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주목받는 K-주얼리 디자이너들

해외여행은 멈췄지만 국경을 초월한 온라인 쇼핑은 랜선을 타고 더 활발해지고 있다. K-팝, K-뷰티만큼 해외에서 주목받는 K-주얼리 디자이너들처럼.


1064STUDIO
노소담

예술적인 형태가 인상 깊어요.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예전에는 똑떨어지는 것을 좋아해서 조각이나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무엇보다 다른 브랜드에서 도전하기 힘들어하는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죠. 주얼리는 인체에 직접 착용하는 만큼 크기에 제한이 있어요. 하지만 그런 한계들을 뛰어넘어 색다른 주얼리를 만들어내려고 해요. 최근 전통적인 무드에서 영감을 받아 민화, 도자기 등으로 컬렉션을 만들었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1064스튜디오처럼 크고 볼드한 주얼리가 흔치 않았어요.
고객들의 반응이 염려되었지만, 하지만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직하게 밀고 나갔어요. 원 없이 시도해본 것 같아요. 2m짜리 네크리스를 만들기도 했으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1064스튜디오를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된 듯해요.

마스크 때문에 이어링은 잘 안 하게 되던데, 공교롭게도 F/W 컬렉션의 이어링이 굉장히 크고 볼드해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미니멀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이 트렌드라고 생각했어요. 20 S/S 시즌에는 작고 미니멀한 제품을 선보였죠. 하지만 F/W는 트렌드에 맞추기보다 우리의 개성을 살리는 쪽으로 선회했죠. 크기에 제한을 두지 않고 더 화려한 컬러를 사용했는데 오히려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한번 하고 싶은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느꼈죠.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해 기획 중인 아이템이 있나요?
1064스튜디오와 좀 더 잘 어울리는 아이템에 도전해보려고요. 이를테면 손 소독제 같은 작은 소품을 넣을 수 있는 백. 마스크 스트랩만큼이나 유용한 아이템을 고민해요.

마스크 시대의 주얼리 스타일링 팁이 있다면요?
볼드한 네크리스나 뱅글 등으로 원 포인트 스타일링을 해보면 어떨까요. 이어링은 행잉형이나 드롭형보다는 펜던트형이 더 안전하게 착용할 수 있을 거예요. 이어커프를 활용해봐도 좋고요.

1064스튜디오의 주얼리는 부드럽지만 강단 있는 여성이 떠올라요.
특별한 뮤즈를 떠올리며 디자인을 하거나 추구하는 여성상이 있지는 않아요. 다만 저희 브랜드를 좋아하는 분들이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길 바라요. 1064스튜디오의 주얼리를 착용함으로써 외부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이전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더 충족되리라 믿고요.

2021년을 기다렸나요?
내년에는 해외 브랜드들과 교류해보고 싶어요. 또 곧 옮길 쇼룸에선 우리의 예술적인 방향성을 잘 살려 아카데미를 체계화하려고 해요. 물론 더 많은 고객과 접점을 찾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하고요.

➊ 실버 이어커프 ‘06E’ 5만5천원, 언밸런스 이어링 ‘09E’ 13만원. ➋ 세라믹 장식 링 ‘28R’ 13만5천원. ➌ 역동적인 디자인의 이어링 가격 미정. ➍ 체인 브레이슬릿 ‘31B’ 9만8천원, 골드 뱅글 ‘32B’ 14만5천원. ➎ 가락지에서 영감을 받은 링 ‘25R’ 14만원.


THE PARK JI
박지현

파크지는 늘 자유로운 느낌이에요.
한섬에서 트렌드를 분석하고 기획하는 일을 했어요.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시즌마다 바뀌는 룩에 맞는 주얼리들을 만들다 보니 다양한 디자인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저의 관심사나 라이프스타일을 담기도 하고요. 코로나19 때문에 실내보다 야외 운동을 자주 하게 된 최근에는 골프와 테니스 채를 모티프로 네크리스를 만들었어요. 일상에서 즐겁고 재밌다고 느끼는 것들을 바로 접목합니다.

