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에 가면 좋을 뮤직 바

음악과 술이 필요한 12월의 밤을 위하여.


소울빌
주소 종로구 사직로12길 19-11

서울 내자동에는 본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한옥 50여 채가 정겹게 모여 있다. 그 비좁은 골목 사이로 근사한 주류 리스트를 자랑하는 아늑한 위스키 바와 칵테일 바들이 마주하고 있다. 리스닝 바 ‘소울빌’도 그중 하나.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독일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의 거대한 스피커는 이곳의 시그너처 아이템이다. 장밋빛의 혼 스타일 스피커에서는 바로 눈앞에서 연주하는 듯한 생생한 사운드가 드라마틱하게 번져 나오고, 마치 주인공은 음악이라는 듯 위스키 보틀은 벽면 선반에 한 발 비켜서 있다. 재즈와 블루스, 클래식과 영화음악을 넘나드는 플레이리스트는 하나같이 술과 밤을 즐기기에 최적의 무드를 만들어준다. 100% 보리로만 증류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점도 소울빌의 매력이다.

♬ 영화 <팬텀 스레드>의 삽입곡 ‘House of woodcock’은 피아노와 현악기가 어우러진 우아한 선율이 특징으로, 낯선 공간을 금세 아늑하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에스프레소의 풍미와 달콤쌉싸름한 다크초콜릿 향이 감도는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모렌지 시그넷을 한 잔 곁들여볼 것.


더팀버하우스
주소 강남구 테헤란로 606

과하지 않은 소음, 세련된 감각의 인테리어, 호텔 바에는 특유의 정돈된 공기가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 지하 1층에 자리한 더팀버하우스는 재즈, 보사노바, 펑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수천 장의 바이닐이 진열돼 있는 레스토랑 겸 뮤직 바. 오래된 목재에 한국적인 소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바이닐 음악을 더욱 편안하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에 비틀스, 스팅 등 대중에게 친숙한 아티스트의 곡도 종종 흘러나온다.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7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전문 DJ가 음악을 선곡해준다. 다채로운 주류뿐만 아니라 달마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일식 베이스의 한정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장점. 12월에는 다금바리 사시미 플래터를 즐길 수 있다니 입과 귀가 모두 즐거운 디너를 원하는 이들이 반길 소식이다.

♬ 연인과 함께 연말을 보낸다면 사랑을 모티프로 한두 곡을 연이어 들어보길 권한다. ‘키티 레스터의 ‘When A Woman Loves A Man’, ‘스티비 원더의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를 들을 때 어울리는 술은 시그너처 칵테일인 ‘어딕션’. 달콤하면서 아로마틱한 텍스처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로스트 성수
주소 성동구 연무장5가길 32

연무장길의 재즈 바 ‘포지티브제로 라운지’에 이어 팀포지티브제로가 아날로그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로스트 성수’를 열었다. 공장을 개조한 이곳은 본래의 높고 낮은 층고를 살려 채광에 따라 바뀌는 조도가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패치워크 천처럼 제각기 결과 색감이 다른 목재 인테리어 역시 멋스럽다. 1층은 레코드 바와 LP를 청음하고 판매하는 숍으로, 2층은 내추럴 와인 바로 운영 중. 음악은 바와 LP 숍의 큐레이션을 담당하는 DJ 재재(Jaezae)가 레게, 힙합, 하우스, 소울 등 국적과 장르를 불문하고 개성적인 믹스셋을 선보이는데, 숍에서 판매하는 판을 골라 신청할 수도 있다. 목요일에는 그가 직접 플레이하고, 금요일·토요일 밤에는 다양한 실력파 로컬 DJ들이 바이닐 셋을 제안한다.

♬ 가장 특별한 LP를 꼽자면 영국의 유명 포토그래퍼이자 뮤지션인 스티브 히트의 1983년 일본 발매 오리지널 앨범. 연말과 어울리는 곡으로는 미국의 소울 뮤직 그룹인 ‘트와일라잇’의 1986년 발매 앨범 <Pains of Love> 수록곡 중 ‘You Look So Good’을 추천한다. 듣기 편한 90대 BPM에 달달한 멜로디, 소울 충만한 듀오의 보컬이 어우러져 추운 겨울날 핫초콜릿을 한 모금 마시는 기분이다.


에브르
주소 마포구 동교로46길 42-9

온라인 바이닐 숍 ‘라드’를 운영하던 대표가 레코드와 바를 결합한 사운드 라운지를 연남동에 오픈했다. ‘에브르’는 빈티지 음반의 헤비 셀렉터이자 10년 경력 LP 플레잉 디제이의 감성과 취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소장 음반은 주로 1970~80년대 앨범으로 재즈와 소울, 펑크, 디스코 등 장르도 다양하다. 바이닐이 지닌 빈티지한 사운드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기 위해 스피커도 고심해서 골랐다. 알텍 빈티지 스피커는 1970년에 제작된 것으로 복각하지 않은 오리지널 피스 그대로다. 흠집이 조금 있지만 든든한 사운드로 공간을 훌륭하게 채운다. 평일엔 주인장이 고른 플레이리스트를, 주말엔 초청 DJ의 색다른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다. 한층 들뜬 분위기의 연말 파티를 계획 중인 이들에게 추천.

♬ 1979년 발표된 번 앤 반즈의 ‘An eye for an eye’는 AOR 명반으로 손꼽히는 걸작으로, 빈티지 바이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어볼 것. 스모키하고 약간의 단맛을 겸비한 버번 위스키나 레몬의 산미가 돋보이는 ‘진피즈’ 칵테일을 한 잔 들고 혼술을 즐기는 것도 추천.

Editor 김은향, 안서경
Photographer 정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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