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진우 <오늘도 유명해지고 있는중>

연예계 인싸 친구가 많고 제법 잘나가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이름 석자도 알렸다. 이제 광고 메인 모델도 하고, 화보도 찍는 배우 송진우가 됐다.


나의 순간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이에게는 확실히 감출 수 없는 매력과 끼가 있다. MBC <나 혼자 산다>,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잘나가는 예능 프로그램에 잠깐씩 얼굴을 비추더니 급기야 고정 출연(tvN <돈키호테>, 2019년 12월 종영)까지 꿰찬 배우 송진우가 딱 그렇다. 2008년 뮤지컬 <오! 마이 캡틴!>으로 데뷔했으니 꼬박 13년 만에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셈이다. 신난 기색을 감출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그는 꽤 진지하고 차분했다.

데뷔 후 첫 화보 촬영이라고?
이렇게 갖춰 입고 화보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이다. 인터뷰 요청이 왔을 때 ‘아니 도대체 날 왜’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최근에는 광고 계약도 했다. 광고는 100편도 넘게 찍었는데, 여러 명 가운데 한 명이거나 잠깐 나오는 단역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메인 모델이라는 거다. 너무 놀랐다. 당연히 기쁘면서도 ‘뭐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아직은 낯설다.

요즘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
지난해부터 일주일에 세 번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일정에 크게 무리도 없고,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MBC 교양·시사 프로그램인 <어쩌다 하루>를 시작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드라마타이즈 형태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세 코너 중 한 코너의 주인공을 맡았다. 방송 시간이 이른 오후라 보는 분들이 많지는 않지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름을 알린 걸로 치면 아직까지는 MBC <나 혼자 산다>가 대표작이다. 하하.

농담처럼 말했지만, 어찌 됐든 지난해 <나 혼자 산다> 에피소드에 잠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됐고 그 이후에 ‘송진우’라는 이름을 확실히 알린 건 사실이다.
인생이 그래서 참 재미있다. 시언이 형과는 몇 년 전부터 이른 여름에 같이 워터파크에 다녔다. <모던파머>라는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면서 친해졌는데, 마음이 잘 맞아서 드라마 끝나고도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던 거지. 늘 그랬던 것처럼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 워터파크에 가기로 했는데, 형이 “진우야, 우리 둘이 놀러 가는 거 <나 혼자 산다>에서 촬영해도 될까?”라고 물어보더라. 당연히 된다고 했다. 그게 그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

타고난 센스에 개그 감각, 준비된 성대모사까지 여러모로 캐릭터가 신선했다.
작정하고 준비한 거라면 긴장했을 텐데, 그때 나온 장면들은 진짜 우리가 평소 노는 모습 그대로다. SBS <미운 우리 새끼>도 마찬가지다. 유세윤 형과 허구한 날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형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방송에 나가게 됐고, 운 좋게 눈에 띈 거지. 사실 이런 얘기를 내 입으로 직접 말하는 것도 너무 민망하다. 아직 ‘송진우’라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거다. 솔직히 유명세 뭐 이런 건 잘 모르겠다. 현실적인 느낌이 없달까. 그보다는 가까이서 오랫동안 응원해준 사람들이 함께 기뻐하는 것이 더 와 닿는다.

누가 가장 기뻐했나?
아내와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을 제외하면 세윤이 형과 시언이 형이 아닐까 싶다. 시언이 형은 평소 말투가 투박한 편이다. 말도 툭툭 내뱉고 무뚝뚝해 보이는데, 술만 마시면 늘 “진우야 넌 잘될 거야. 걱정하지 마”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네가 잘돼서 너무 기분 좋다”고 취중 진담을 한다. 세윤이 형은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존재다. 지금 소속사 대표이기도 하면서 내가 가장 믿고 따르는 형이다. 어제도 만났고, 내일도 만날 거다. 나를 아껴주는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시언이 형과는 스타일이 많이 다른데, 세윤이 형은 재미있는 콘텐츠나 광고가 있으면 항상 나와 같이 해왔다. 사실 내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영상과 콘텐츠도 세윤이 형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획한 것이 많다. 생각해보면 난 인복을 타고난 사람이다. 배우로서도 인상 깊은 장면들이 있었다.

tvN <미스터 션샤인>의 ‘일역관’으로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그 캐스팅도 알고 보면 황당하다. 어느 날 아는 누나한테 전화가 왔는데, 대뜸 “진우야 이거 스피커 폰인데, 너 일어 할 줄 알지? 일어 해봐” 이러는 거다. 아내가 일본 사람이라 주워들은 일본어가 있긴 했지만 유창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더듬더듬 아는 말을 몇 마디 했더니 “응. 다시 전화할게”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좀 이따가 다시 전화가 와서 “진우야 너 합격했어. 대본 곧 갈 거야” 이러더라. 그게 <미스터 션샤인>이었다.