블랙핑크가 가장 좋아하는 주얼리로 더파크지의 키아베를 꼽더군요.
저도 나중에 알았어요. 초기 더파크지 제품 중에서 이니셜을 각인할 수 있는 라인이 인기가 많았어요. 열쇠를 모티프로 주얼리를 제작해보고 싶기도 했고, 흔치 않으면서도 더파크지만의 느낌을 담을 수 있도록 이니셜을 각인해보자고 생각했죠.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요. 자신의 특별한 의미를 담을 수 있어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체인 마스크 스트랩의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어요.
조금 의아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어요. 마스크 스트랩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기도 했고요. 하지만 주변 디자이너들과 이야기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고급스럽게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시대에 필요한 아이템이니까요. 고가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더 공들여 고급스럽게 만들었어요.

코로나19 이후에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에 변화가 있었나요?
이전에는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도금 제품의 판매율이 높았어요.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엔 오히려 다이아몬드 같은 리얼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졌어요. 아무래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들로 눈길을 돌린다는 느낌을 받았죠.

요즘 관심이 가는 것들이 있다면요?
주얼리를 넘어서서 집 안이나 자신의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세라믹 제품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티파니에서도 그릇이나 수저 같은 홈 컬렉션을 선보이잖아요. 향에도 관심이 많아요. 곧 세라믹 자기로 만든 인센스 홀더 같은 아이템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➊키아베 네크리스 89만원. ➋ 트럼펫 네크리스 24만원, 시레나 앵클릿 9만원. ➌ 더블 트위스트 링 각각 4만5천원, 더블 다이아몬드 링 각각 22만원. ➍ 마스크 체인 14만4천원. ➎ 미니 키아베 브레이슬릿 78만원.


LE BLEU
진미정

인스타그램에서 르블루 제품을 직접 착용한 사진들을 보고 반했어요.
시즌 콘셉트를 전달하기 위해 모델들이 착용하고 촬영하지만, 고객들은 ‘모델이 아닌 내가 착용해도 잘 어울릴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죠. 그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제가 직접 착용한 사진을 많이 올리려고 노력해요. 일반인이 끼면 어떤지, 손이 예쁘지 않아도 괜찮은지 알 수 있게요.(웃음) 주얼리는 번거롭더라도 쇼룸에 와서 실제로 착용해보는 재미가 크죠. 이 쇼룸도 르블루의 또 다른 면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테리어를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방문이 어려워져서 많이 아쉽네요.

패션 브랜드 뮌의 컬렉션 주얼리 피스를 제작했어요.
모던한 여성 주얼리 브랜드와 전위적인 뮌의 협업이 색다르게 느껴지네요. 건너건너 알고 있는 사이였어요. 컬렉션에 초대받아서 뮌의 작품들을 보곤 런웨이를 위한 주얼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무래도 커머셜 브랜드이다 보니 아티스틱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어 늘 아쉬웠거든요. 마침 뮌에서도 쇼 피스 주얼리가 필요했고 르블루의 주얼리 무드를 좋아한다고 해서 다섯 시즌 동안 합을 맞췄습니다. 앤드로지너스 룩에 영감을 받은 19 S/S 시즌 컬렉션도 그렇게 탄생했어요.

최근에는 어떤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나요?
신기하게도 모두 남성 브랜드예요. 최근에는 ‘블러’와 함께 특이한 제품을 많이 만들었는데, 금속을 입힌 천으로 브로치를 제작하기도 했어요. 뮤지컬 소품을 만들기도 했고요. 디자인 전공이 아닌 게 때론 도움이 되기도 해요.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SNS를 훑어보듯 좋아하는 브랜드의 웹사이트를 자주 들락거리게 돼요.
매거진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홈페이지를 구성했어요. ‘저널’ 카테고리에는 에세이 형식으로 직접 글을 쓰기도 하고요. 딱딱한 공지 형태보다는 오너 디자이너가 어떤 감도와 생각으로 주얼리를 만드는지 알리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인터뷰 카테고리도 있어요. 르블루의 고객이기도 한 논픽션과 이누리 작가 등을 인터뷰했어요. 단순히 제품의 외적인 면을 넘어서 다각도로 사유할 수 있길 바라요. 홈페이지를 리뉴얼하면서 제품 사진에 마우스를 대면 확대되는 기능을 추가했는데, 코로나19 이후에 제품을 편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다행이다 싶어요.

