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취향

이들에게 일터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작업실이자 자신의 스타일
취향을 드러내는 쇼룸이다.

@archivepke
아카이브앱크
임세희 프로젝트 매니저

아틀리에와 참 잘 어울려요.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었나요?
온라인 채널을 베이스로 브랜드를 정식으로 론칭한 지 일 년이 되면서 브랜드의 가치나 감성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판매를 위한 매장이라기보다 아카이브앱크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것들을 만들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 쇼룸에 아틀리에라는 이름을 붙였죠. 누군가가 실제로 살고, 작업하는 듯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서울숲 근처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해 있네요.
처음부터 마당이 있는 2층 양옥집을 찾아다녔어요. 70년대에 지어진 집이지만 꽃도 피고 나무도 무성해서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이국적 느낌이 들죠. 2층에는 낮에 해가 정말 예쁘게 들어오는데, 햇살이 공간을 채우고 나무와 창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어요.

아카이브앱크의 모든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틀리에 2층 공간.

평소 옷 입는 스타일이 오늘과 비슷한가요?
주중에는 브랜드를 대표할 일이 잦기 때문에 앱크 스타일이라고 칭할 만큼 브랜드와 결을 같이해요. 편안한 오버사이즈의 매니시 무드죠. 스스로도 맨즈웨어를 즐겨 입어요. 가지고 있는 아우터가 대부분 맨즈웨어일 정도로요. 컬러는 톤온톤으로 맞출 때가 많고요.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캐시미어 니트 두 개를 겹쳐 입어봤어요. 안에 입은 건 목도리로도 숄로도 활용할 수 있는 남성 사이즈의 캐주얼한 니트예요. 팬츠는 스트레치 소재여서 편안하죠. 슈즈는 아카이브앱크의 2020 F/W 신제품인 앵클부츠를 신었어요. 바지와도 스커트와도 잘 어울리죠. 기존 라인과는 달리 앞코가 좀 더 뾰족하고 길어요. 여행지의 붉은 벽돌에서 영감을 받은 테라코타 컬러로 저희의 시그니처 컬러이기도 해요.

올 시즌 원마일 웨어 최애템을 꼽자면요?
부드러운 캐시미어 소재의 트레이닝복 세트요. 평소 질 좋은 캐시미어 니트를 즐겨 입어요. 캐시미어 자체가 워낙 포근하고 따뜻한 데다 가볍고 편안해서 추운 겨울 집 안에서도 밖에서도 실력을 발휘하는 소재죠.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날이 더 많잖아요. 원마일 웨어는 어때야 할까요?
편하지만 초라해 보이지는 않아야겠죠? 캐시미어 니트웨어는 소재 자체의 힘이 있기 때문에 액세서리를 포인트로 삼고 아우터에 힘을 실으면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을 거예요.

오늘같이 입은 날엔 주로 어디에 가나요?
공원에서 음악 들으며 책을 읽어도 좋고, 낮에 와인을 마시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에요. 자양동의 내추럴 와인 바 ‘에이커’는 언제나 제 취향에 딱 맞는 와인을 추천해줘서 자주 가요. 에이커의 따듯한 우드 톤 인테리어가 오늘의 착장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요즘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나요?
향에 관심이 많아요. 공간에 맞게 각기 다른 향을 뿌리죠. 차에서는 잔디밭에 누워 있을 때 풀이 눌린 듯 향이 싱그러운 ‘페파민트’의 ‘썸머 그라스’, 집에서는 방금 세탁한 듯한 ‘에브리데이365’의 ‘잠깐의 휴식’을 애용해요. 몸에 뿌리는 향수로는 10년째 ‘키엘’의 ‘오리지널 머스크’를 쓰고 있죠.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4길 7 문의 02-6397-0917

 


@bomarket
보마켓
유보라 대표

생활 밀착형 편집숍이라는 보마켓의 슬로건이 흥미로워요.
일상을 아름답게(Beautiful Ordinary)라는 의미를 담은 라이프스타일 마켓이에요. 기본적으로 제 생활 속에 아름답게 자리하면서도 실용성까지 갖춘 물건들과 신선식품, 가성비가 좋은 와인과 치즈 등의 식료품을 선보이고 있죠. 직접 써보고 먹어본 뒤 편리하거나 마음에 드는 것들만 모아두었어요.

