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지현정만의 건강한 루틴

다양성의 시대라지만 여전히 아름다움의 기준이 엄격한 모델이 스스로에게 건강한 삶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20년 차 모델 지현정은 요기니로 불리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루틴과 관련한 특집을 기획하면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이상적인 삶의 아이콘이 누굴까 생각하니 지현정이 떠오르더군요.
이상적인 삶이라니 쑥스럽네요. 하하. 단순히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고 경쟁이 치열한 패션계에서 오래 일하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어요. 항상 선두에 있어야 한다는 부담도 컸고요. 그러던 차에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돌보지 못한 몸과 마음 여기저기에서 사인을 보내왔어요. 이제는 스스로를 돌봐야 할 때라는 신호 같았죠. 그때부터 건강한 삶을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많은 운동 중에 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모델로서 좋은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이런저런 운동을 접하다가 퍼스널 트레이너의 권유로 요가를 시작했어요. 하면 할수록 본래 나의 몸과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에요.

코로나19로 ‘홈트’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어요. 집에서 혼자 요가를 할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
선생님의 면밀한 관찰과 지도 없이 과한 도전을 했다가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홈트레이닝에서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해요. 혼자 수련을 하다 보면 도전을 할지, 멈출지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죠. 저는 안전을 선택하라고 권하는 편이예요. 도전해야 할 때도 있지만 잠시 멈춰서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도 필요하잖아요. 신중하게 발을 내딛는 정도로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을 다스리는 연습을 할 수 있고요.

집에서 요가를 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목표를 설정하지 마세요. 목표는 커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심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돼요. 처음에는 5분 정도로 시작해 차츰 시간을 늘려가면서 천천히 일상의 습관으로 만드세요.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잘한다는 기분이 들면 또 하고 싶잖아요. 스스로에게 즐거운 마음과 용기를 심어줘야 하죠. 거대한 산을 정복하겠다는 마음 대신 ‘뒷동산 한번 산책하고 올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세요.

특별히 지키는 식습관 루틴이 있나요?
공복 시간을 길게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빈속으로 오전 요가 수련을 하고 아침 대신 꿀이나 코코넛 오일 한 스푼으로 에너지를 보충하죠. 하지만 여전히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어요. 거의 10년 가까이 고쳐나가는 중이죠. 예전에는 대식가인 데다 자극적인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었죠. 하지만 지금은 소화시킬 수 있는 양만 먹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다면 다음 끼니는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식을 먹으려고 해요.

마음 관리도 중요하잖아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서는 운동과 음식보다 사실 마음 관리가 앞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편안하면 생각이 명료해지고 지금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판단이 서요. 그러다 보면 음식이든 운동이든 현재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게 되고요. 자기 전에 즐기는 반신욕도 있네요. 라벤더 오일을 몇 방울 섞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몸의 피로도 풀리고 마음도 안정돼요.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면 노력이 필요하죠.
외면뿐 아니라 내면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한쪽에 치우치다 보면 균형이 무너져 모두 잃어버릴 수 있거든요. 명상을 할 때 보통 끊임없이 화살을 쏜다는 얘기를 하는데, 집중하는 화살을 끊임없이 쏜다고 생각하고 노력을 해나가는 거죠.

오랫동안 꾸준히 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요. 슬럼프는 없었나요?
지금까지 모델 일을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어요. 그 이유는 어떤 하나의 마음에 빠져들지 않도록 노력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일이 잘될 땐 내가 최고이고 세상을 다 얻은 듯하다 실패를 맛보면 낙오자가 된 것 같잖아요. 그런 마음의 동요를 최대한 줄이려고 해요. 물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지만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게 중요해요.

최근에 스스로를 위해 산 물건이 있나요?
예쁜 그릇과 커트러리를 샀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충 만들어 아무렇게나 끼니를 때우기보다는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예쁜 그릇에 담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스로를 소중하게 아껴야 타인도 나를 귀하게 대하는 선순환이 일어나죠.

남은 30대에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30대라고 해서 무언가를 꼭 이뤄야 하지는 않잖아요. 중년에 이룰 수도 있고, 노년에 이룰 수도 있고, 또 뭘 이루지 않고 살면 어때요? 지금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삶에 충실하고 즐기면서 최대한 많은 걸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요.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Editor 한지혜
Photographer JDZ Chung

315
인기기사

MEE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