마스크 시대의 주얼리 스타일링에 변화가 있었나요?
아무래도 덜 거추장스러운 건 네크리스예요. 귀고리보다 목걸이나 반지를 더 선호하고요. 펜턴트가 달리거나 볼드한 목걸이를 레이어드해서 착용하기도 하고요. 원래는 심플한 주얼리를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 사회적 분위기가 처져 있다 보니 더 화려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제품에 눈길이 가요.

21 S/S 시즌에는 어떤 컬렉션을 구상 중이신가요.
지난해 S/S 시즌에 앤드로지너스 콘셉트를 선보였는데 2021년은 좀 다른 결의 중성적 주얼리를 계획 중이에요. 이전에는 여성을 염두에 둔 주얼리가 대다수였지만 새해에는 남성들도 고려하려고 합니다. 또 아티스틱한 작업도 계속하려고 해요. 작가들과의 협업도 더 많이 하면서 저희만의 색을 더 뚜렷하게 칠하려고요. 전시와 판매를 연계하는 이벤트도 자주 마련하고요.

➊➋➌ 진미정의 SNS에는 르블루의 주얼리와 함께한 감각적인 일상이 담겼다.
➍ 라인 이어커프 13만9천원. ➎ 골든 프레임 이어커프와 네크리스 각각 5만9천원, 32만9천원.


FRUTA
심수지

프루타 하면 과일, 다채롭고 선명한 색, 자연과 여행이 떠올라요.
일상에도 영감의 원천은 많다는 걸 새삼 느끼는 요즘이에요. 여행을 못 가게 되니 오히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다시 정리하게 되더군요. 이번 시즌에 주목한 키워드는 러브 이즈 올(Love is All)이에요. 답답하고 처지는 순간이 많은 요즘, 사랑이 없다면 더 삭막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사랑이 있다면 이 시간들도 더 즐겁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챙기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했고요.

마스크 스트랩도 그중 하나인가요?
사실 마스크 스트랩은 고객들의 요청으로 만들었죠. 아크릴이나 플라스틱을 다루니까 제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프루타의 볼드한 이어링이 마스크와 어울리려면 어때야 할까 하는 생각의 연장선이었어요.

반응은 어땠나요? 
예상했던 것 이상? 해외에서도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요. 이제 필수템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귀고리보다는 헤어 피스 제품에 관심이 높아졌어요. 헤어핀, 헤어밴드, 헤드워머도 반응이 좋아요. 만약에 코로나19가 오래간다면 저희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는 선에서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것들을 도전해보려고 해요.

마스크 착용 후 주얼리 스타일링 팁이나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면요?
마스크랑 겹쳐졌을 때 과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크기, 프루타라고 말하지 않아도 프루타 같은 느낌? 프루타의 모티프를 담은 휴대폰 케이스나 키링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헤드피스도 활용해요. ‘러브 이즈 올’이라고 느껴지는 홈콕의 순간들이 있다면요? 요즘에는 강아지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반려견 아이템들을 만들어볼까 구상해보기도 하고요. 요리도 자주 해요. 이런 소소한 순간들에 집중하려고 하죠.

2021년 프루타는 어떤 모습일까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쉽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은 끊임없이! 그동안 자연과 컬러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는데 도시를 닮은 프루타라면 어떨까도 고민해요.

➊ 스테이 세이프 마스크 2만1천원, 아이스크림 마스크 체인 1만9천원. ➋ 러브 러버 네크리스 8만9천원. ➌ 러브 트윈 링 3만9천원. ➍ 러브 플라워 이어링 4만9천원. ➎ 그레이프 앤 체인 네크리스 6만9천원.

Editor 이다은
Photographer 송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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