 

그런 드라마를 포기하려고 했었다던데.
그 당시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더 이상 연기를 못할 것 같았다. 나는 원래 항상 자신감이 넘치던 사람이다.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늘 칭찬만 받아서 그런가? 공부 빼고는 다 잘했다. 하하. 그림도 잘 그렸고, 운동도 잘했다. 잠깐씩이지만 연기를 할 때도 크게 지적받은 적이 없다. 그러다가 2016년에 결혼을 하면서 미래가 걱정됐다. 일본에서 나만 믿고 온 사람이 있는데, 막연하게 잘될 거라는 자신감만 갖고 살기에는 한계가 있더라. 현실의 벽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배우가 내 길이 맞을까?’ ‘내 연기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불안하니까 더 나를 못 믿게 되고 악순환이었다. 그러던 중에 들어온 작품이 <미스터 션샤인>이다.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이병헌, 김병철, 조우진 같은 대선배님들과 같이 붙는 장면들이어서 더 걱정이 됐다. 괜히 나 때문에 속된 말로 ‘다 된 밥에 재 뿌릴까 봐’ 촬영 날 아침까지 긴장하고 떨었다.

어떻게 자신감을 되찾았나.
상황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니까, ‘될 대로 되라’는 생각까지 들더라. 못 해서 욕먹고 잘리면 그것 또한 내 운명이지 싶었다. 내가 ‘배우’만 하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 않나. 오로지 연기라는 사명을 위해 태어난 것은 더더욱 아니고.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인 건 맞지만, 내 능력 밖이라면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못하면 어쩔 수 없지 뭐, 이런 마인드로 촬영에 임하니까 오히려 편하고 재미있었다. 다행히 첫 촬영을 좋은 분위기에서 무사히 마쳤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다시 조금씩 올라왔다.

일본인 아내 미나미 씨와는 어떻게 만났나?
데뷔하고 나서 우연히 독립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생겼는데, 늘 무대 연기만 하다가 매체 연기를 하니까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그때부터 영화, 드라마 쪽에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생각만큼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에 퍼포먼스 공연 <난타> 출연 제의를 받았다.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지만, 그것도 주어진 기회니까 열심히 했다. <난타>가 해외 공연을 많이 해서 일본까지 가게 됐고, 일본 공연 팀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알게 되었다. 아내는 치과에서 일하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말도 통하지 않았는데 어떤 면에 끌렸나?
나는 일본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모르고, 아내도 그 당시에는 한국말을 못했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잘 맞았다. 그렇게 일본에서 잠깐 만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3개월 뒤에 아내가 7년 다니던 치과를 그만두고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1년 동안 한국으로 왔다. 그때부터 2년 반 정도 연애를 하고 결혼한 거다. 아내는 나보다 더 흥과 끼가 많은 사람이다. 개그 욕심이 나를 뛰어넘는다(웃음).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누가 보고 있을 때는 쑥스러워서 잘 못하고 내 앞에서만 폭발한다는 거지. 하하. 나도 뭐 흥이 한 번 오르면 ‘저 세상 텐션’이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잘 맞았다. 유튜브에 올라온 ‘한일부부’ 영상을 보면 우리가 평소에 어떻게 노는지 엿볼 수 있다.

작년 5월에는 딸 우미가 태어났다. 그러고 보니 2019년은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아이는 아내와 둘이 살 때와는 또 다른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지만, 결코 싫거나 부담스러운 느낌은 아니다. 지난 연말에 아내와 우미가 한 달 정도 일본에 다녀왔는데, 이상하게 허전하더라. 그때 확실히 느꼈다. 내 인생의 궁극적인 방향은 우리 가족의 평안과 행복이라는 것을. 일에서의 성취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맹목적으로 일만 좇으며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정이 생기면 더욱더 성공을 갈망하게 되지 않나?
당연히 더 큰 성공도 하고 싶고, 배우로서 입지도 다지고 싶다. 그렇다고 더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승부욕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즐기자’는 주의다. 사소한 아르바이트 하나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한다. 세윤이 형과 만드는 웃기는 영상들도 우리는 나름 엄청 진지한거다. 오히려 그런 모습을 더 재미있어하시더라. 예능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내가 배우이기 때문에 요즘 예능에서의 모습만 너무 부각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정작 당사자인 나는 그런 걱정을 하나도 하지 않는데 말이다. 돌이켜 보면 연결 고리가 전혀 없어 보이는 일이나 인연들이 쌓여서 내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더라. 그래서 이만큼 왔고. 주어진 기회,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결국 어디로든 도달하게 된다. 그게 반드시 배우가 아니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난 늘 최선을 다했으니까.

더 큰 목표나 꿈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지금 완벽하게 만족스럽고 행복해 보인다.
맞다. 우선은 지금 나한테 주어진 것들을 좋은 사람들과 충분히 만끽하면서 즐기고 싶다.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멋진 연기는 꼭 한 번 해보면 좋겠다. 그리고 ‘인간 송진우’가 늘 행복하면 좋겠다는 것. 이 정도 꿈은 늘 가슴속에 품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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