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이재명 VS. 남편 이재명

에너지가 넘치는 달변가이자 기성 정치세력의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는 이재명 성남시장.
남편이 워낙 튀는 타입이라, 자신은 더더욱 몸을 낮췄다는 아내 김혜경씨.
<스타일러>의 거듭된 요청에 두 사람이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 섰다.


늘 손을 잡고 다니는 이재명·김혜경부부는
서로에게 짓궂은 장난도 서슴지 않는, 26년차 신혼.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본 부부의 러브스토리

이재명  예정된 다섯 번의 선 중에서 세 번째로 만난 사람이 지금의 아내였고, 첫눈에 반했어요. 빨간 원피스를 입고 나왔는데 제 생에 그렇게 예쁜 사람은 처음 봤어요. 만난 지 3일 만에 결혼하자고 했다가 미친 사람 취급 받았죠. 다음 해 봄에 결혼했고, 지금 잘 살고 있어요. 저 만나 고생은 많이 했지만요. 멀쩡한 변호사인 줄 알았는데 인권운동 하느라 맨날 경찰서에 잡혀가고 구속까지 됐으니까요. 힘든 시간들을 잘 이겨내고 아이들도 잘 키워줘 제겐 참 고마운 사람이죠.

김혜경 사실 결혼할 때 제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어요. 남편이 그간 무척 거칠게 살아온 데 반해 전 평범하게 자랐거든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니까 남편 주변 사람들은 저를 두고 부르주아라고 하더군요. 결혼해 살다 보니 남편의 장점이 더 크게 보이더라고요. 누구보다 정의감에 불타고 공정한 사람이라 배울점이 많죠.

이재명 적당히 타협하면 공격받지 않아요. 하지만 전 타협하지 않고 끝장을 보는 타입이니 반격도 세죠. 그러다 보니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 옛날 말론 반골기질, 요즘 말론 공적 분노가 가득해요. 누군가 부당하게 희생당하는 걸 못 봐주겠어요. 어릴 때부터 불후한 환경에서 자란 탓도 있겠고요. 흙수저로 태어나면 평생 금수저는 꿈도 못 꾸고, 참혹한 흙수저로 살 수밖에 없는 이 세상을 고치고 싶은 이유죠.

야생마 이재명, 집에서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빠

김혜경 결혼하기 전에 둘이서 닭죽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어요. 차들이 마구 뒤엉켜 꼼짝도 못하고 있으니까 남편이 차에서 내려 와이셔츠를 걷어 올리곤 교통정리를 하더라고요. 밖에서 야생마처럼 일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집에서는 정반대죠. 경상도 남자는 집에서 ‘밥’도, 아는, 자자 이 말만 한다는데 남편은 전혀 안그래요. 살림도 잘 도와주고 늘 대화를 제안하고 세상 누구보다 저를 잘 챙겨주는 다정한 남자죠.

이재명 책에서 배운 거예요. 감정은 표현해야 한대요. 그래서 아내에게 고마워, 고생했어, 사랑해 같은 말도 잘 해요. 돈 드는 것도 아니잖아요. 부부는 정으로 산다는데, 꾸준히 신뢰나 애정을 쌓아놔야죠. 현재 대학생인 두 아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삶의 태도를 중시하기 때문에, 최소한 방 청소는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자립의지와 주체성, 창의성을 키워주려 노력했어요. 용기있는 부모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김혜경 요즘엔 아이가 축구를 한다면 엄마가 나서서 팀을 짜줘요. 그런 건 아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죠. 아이가 주도적으로 팀을 짜고 규칙을 만들도록 내버려두는 게 중요해요. 아이들을 이끌어준답시고 하는 부모의 행동이 아이를 망치는 것 같아요.

아내의 내조가 성남을 바꾼다

김혜경 전 원래 정치를 잘 알지 못했는데, 남편과 살다보니 정치가 별게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학교 화장실 고쳐주고, 애들 급식 잘 먹이고, 교육 잘 시키고, 어른 잘 모시는 것. 그런 것들이 모두 정치더라고요. 그런 정치를 하려는 남편에게 조용히 힘을 모아주고 싶어요.

이재명 아내의 코멘트가 정치에 반영된 경우도 많아요. 학교 화장실을 고쳐줘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그건 집사람이 얘기해줬어요. 학교 화장실이 너무 열악하다고요. 성남에 있는 거의 모든 학교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바꿨어요.

김혜경 고등학생이던 아들이 학교 담을 넘어 아트센터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담임선생님 말을 들었어요. 또 여자아이들은 학교 화장실 가기 싫어 변을 참아서 변비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이재명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정책도 있어요. 장난감대여실, 수준 높은 시립어린이집, 산후조리비 지원 등등이요. 또 고부간 갈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싶었어요. 여러 원인 중에 돈 문제도 분명 있거든요. 그래서 노인 용돈벌이 사업을 시작했어요. 노인 빈곤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노인들 스스로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잖아요. 실제로 노인들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도 하고, 적게나마 용돈도 벌면서 고부갈등이 줄었다는 평가도 있어요. 저는 기여한 만큼 몫을 챙기고, 공정한 경쟁의 바탕 위에서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개구리는 보통 물속에서 살잖아요. 하지만 물에 나와서 물을 뒤집어써가면서 사는 개구리가 있어요. 저도 그 개구리처럼 전혀 다른 정치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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