1호점과 2호점 모두 아파트 단지에 자리해 있어요.
오래된 아파트 단지 안에 문을 연 이유는 보마켓이 생활 밀착형 공간이기 때문이죠. 제가 남산맨션에 거주하면서 느낀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1호점에 이어 2호점도 동네 마켓으로서 입지를 잘 다질 수 있는 장소를 선정했어요. 사람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해서요.

매장 한편에서는 스티커 메모, 구버 크레용 등 문구용품과

동네에 따라 상품 구성에도 차이가 있나요?
그 동네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요. 1호점은 종종 소외되는 어린이와 강아지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2호점에는 작은 빵집을 꾸렸죠.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주민들이 빵집을 기대하더라고요. 아직은 가오픈 기간이어서 주민들이 어떤 빵을 선호하는지 관찰 중이에요.

마켓에 나올 때 주로 오늘처럼 입나요?
요즘은 대부분 마켓의 에너지와 어우러지는 것들로 매치해요. 오늘은 ‘베지터블 플라워 스튜디오’의 애플 미니 앞치마와 레드 스타킹, 스니커즈의 조합이죠. 스타킹과 스니커즈를 컬러별로 모으는데, 어느 날 보니 베지터블 앞치마 시리즈의 컬러와 자연스럽게 조합이 되더라고요. 주름 스커트는 이세이미야케 제품인데, 물세탁을 해도 변형이 없어요. 그리고 그들만의 미학적이고 실용적인 아름다움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평소 옷을 입을 때 포인트 컬러를 염두에 두는 편인가요?
오늘은 연말의 특별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상하의 모두 빨간색을 입었는데, 보통 하루를 시작할 때의 기분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무채색 옷도 많지만, 확실히 컬러가 주는 기운이 있어요. 요즘 남산 산책을 자주 하다 보니 아름다운 자연의 색이 눈에 들어와요.

컬러 매칭 팁이 궁금하네요.
그날 하루의 기운을 복돋아주는 느낌을 중시하는 편이에요. 꼭 컬러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상에서 에너지를 주는 포인트를 찾아 하루의 즐거움을 챙겨보면 어떨까요?

요즘의 생활 밀착형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마켓에 나가기 전에 ‘오늘은 어떤 채소를 입어볼까?’ 생각하는 게 큰 즐거움인 것 같아요. 매일 열리는 이벤트처럼 보마켓과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매치하는 데 몰두하고 있죠. 즐겁게 일터에 나올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디자이너였다고 들었어요. 주로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나요?
원형이 있는 디자인을 좋아해요. 오늘 신은 꼼데가르송×컨버스 스니커즈의 경우, 브랜드에서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원형의 틀을 만들어두고 매년 그해의 컬러를 지정해 적용하죠. 보마켓에서 판매하는 캠트레이도 마찬가지예요. 회사에서 만든 첫 제품인데 여전히 고유성을 유지한 채 컬러만 바꿔 생산하죠.

보마켓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요?
현재의 1호점과 2호점, 또 언젠가 열게 될 3호점까지 보마켓이 원형을 유지한 채 계속 발전해나갔으면 좋겠어요. 보마켓의 시작인 1호점이 실제 주민들이 이용하는 소박한 마켓이라면 2호점은 1호점에 빵 가게가 더해졌고, 다음 3호점은 또 그 나름대로 자리한 동네에 맞게 발전하겠죠. 사실 뭔가를 기획하기보다는 지역에서 원하는 걸 듣고 만들어갈 뿐이에요.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286 문의 02-792-3380

Editor 한지혜, 손지수 Photographer 송시영(레디투웰니스,
아카이브앱크), 이석영(라페트&더맨션, 보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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