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카페 3라운드

성수동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골목 사이로 개성과 실력이 확실한 카페들이 점점 늘어난다. 성수동과 심적으로 가깝지 않을 스타일러들도 즐겁게 갈 수 있는 최신의 카페를 찾아갔다.


브루잉 세레모니 @brewingceremony 

서울 성동구 연무장5가길 22-1
월~토요일 11:00~21:00
브루잉 커피 5천원

브루잉 세레모니에 처음 간다면 조금 헤맬지도 모른다. 간판은 아주 작고 문도 눈에 띄지 않는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간결한 인테리어 사이로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들려온다. 손님들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아 저런 사람들이 성수동에 있나’ 싶은 세련된 사람들이 앉아 있기도 하다. 브루잉 세레모니도 커피가 맛있다. 직접 내려주는 드립 커피다. 원두도 대표가 직접 볶는다. 지금은 커피 4종을 준비했고, 커피를 시키면 각각의 메뉴판과 함께 준다. 명함만 한 종이에 원두 각각의 특징을 적어둔 것이다. 이것도 주인이 직접 적었다. 이런 식으로 브루잉 세레모니의 모든 것에 주인의 의도와 정성이 담겨 있다. 멋진 인테리어와 조용한 음악도. 음악은 라디오 스위스 클래식의 독일어 버전이다. 잔은 도예가가 만들었다. 물잔은 얕은 잔 같은 유리컵. 가게를 이루는 모든 것에 신경을 쓴다. 동시에 부담스럽지는 않다. 과시하거나 티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눈 밝은 사람이 알아볼 수 있을 뿐이다. 때론 다른 것이 신경 쓰일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나는 그냥 보통 중년 여성, 아이 엄마인데 세련된 성수동 카페에 가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저희 가게에 들어오며 눈치가 보일 수는 있어요. ‘저희가 들어가도 되나요?’라고 물어보신 손님도 계셨어요. 하지만 성수동 자체가 고정된 틀이 없는 동네라고 생각해요. 와 보시면 선입견은 부질없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나이는 상관없어요. 딸과 아버지, 아버지와 아들, 중년 부부가 함께 오기도 합니다.” 브루잉 세레모니 최완성 대표가 말했다. 아이들과의 동행은 어떨까? “노키즈 존 아닙니다. 테이블이 움직이니까 아이들이 다칠까 봐 걱정일 뿐이에요. 아기들이 오면 저희도 신기하고, (커피 전문이다 보니) 아기들 먹을거리가 없어서 미안해요. 아기들은 주스를 마시나 아포가토에 커피를 빼고 먹습니다.” 주차는? “근처 공영주차장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역시 내내 세심하고 친절하다.


카모플라쥬 @camouflageswimminginthedarksea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1길 9
매일 08:30~20:30
플랫화이트 6천원

카모플라쥬의 외관은 어쩐지 밀레니얼 이상은 반기지 않으려나 싶을 만큼 힙해 보인다. 벽에는 큰 그래피티가 그려 있고 바닥엔 스트리트 브랜드의 러그가 놓여 있다. 멋있는 옷을 입은 젊은이들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며 커피를 마신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커피가 맛있다는 점이다. 커피 맛으로 블루리본까지 받았다. “좋은 재료를 중요하게 여겨요. 로스팅 잘하는 것, 추출 잘하는 것 같은 기본적인 일이 가장 어려워요. 커피마다 캐릭터가 있어요. 저희의 일은 (커피콩의 맛을) 다듬는 일이지 변형시키는 일이 아니에요. 농부들이 열심히 키운 커피는 자란 환경에 따라 이미 특징이 다 정해져 있어요. 그 특징을 다듬을 때 실수하지 않고 망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카모플라쥬 유근철 대표의 말이다. 커피가 맛있어도 가기 망설여지는 분위기는 아닐까? 커피를 잘 아는 멋쟁이 젊은이들만 가는 곳은 아닐까? “시드니에서 일했던 카페에서도 힙합 음악이 나왔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저는 이런 공간에 멋있는 분들 오시면 뻔하다고 생각해요. 조용한 느낌의 아주머니, 정장 입은 분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좀 더 커피 문화가 정착되면 옷과 태도에 상관없이 커피를 경험하겠죠? 그냥 여기는 커피를 좋아하는 공간이고, 5천원짜리 커피 시켜 마시는 곳이에요. 부담 안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멋진 생각이다. 아이들은? “호주에서는 노키즈 존도 없고, 반려동물은 일상이에요. 그랬던 5년 동안 한 번도 문제나 불편을 못 느꼈어요.” 카모플라쥬가 서울 사람들에게 줄 수 없는 건 주차장뿐이다. “그건 죄송해요. 15분쯤 걸어야 하지만 서울숲 공영주차장을 추천해요.” 커피 맛을 생각하면 그럴 가치가 있다.


