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탄산수, 어디까지 마셔봤니?

톡 쏘는 탄산, 개성 있는 맛, 한번쯤 마셔보고 싶게 하는 디자인까지. 탄산수는 어느 틈엔가 우리 식탁에서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값비싼 수입 탄산수부터 가성비 좋은 국내 제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 우리 집에 사두고 마시기 좋은 탄산수는 무엇일까?

집콕이 익숙해지면서 가끔 한 병씩 사 마시던 탄산수를 24개들이 박스로 주문하게 됐어요. 요즘은 다이어트나 건강을 생각하는 친구들은 물론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도 탄산음료를 대체하는 용도로도 즐기는 것 같아요. 집에서 칵테일까지 만드는 홈술족이나 홈파티족, 홈카페 유행 문화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인 것 같고요.‐ 스타일러 크루맘

탄산수 잡학사전
탄산수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궁금해진것들.

언제부터 마셨나?
사실 탄산수는 콜라보다 먼저 존재했다. 17세기 이전, 유럽인들은 땅속에서 솟는 광천수에 병을 낫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어 일부러 찾아가 마시거나 목욕을 했는데, 그중 이산화탄소가 용해된 지하수가 있었던 것. 톡 쏘는 맛에 거품을 내는 광천수의 발견으로 탄산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1772년 영국의 목사이자 화학자 프리스틀리가 탄산수를 물에 녹이는 장치를 발명했다.

알코올 도수처럼, 탄산 함유량
탄산수는 탄산 함유량에 따라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탄산 함유량이 리터당 0~2.5ml이면 에퍼베센트, 2.5~5ml는 라이트, 5~7.5ml는 클래식, 7.5ml 이상은 볼드로 구분한다. 콜라나 사이다같이 강한 탄산을 느낄 수 있는 정도가
볼드에 해당한다. 하지만 탄산 정도를 이러한 용어로 적어둔 제품은 드물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 후
구입하면 된다.

향과 맛이 나는데도 칼로리는 제로?
요즘은 레몬, 라임, 청포도, 로즈힙 등의 향을 입히거나
천연 과즙을 넣은 탄산수가 다양하게 나온다. 향을 입힌 탄산수의 경우 칼로리는 0이지만 달콤한 향을 즐길 수 있어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17세기 유럽인들도 탄산수에 꿀이나 레몬을 넣어 마셨고, 미국에서는 탄산수에 달콤한 딸기와 레몬, 시럽 등을 첨가한 것을 시작으로 콜라와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가 개발되었다. 그러니 톡 쏘는 탄산과 과일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인 셈.

탄산수와 건강의 상관관계
1790년대 유럽에서는 탄산수를 약국에서 팔았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피로 해소에도 좋고, 광천수와 마찬가지로 고열과 이질 치료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의사가 치료약으로 처방하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천연 탄산수에는 소량이지만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돼 있으며, 소화에 도움을 주고 임산부의 입덧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 탄산으로 인한 치아 부식이 걱정된다면 마신 후 생수로 입을 헹궈주는 것이 좋다.

라벨에 숨은 고급 정보
물에 대한 정보는 라벨에 거의 다 적혀 있다. 인공 탄산수라면 어디에서 온 물을 정수해 어느 공장에서 탄산을 주입했는지, 천연 탄산수라면 화산암반수인지 빙하가 녹은 물인지 등 수원지의 특징과 각각의 미네랄 성분 및 함유량을 표기한다. 이러한 성분 함량에 따라 맛을 가늠할 수도 있다. 마그네슘이 과하면 쓴맛, 칼륨과 나트륨이 과하면 짠맛이 나는 것.


건강의 영역에서 바라본 탄산수
배형근 워터 소믈리에

물에 대해 알고 맛과 특성을 이해하는 일은 완성도 높은 미식 경험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 배형근 협회장은 개인의 건강과 지구 환경을 위해 좀 더 깨끗하고 건강한 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탄산수가 대중적인 음료가 되었어요.
탄산음료를 즐겨 마시던 사람들이 요즘은 건강을 생각해 탄산수를 선택하는 것 같아요. 또 파스타나 피자 같은 서양 요리를 일상적으로 먹는 식생활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죠. 다양한 요리를 차례대로 즐기는 문화권에서는 식사할 때 와인을 곁들일 뿐만 아니라 생수보다 탄산수를 선호합니다. 탄산수가 입을 깨끗하게 헹궈 다음 요리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거든요.

탄산수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우선 물은 정제수와 천연수로 나눌 수 있어요. 수원지에서 길어오는 천연수에는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돼 있는데, 땅속에 있는 동안 압력을 받아 자연적으로 천연 탄산이 형성된 것이 천연 탄산수예요. 탄산이 녹아 있으니 산도가 높고, 주변 성분을 끌어들이는 탄산의 성질 덕분에 미네랄도 생수보다 더 많이 들어 있죠. 또 탄산수의 종류에는 천연 탄산수, 천연수에 탄산을 넣은 것, 정제수에 탄산을 넣은 것이 있어요.

