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감독이 꿈꾸는 집

하얀 벽, 회색 타일, 무채색 가구. 공간에 색을 쓰기 두려워하는 이유에는 실패를 최소화하려는 마음도 있다.
디자인 가구 편집숍 ‘드로터스’는 이런 마음에 과감한 용기를 불어넣는 제안들로 가득하다.


유난히 파란 하늘과 마른 가지에 빽빽하게 매달린 감, 전형적인 80년대 양옥집에 노란 문과 새파란 가든 체어까지. 어쩐지 비현실적인 이곳은 연남동 주택가에 자리 잡은 디자인 가구 편집숍 드로터스다. CF 미술감독으로 일해온 언니와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동생, 지연화·지연실 대표는 미술과 디자인을 공부하던 어린 시절부터 베르네르 판톤, 에로 사리넨, 찰스&레이 임스, 필리프 스타크 등 산업 디자이너들의 가구를 동경했다. 하나둘 컬렉팅을 이어가다 마침내 동경하는 가구로 둘러싸인 공간을 완성한 것. “다양한 쇼룸을 다녀봤지만 공간 속에 가구가 어우러지는 곳은 드물어요. 미니멀하고 모던하거나, 인더스트리얼한 공간은 많잖아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랐죠.” 두 대표가 40년이 넘은 주택을 최소한으로 개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루이스폴센, 비트라, 아르텍, 허먼밀러 등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가구를 조화롭게 배치하고, 어린이용 가구 등을 방 한편에 배치하기도 했다. 잔잔한 플로럴 패턴의 커튼들은 윌리엄 모리스가 디자인한 패브릭으로 패턴을 골라 주문할 수 있다. 특히 유려하고 기하학적인 선이 돋보이는 버티고(Vertigo) 조명으로 유명한 프랑스 가구 브랜드 ‘쁘띠 프리튀르(Petit Hriture)’는 아시아 최초 공식 딜러인 드로터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실내외 구분없이 사용하기 좋은 쁘띠 프리튀르의 아웃도어 라인 ‘위켄드(WEEK-END)’는 내구성이 좋고 각기 다른 색을 매칭해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분명 매장에서는 예뻤는데 왜 우리 집에는 안 어울릴까?’ 하는 고민을 해본 적 있다면 드로터스에서 조금이나마 해소하길 바라요. 공간 배치를 수시로 바꾸는 이유기도 하고요. 화이트 인테리어가 여전히 강세지만, 컬러가 들어간 가구와 오브제를 매치하면 기대 이상의 기분 전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Suggestion 1
간접 조명으로 레트로 분위기를 살린 주방
식탁 위에 설치하는 펜던트 조명은 안전한 선택이지만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식탁 한편에 스탠드 등이나 플로어 램프를 배치해볼 것. 간접 조명의 레이어드가 밤 시간에 빛을 발한다. 또 테이블과 의자의 컬러를 각기 다르게 선택하면 자연스레 레트로한 멋이 더해진다. 바닥 마감재와 벽지의 과감한 패턴 믹스매치도 시도해볼 만하다.

Suggestion 2
벽 선반 위를 컬러풀한 아이템으로
주방 옆 다용도실이나 빈 방에 팬트리를 꾸밀 때는 무지주 선반을 적극 활용해볼 것. 컬러풀한 물건들을 배치하면 뮤직비디오 세트장처럼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풍긴다. 드로터스의 배치는 색색의 판텔라 미니 스탠드 옆 영국 파이돈사의 디자인 서적, 리차드사퍼의 라디오큐브, 르네블랑쉬의 팝아트 캔들 등 디자인 오브제를 활용한 것. 서재의 책장을 꾸밀 때도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다.

Suggestion 3
테이블 옆에 또 테이블
호텔 라운지처럼 현관 앞이나 주방과 거실 사이에 테이블을 배치하는 스타일링이 인기다. 사각형 테이블 대신 라운드 테이블과 타원형의 커피 테이블을 나란히 배치했다. 단조로운 아파트 구조에 변주를 줄 수 있는 방법으로 홈 카페를 위한 공간으로도, 책을 읽기 위한 테이블로도 손색없다. 벽 한편에는 쁘띠 프리튀르의 강화유리로 만든 ‘버블’(코트 후크)을 달았는데, 여러 개를 배치하면 하나의 아트 피스처럼 보인다.

Editor 안서경
Photographer 정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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