옹근달 @onguendal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7길 41-1
매일 11:00~22:00
아메리카노 5천원

옹근달은 죽전에서 마카롱으로 큰 인기를 얻은 르헤브드베베가 성수동에 낸 카페다. 르헤브드베베는 맛있는 마카롱으로 <수요미식회>에까지 나올 정도로 유명한 마카롱 전문점이다. 죽전, 일산, 주요 백화점 등에 진출한 후 성수동의 공장 건물 전체를 개조해 옹근달이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성수동의 특성상 인테리어만 하려 했다가 증축 공사까지 하는 바람에 생각보다 공사가 길어졌고, 그래서 코로나가 한창인 올해 3월에야 문을 열었다. 그래도 이미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많이 온다. 옹근달은 베이커리로 시작한 만큼 다양한 빵이 자랑이다. 시기와 계절에 따라 50종 전후의 빵을 늘 맛볼 수 있다. 르헤브드베베가 자랑하는 다양한 마카롱도 당연히 모두 구비되어 있다. 커피를 직접 볶지는 않지만 분당의 180커피로스터스와 대전의 톨드어스토리로부터 원두를 받는다. 다양한 커피와 빵 종류를 성수동 분위기의 넓은 가게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옹근달의 큰 매력이다. 옹근달에서 요즘 계절에 추천하는 빵은 바브카. 폴란드에서 할머니들이 구워주는 투박하고 못생긴 빵이다. 초콜릿과 시나몬 등 각종 견과물이 들어 있어서 먹으면 오래 배가 부르다. 성수동은 나이 든 사람이 가면 좀 불편할 거라는 생각이 있다. ‘아이와 함께 갈 수 없다거나, 주차가 애매하지는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적어도 옹근달에서는 그럴 걱정이 없다. 강남권 혹은 아파트촌의 카페처럼 발레파킹을 지원한다. 강남 사람들이 가는 동네에서 발레파킹은 수돗물처럼 당연하지만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운 성수동에서는 따로 적어둘 가치가 있을 정도로 특별한 일이다. 카페 공간 역시 넓어 아이들과 함께 와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 “도심 속의 힐링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임수미 대표가 말했다. “르헤브드베베는 마카롱 브랜드이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만나는) 손님과 소통해보고 싶었고요. 성수동을 선택한 이유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역이기 때문이었어요. 빠르게 변화하는 곳이기도 하고, 낡고 허름한 것들 사이에 다양한 것들이 섞여 있어서 재미있기도 하고요.” 그의 말이 우리가 성수동을 찾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컨템포 @contempocoffee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7-1
매일 11:00~20:00
커피 5천원

컨템포는 이번에 소개하는 카페 중 가장 특이한 곳이다. 컨템포가 다른 카페와 가장 다른 것은 목적이다. 이곳은 가구 브랜드 잭슨카멜레온의 쇼룸 역할을 한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찾을 만한 가치가 있다. 가구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요즘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페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데 덜 알아봐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 컨템포 손지은 매니저가 말했다. 그는 2019년 1월 이곳이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일하고 있다. 실제로 카페로서의 컨템포도 신경을 확실히 쓴 공간이다. 부산의 베르크 로스터스 등 공간의 분위기와의 어울리는 유명 원두를 사용한다. 요즘 카페의 성공 공식 중 하나인 디저트도 전문 업체인 마망갸또에서 공급받는다. 컨템포는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도 부담이 없다. 노키즈 존도 아니고, 전반적으로 가구 모서리가 둥글게 마무리되어 아이들에게도 덜 위험할 것 같다. 실제로 주말에는 아이들도 많이 오고, 애견 동반도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와 강아지가 함께 있는 가족이 성수동에 나온다면 기억해둘 만한 장소다. 가구 쇼룸이기도 하니 가구 구경할 겸 나와도 좋을 것이다. 스타일러에게는 컨템포의 카페만큼이나 인테리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카페인 동시에 가구 회사에서 운영하는 쇼룸이기 때문에 한 번씩 인테리어를 바꾼다. 교체 주기는 비정기적이지만 이미 다섯 번 인테리어를 바꾸었다고 한다. 취재를 위해 찾은 2020년 11월 시점으로는 다양한 러그를 활용해 세련되면서도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가구를 사러 가는 길이라면 주차도 지원해준다. 가구를 사는 사람들은 컨템포에서 도보 3분 이내의 성수주차장에서 1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성수주차장이 컨템포와 가장 가까운 주차장이라 하니 차를 가지고 간다면 참고하자.

Contributing Editor 박찬용
Photographer 신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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