천연과 인공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커피나 와인에서 ‘테루아(Terroir)’라는 개념을 사용하잖아요. 물도 수원지에 따라 특징이 다르다 보니 개성 있는 맛을 즐기기에는 아무래도 천연 탄산수가 좋죠. 천연 탄산수에 탄산을 넣은 것은 가격이 높아지는 반면, 정제수에 탄산을 넣은 것은 원산지가 따로 없는 이유기도 하지요.
정제수에 탄산을 넣은 제품도 브랜드마다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정제수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물의 수원지가 제각각이고 물을 거르는 정도, 탄산수를 넣는 방법이나 탄산의 양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맛만으로는 천연과 인공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요. 라벨을 보면 수원지, 제조 공장 등을 확인할 수 있죠.

탄산수의 라벨에서 어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나요?
천연 탄산수는 수원지, 미네랄 성분의 함유량이 적혀 있어요. 일반적으로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을 비롯해 불소, 중탄산, 황산염 등의 미네랄이 있죠. 특히 칼슘, 마그네슘이 많이 함유된 물은 경도가 높아요. 이것을 ‘물이 단단하다’고 표현하는데, 입안에서는 미끄럽게 느껴져요. 물 자체가 강해서 무겁고 자갈 같은 덩어리감이 있는 거죠. 이와는 달리 연수는 청량하고 가는 모래 같은 느낌을 줘요. 탄산수가 아직 낯설다면 미네랄 성분이 적게 들어간 것을 마시면 편안하죠. 또 산성이 강하면 약간 시큼한 맛도 나요. ‘페리에’나 ‘초정 탄산수’가 대표적이죠. 인공 탄산수는 탄산 정도를 따로 표기하지는 않지만 제조 공장, 영양 성분이 적혀 있어요. 제품에 따라 미량의 나트륨이 들어가기도 하거든요.

물맛은 어떻게 구분하시나요?
물을 맛볼 때 중요한 것은 감촉과 무게감이에요. 무심코 마시면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학생들도 두 종류의 물을 비교해서 마시다 보면 구분해내요. 어떤 물은 입에서 굴러가는 것 같고, 달라붙는 듯하거나 까실까실한 느낌이 남는 물도 있죠. 이런 특징을 적어두고 구분해서 기억하기를 반복하면 누구나 물맛을 알 수 있어요. 또 광물질이 많은 물은 흙냄새, 비 오는 날의 먼지 냄새 같은 향이 나기도 하죠.

탄산수가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하나요?
천연 탄산수에 들어 있는 성분 중에 중탄산염이 있어요. 독일의 ‘게롤슈타이너’ 제품에 특히 많이 들어 있는데,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하고 운동 후에 활성산소 발생을 완화시켜서 운동선수들이 즐겨 마신다고 해요. 그 밖에도 소화를 돕거나 입덧을 멈추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있고, 음식물 섭취가 어려웠던 환자들이 탄산수를 마시면 목넘김이 향상된다고 해요.

탄산수를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어디서 온 물인지 알고 마시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음식이나 물건은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물을 살 때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구글맵에 수원지 주소를 검색하면 주변에 뭐가 있는지 나와요. 주변에 아무것도 없을수록 좋죠. 우리나라는 땅이 좁아서 수원지 보호가 어렵지만, 해외에는 수십 킬로미터 반경에 아무것도 없는 수원지도 많거든요. 다음으로, 유통과 보관 환경을 살펴야 해요. 보관 환경이 열악하면 물도 상할 수 있어요. 특히 탄산은 여러 성분을 끌어들이는 특성이 있어서 플라스틱 병에 담긴 탄산수가 여름철 직사광선에 노출된 상태로 쌓여 있다면 환경호르몬이나 미세 플라스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죠.

워터 소믈리에는 어떤 일을 하나요?
물의 맛과 냄새를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판별하는 일을 합니다. 제 경우, 처음에는 와인을 공부하고 소믈리에로 활동하다가 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어요. 그런데 워터 소믈리에는 국가에서 공인해주는 일이 아닌 만큼 좀 더 체계화된 교육이나 이론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고, 물을 평가하는 일을 넘어 건강하고 안전한 물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서 협회를 만들었죠.

워터 소믈리에는 물을 어떻게 심사하나요?
누군가는 혀를 보호하기 위해 고추장도 김치도 먹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다소 과장이 섞인 말이에요. 평가 30분~1시간 전에만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하고 양치를 미리 하는 정도로 준비하죠. 중요한 품평을 앞두고 있을 때는 입이 헐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컨디션 관리를 하고요. 또 평가하는 물의 온도는 15도 정도에 맞춰요. 온도가 너무 낮으면 시원하기만 하니까요. 물맛이 가장 잘 느껴지는 건 상온이지만, 그러면 물의 매력이 가려지기도 하니 적당한 온도가 중요하죠.

탄산수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
생수와 탄산수 시장은 모두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물 브랜드가 200개 정도 있다고 해요. 이 가운데서 선택을 하려면 차별화된 지점이 있어야 하는데, 소비자들은 아직도 가격이나 디자인 정도를 주로 고려하죠. 앞으로는 여기에 환경이라는 가치가 더해질 거예요. 호텔이나 식당에서 물을 사 마시는 것이 일반화된 유럽이나 호주에서는 물병을 회수하는 곳도 많아요. 우리나라에서 술병을 수거해서 재활용하는 식인데,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근 국내 브랜드 제품 중에는 라벨을 아예 없애거나 플라스틱 소재의 뚜껑 크기를 줄인 것이 눈에 띄어요. 저 역시 앞으로의 변화가 자못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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