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적인 공간의 럭셔리

오늘날 주방은 사용자의 특징을 꿰뚫어 가장 개인적인 환경을 구현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GAGGENAU
독자성을 고집하는 수가공 생산 방식

영화 <기생충>의 박 사장 집 냉장고 브랜드라는 유명세 외에도 가게나우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333년의 역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전 브랜드, 다품종 소량 생산을 원칙으로 하는 수가공 생산 시스템 등 흥미로운 점도 많다. 가게나우는 1683년 독일에서 망치와 못을 만드는 대장간으로 출발해 2차 세계대전 후 셰프 조르지 본 블란켓이 본격적인 빌트인 주방 가전을 생산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오래도록 쌓아온 메탈, 애나멜 같은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보쉬와의 인수 합병 이후에는 첨단 기술력이 더해지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가게나우의 정체성은 더 많이 판매하기보다 소비자가 최상의 만족도를 경험하게 만드는 데 있다. 그 예가 바로 모든 제품의 핸들 방향을 좌·우로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것. 또한 주방에 가전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왼손잡이 같은 개인의 고유한 습성, 또는 주방의 동선이나 구조 같은 환경을 고려해 사용자에게 가장 최적화된 가전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건설사, 인테리어 전문가 등을 통해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접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이젠 초프리미엄 가전도 B2B를 넘어 B2C인 시대가 됐죠. 자신의 취향, 공간,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가전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요.” 가게나우, 보쉬, 지멘스를 공식 수입하는 화인어프라이언스 이덕형 상무의 설명이다. 정교한 디자인과 섬세한 기능이 호응하는 방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가게나우의 시그너처 모델인 배리오 쿨링 400 시리즈는 최초의 모듈식 냉장고로 외부는 물론 내부 전체에 메탈 소재를 적용해 간결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또 메탈 소재는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아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식재료의 변질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냄새도 중화시킨다. 최근 리뉴얼 버전은 변온 기능에 터치 방식을 적용했지만, 습도 조절은 아날로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 전통과 혁신을 넘나든다.


DACOR
테크와 크래프트 정신의 결합

삼성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체험할 수 있는 ‘데이코 하우스’는 삼성 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삼성대치점 4~5층에 ‘누군가의 집’처럼 자리하고 있다. 6가지 콘셉트의 주방에는 불탑, 보피, 포겐폴, 지메틱, 라이히트, 다다 등 유럽 유명 주방 가구와 데이코의 가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삼성이 미국의 명품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한 해가 2016년. 데이코는 주방 환기 후드 개념이 없던 1900년대 중반, 최초의 가정용 환기 후드 제작을 시작으로 북미 럭셔리 주거 시장에서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로 인정받아왔다. 삼성과 결합한 뒤 데이코는 브랜드의 DNA에 최첨단 기술을 주입했다. 가전마다 복잡한 매뉴얼을 숙지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과 연결된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주방을 제어할 수 있게 한 것. 인덕션과 후드는 블루투스로 연결해 요리할 때 따로 후드를 켜지 않아도 자동으로 주방 공기가 쾌적하게 유지된다. 또한 인덕션의 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레시피를 검색하고 영상을 보며 쉽고 즐겁게 요리할 수 있다. “요즘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의 60%를 보내는 주방은 음식을 만들거나 보관하는 장소 그 이상이죠. 소셜라이징의 공간일 수 있고, 취미가 풍요로워지는 공간일 수도 있어요.” 데이코 관계자의 말이다. 두 종류의 냉장고와 냉동고, 김치냉장고와 와인 셀러, 오븐, 인덕션, 후드와 식기세척기를 포함한 데이코의 모더니스트 컬렉션은 기술과 장인정신이 결합한 ‘테크 크래프트’ 정신을 표방한다. 기술뿐 아니라 소재에서도 차별화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 것. 냉장고의 내부에 메탈과 함께 사용한 포슬린은 1100℃ 이상에서 두 번 굽고, 27단계의 공정을 거친 뒤 방탄용 아라미드 소재로 보강해 손상에 대한 걱정도 줄였다. 전통적인 빌트인 가전이 기술과의 조화에 몰두할 때, 데이코는 동시대적인 빌트인 가전에 대한 정의를 정립하며 새로운 럭셔리를 위한 주방을 완성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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