 및 아동발달학 박사인 박희진 교사는 현직 동료 교사 5명과 함께 아이들의 학교 적응과 학습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핵심적인 놀이법 80여 개를 정리해 《6세부터 9세까지 공부머리 키우는 학교 적응 놀이》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그는 첫 초등학교 생활에서 학습 능력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사회적 발달이라고 설명한다.

“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큰 도전입니다. 작은 교실에서 소수의 아이들과 생활하던 유치원과 달리,
사각형의 교실과 앞에는 칠판이 있고, 규격화된 책상에서 매시간 다른 교과서로 공부를 하죠. 같은 반 친구도 많고요.
지켜야 할 규율과 규칙도 훨씬 복잡해요. 이런 환경에 처음 놓인 아이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한글이나 알파벳을 깨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협업과 배려, 의사소통, 지식과 융합,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등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사회적 역량이다. 그리고 이 모든 역량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놀이’다. 놀이는 기본적인 신체 능력과 운동 능력의 발달을 촉진한다. 놀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집중력은 탐구력과 지구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 성취감, 불안 해소, 갈등 완화 효과도 있다. 사회성 발달을 돕고 억압된 의식이나 감정의 에너지를 발산시켜 건강한 정서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다양한 모양, 질감, 색깔, 크기, 성질을 지닌 재료나 놀잇감은 지적 발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놀이의 효과를 높이는 최적의 환경

놀이를 아이에게 유익한 활동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놀이 환경의 주 제공자인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양질의 놀이를 경험하게 하려면 부모가 자녀와 놀아주면서 격려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막상 아이들에게 놀자고 해도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보는 것을 노는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하죠.
하지만 영상이나 게임은 힘들게 사고하는 과정 자체를 막습니다. 지식이나 정보가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영상은 말할 것도 없고,
컴퓨터 게임은 클릭만 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규칙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게 돼요. 규칙을 어겨도 제지가 없죠.
그런 식의 놀이는 오히려 아이의 성장에 방해만 될 뿐입니다.”

좋은 놀이는 협동과 배려, 갈등과 중재, 도전과 모험, 성취와 실패 등이 결합돼 있어야 한다. 놀이 중에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스스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하고 집중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놀이에 함께 참여하는 다른 아이의 모습을 보며 배우고, 때로는 혼자 탐색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지식을 쌓기도 한다. 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아이와 함께 꼭 해봐야 하는 놀이들을 정리해 봤다.

 


 

교우 관계와 공부 머리를 동시에 키우는 놀이법

낱말 기억 놀이
어떤 놀이?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음식, 물건 등의 이름을 이용해 한글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억 놀이.
효과는? 카드를 통해 부모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또 대화 과정에서 부모의 칭찬과 긍정적 반응을 경험하면서 자아 존중감도 자란다.

1 아이가 좋아하거나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의 이미지를 찾아 오리거나 인쇄해 카드를 만든다.
2 이미지 카드 뒷면에 낱말을 적는다.
3 이미지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카드를 뒤집어서 해당 글자를 알려준다.
4 ③번 활동을 충분히 반복한 뒤 글자를 보여주며 낱말을 맞히게 한다. 그런 다음 카드를 뒤집어 이미지를 확인시킨다.


째깍째깍 시계
어떤 놀이? 시계를 만들고 시계의 규칙을 익히는 놀이다.
효과는? 측정은 시간, 길이, 무게, 넓이 등 다양한 물리적 속성을 단위를 이용해 재거나 어림함으로써 수치화하는 것이다.
이는 수학 학습의 중요한 기능일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다른 교과의 학습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1 일회용 종이 접시 뒷면에 시계의 숫자 간격으로 12개의 아이스크림 막대를 붙인다.
2 접시 앞면에는 시계처럼 1부터 12까지의 숫자를 적는다.
3 접시의 숫자가 보이는 방향으로 막대기 위에 5, 10 등 5의 배수를 60까지 적는다.
4 색종이로 시침과 분침을 만들고 접시 가운데에 힐핀을 활용해 고정시킨다. 시와 분을 읽는 방법, 시간을 분으로 표현하는 방법 등을 설명한다.


텐트 치기
어떤 놀이? 직접 텐트를 치면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능력을 배운다.
효과는? 복잡하고 어려운 텐트 치기를 부모의 도움을 받아 해봄으로써 협업과 배려, 의사소통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설명서를 함께 읽으며 단계를 수행하다 보면 다각적인 사고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1 텐트의 구성품을 가방에서 꺼내고 종류별로 구분해서 나열한다. 구성품과 용도, 사용법을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해준다.
2 텐트 설치 설명서를 함께 읽고, 어떤 순서로 작업해야 할지 아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기다려준다.
3 아이 혼자 텐트를 치기 어렵기 때문에 텐트가 완성될 때까지 함께 도와준다.


도형 만들기
어떤 놀이? 초등학교 시절 교실에서 친구들과 많이 했던 놀이로, 종이에 점을 찍고 번갈아가며 선을 이어 삼각형, 사각형을 만드는 놀이다.
효과는? 점을 연결해 도형을 만드는 활동을 하면서 창의적 사고와 지식과 융합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친구와 번갈아 선을 그으면 규칙, 협업, 배려하는 훈련도 함께 된다.

1 A4 종이에 친구와 차례로 점을 마음대로 찍는다.
2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한 뒤 이긴 친구가 먼저 점과 점을 잇는다.
3 그어진 선을 활용해 삼각형과 사각형을 만든다. 도형이 완성되면 그 도형 안에 자기만의 표시를 한다.
4 더 이상 선을 그을 수 없을 때 놀이가 끝난다. 표시가 더 많은 친구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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