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튜브의 인테리어 고수들

개인이 영유하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 전례 없이 높아졌다. 대중과 인테리어 노하우를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만나 지금 주거 공간에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인테리어조아
김정은 디자이너
처음 내 집을 리노베이션하면서 끝없는 선택지의 파도에 휩쓸려본 경험이 있는가. 유튜브채널 인테리어조아는 혼란스러운 나 대신 야무진 언니가 집을 탈바꿈시키는 과정을 도와주는 것만 같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정은은 ‘손톱과 어금니’라는 뜻의 한자어이자 쓸모 있는 사람을 비유하는 ‘조아(爪牙)’라는 닉네임처럼 인테리어를 앞둔 이들을 돕고자 1년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실내건축과 교수를 겸하는 만큼 색채, 비용, 시공, 자재 같은 세부 사항부터 공간 정리 비법까지 특강을 하듯 명료하게 알려준다. 2만 명이 넘는 구독자 중에는 현업 디자이너도 여럿일 정도다.

인테리어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회사에서 상업 공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13년간 일하다 몇 해 전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었다. 첫 작업이 40대 부부의 아파트 인테리어였다.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온전히 녹아 있는 주거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이 내게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클라이언트와 성향이 잘 맞아 대화를 많이 나누었는데, 그 작업 과정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유튜브를 검색하면 ‘셀프인테리어’와 관련한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전문가에게 인테리어를 맡길 때에도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정보가 많은 만큼 A에서 Z까지 자세히 알려주는 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구독자는 30대 후반에서 60대까지 집의 리모델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다. 3040대는 자신의 집을, 60대는 주로 자녀의 집을 고치려 한다.

요즘 자신의 주거 공간을 방송에서 드러내는 연예인도 늘어나고, 유튜브 콘텐츠도 무척 많아졌다.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으면 홈 퍼니싱 시장이 커지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3년 전 돌파했는데, 최근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주거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상업 공간 위주로 작업하던 동료들도 주거 공간에 관심을 기울이고, 인테리어 방송 패널 섭외 연락도 자주 받는다. 온라인을 조금만 뒤져봐도 인테리어 후기가 넘쳐나니 각자의 욕망과 로망을 실현하기 쉬워진 것 같다.

코로나 이후 주거 공간에 나타난 구체적 변화는 무엇인가?
예전에는 집에서 하는 행위가 자고 먹고 쉬는 데에 그쳤다면, 이제 놀고 일하는 개념이 추가됐다. 사람마다 놀고 즐기는 방법이 다르기에 알파룸 또한 홈카페, 시네마룸, 오디오룸 등 역할이 제각각이다. 단 오피스 공간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넓은 집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4인 가족에게 30평대가 적정하던 시대가 지난 느낌이랄까. 오피스룸을 따로 마련하기 어렵다면 파티션으로 공간을 분리하거나 낮은 벽을 세워 안정감 있게 작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인기 있는 인테리어 스타일이 궁금하다.
변하지 않는 스타일 6가지(모던, 북유럽, 내추럴, 인더스트리얼, 프렌치, 클래식)를 서로 조화시킨 인테리어가 늘 인기인 것 같다. 최근에는 뉴트로 콘셉트를 선호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3년 전쯤에 트렌드 세미나에서 발표된 콘셉트로 짙은 색의 나무, 고방 유리, 스테인드글라스, 비비드 컬러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콘셉트가 발표되면 1년쯤 지나면 상공간에 도입되고, 사람들 눈에 익숙해지면 그제서야 집에 적용되는 흐름을 따른다.

Ⓒ 인테리어 조아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채팅방을 오픈하기도 한다.구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하나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해야 기회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흐지부지한 것을 못 참는 외향적인 성격이기도 하다. ‘이 자재를 할까요, 저 자재를 할까요?’ 물으면 ‘이것으로 하세요!’ 하고 분명하게 답한다. 그런 시원시원함 때문에 구독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집도 궁금하다.
남편과 초등학생 딸과 함께 산다. 다들 물욕이 크지 않아 집 인테리어는 미니멀하다. 대신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다고 생각한다. 방 하나에 하나의 기능만 부여하는 건 고정관념이다. 제일 큰 안방을 남편과 나눠 쓴다. 옷장을 중간에 두고 남편은 안쪽, 나는 바깥쪽 공간을 사용한다. 또한 요즘처럼 정리 컨설턴트가 뜨기 전부터 정리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왔다. 새 물건이 들어오면 비슷한 헌것을 즉시 버리고, 수납장은 일부를 비워둘 것! 집을 말끔히 유지하는 비법이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면?
매해 출간되는 인테리어 트렌드 책을 읽고, 리빙 페어 같은 박람회에 가서 직접 눈으로 자재나 컬러를 확인한다. 또 매달마다 잡지에 실리는 이미지를 훑어보며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선호도를 파악하고, 날마다 인테리어 플랫폼인 오늘의집이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대중이 트렌드를 어떻게 집에 반영했는지 살펴본다. 핀터레스트 이미지와 네이버리빙에 업로드되는 이미지가 차이가 있는 것처럼 전문가 시각과 일반인의 집에 실제로 적용되는 디자인은 다를 때가 많다. 디자이너로서 앞으로도 이런 갭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싶다.


