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의 패션쇼

언택트 시대의 패션쇼는 인형극, SF에 버금가는 필름, 영화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전 세계 VIP들로 북적였던 관객석은 텅 빈 채로.

 

Moschino
모스키노의 76cm 월드

모스키노 컬렉션 영상을 클릭해봤다면 두 눈을 의심했을 테다. 76cm의 인형들이 모델 자리를 대신했으니 말이다. 관객석에는 패션계 인사들을 데칼코마니처럼 재현해놓았다. 선글라스를 낀 안나 윈투어부터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 모스키노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까지! 작아서 더 만들기 어려웠을 룩들도 지퍼 하나까지 섬세하고 꼼꼼하게 구현했다. 인형들이 진짜 사람처럼 움직이는 것같이 촬영하기 위해 4일이나 투자했다고 한다. 늘 재기 발랄한 상상력으로 보는 이를 즐겁게 해주는 제레미 스캇이 이 엄중한 시대에 주는 선물 같은 쇼쇼쇼! 과거 프랑스의 인형극 떼아트르 드 라 모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Thom Browne
서기 2132년 톰 브라운의 우주 올림픽

톰 브라운은 오프라인 패션쇼 대신 22세기의 달나라로 우리를 초대했다. ‘2132년 달에서 열린 우주 올림픽의 선수단복을 디자인한다면?’이라는 가정하에 마련한 패션쇼는 마치 SF 영화를 보는 듯한 생동감을 전해준다. 우주 위원회의 중계 아래 실제 미국의 육상 선수 켄들 베이스든과 펜싱 선수 레이스 임보덴, 다이빙 선수 스틸 존슨 등이 등장해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강력한 태양 광선 때문에 선수 모두가 반사 안경을 착용했다”는 멘트를 듣고 있으면 현실과 동떨어진 듯 보이는 패션 아이템들이 납득되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Chloé
거리 위의 끌로에

끌로에는 2021 S/S 컬렉션을 거리에서 생중계하면서 런웨이와 현실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물었다. 센 강변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광장의 계단에 앉아 대화를 하고,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어딘가로 걸어가는 모델들을 담은 영상은 더없이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희망을 품은 계절(A SEASON IN HOPE)’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익숙한 일상적 공간에서 제시하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세계인을 매료시킨 끌로에의 영상을 꼭 찾아보길.


Miu Miu
패션쇼 스크린에 내가 나온다면

많은 사람이 모이기 어려운 요즘, 관객을 초대해 패션쇼를 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미우미우는 이런 상황에 안전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방식으로 대처했다. 바로 쇼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관객들을 등장시킨 것. 쇼를 보는 모두가 방구석 1열이었지만 컬렉션 룩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스크린에 등장하는 인플루언서들과 패션 관계자들을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녀시대의 윤아가 참여해 스크린을 빛냈다.


Prada
진정한 프라다네스를 향한 씬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무관중 패션쇼로 진행했음에도 비디오그래퍼와 모델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담은 영상을 송출한 프라다. 미우치아가 사랑하는 1920년대 여성의 실루엣과 스포티한 디자인에 라프 시몬스의 그래픽 디테일을 살린 룩을 줄지어 내보냈다. 바로 이어 라프 시몬스와 미우치아 프라다가 함께 앉아 있는 장면으로 전환되며 패션 애호가들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패션계의 두 거장이 팬들의 질문에 답하고 진정한 프라다네스(Prada-ness)가 무엇인지 탐구한 이 쇼는 두고두고 회자될 테다. 만약 팬데믹 시대가 아니었다면 라프 시몬스와 미우치아 프라다의 대담을 오직 사진과 글로만 만났을테니.

Editor 이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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