스티브집스
강요한·최아름·조충현
트래킹되는 자막, 속도감 있는 편집, 개그맨과 아티스트 출연 등 스티브집스는 늘 봐오던 차분한 인테리어 영상과는 결이 다르다. 위트 있는 채널 이름처럼 영상에 예능적인 요소가 잘 어우러지는 이유는 기획자들의 케미가 뛰어나기 때문. 조충현 전 KBS 아나운서의 진행 능력에 BIMD 건축사무소를 이끄는 강요한 디자이너의 경험, 여기에 기자 출신인 최아름 기획자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영상 업로드를 시작한 지 이제 5개월 차지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셋이 모여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최아름(이하 최) 인도네시아에서 오래 생활한 경험을 살려 상수동에 동남아 음식점 ‘빈땅’을 운영한 적이 있다. 이때 친구인 강요한 실장이 인테리어를 맡았는데, 다리 없이 천장에 고정한 테이블 같은 개성이 뚜렷한 인테리어 덕분에 매거진 20곳에서 촬영을 요청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세 사람 모두 패션, 음식,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레 친해지게 되었다. 30대가 가기 전 같이 재미있는 도전을 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 조충현(이하 조) 사실 나는 인테리어업계 불신론자였다. 신혼집을 고칠 때에도,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음식점을 꾸밀 때에도 내가 직접 인테리어업체를 찾아보고 정했지만 마음에 쏙 들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전적 손실을 겪기도 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제대로 알아보고 싶었고, 요즘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지금 촬영차 온 더북컴퍼니 건물은 조명, 색채 등 디테일이 많아 보는 재미가 있다.(웃음)

유튜브를 시작한 시기가 코로나 이후다. 높아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결과인가?
강요한(이하 강)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최근 인테리어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 타고 다니는 차, 드는 가방, 입는 옷보다 집은 자신의 취향을 오롯이 표현하는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데 겉만 화려하고 집 안은 엉망이면 무슨 소용인가.

입테리어, 강스터치, 스티브집스 등 영상 구성이 다양하다.
무몰딩, 조명 등 인테리어 초보인 내가 질문하고 강실장이 알려주는 ‘입테리어’, 직접 시공한 공간을 함께 찾아가는 ‘강스터치’, 작가나 개그맨 등 인맥을 활용해 인플루언서의 공간을 탈바꿈시키는 ‘스티브집스’까지 세 개의 시리즈로 나뉜다. 입테리어는 한 주에 한두 개, 스티브집스와 강스터치는 시간이 소요되기에 프로젝트성으로 진행하고 있다.

Ⓒ 스티브 집스

코로나19가 주거 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코로나가 공간을 활용하는 인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된 것 같다. 가족이 각자의 공간에서 컴퓨터나 휴대폰을 이용하는 데도 굳이 거실에 소파와 TV를 두어야 하는지, 발코니를 짐을 쌓아두는 용도로만 활용해야 하는지 등 이전에 당연시했던 공식들에 의심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베란다에 쌓인 짐을 치우고 티타임을 위한 라운지 체어를 둔다든지, 거실을 쪼개어 구성원 각자가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든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활용 방법이 등장할 것이다. 최근 발코니 활용법과 홈트방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앞으로 이런 주제의 영상을 더 고민해볼 예정이다.

간단하게 집 안을 바꿀 수 있는 인테리어 팁을 공유한다면?
집의 확장한 베란다 공간의 단을 15cm 정도 올려 공간을 구분했다. 지금은 아내가 선반과 테이블을 두고 꽃꽂이 작업을 하는데, 용도가 확실히 나뉘어져 자주 사용하고 있다. 바닥에 편차를 두어 구획하는 것도 데드 스페이스를 줄이는 방법일 듯하다. 비슷한 오브제를 두세 개 배치하면 집 안 분위기가 정돈된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나무 오브제를 곳곳에 두어 통일감과 함께 하나의 콘셉트를 부여했다.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하다.
개인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 댓글의 반응이 확실히 다르다. 질문과 요청이 많아 구독자들이 그간 인테리어 정보에 대한 갈증이 컸다는 걸 느꼈다. 갈증을 풀어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고, 여러 사람과 협업해 개개인의 개성이 반영된 다채로운 공간을 소개하고 싶다. 스티브집스에 당신의 공간을 공유해주세요!

Editor 안서경
Photographer 정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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