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생활

젠더리스, 헬스, 논 케미컬. 굳게 닫혀 있던 섹슈얼 웰니스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


하나의 뷰티 카테고리를 당당하게 차지한 섹슈얼 웰니스는 외면보다
보이지 않는 곳의 진정한 건강과 아름다움을 지향하며 뷰티 트렌드의 리더를 자처하고 있다.

우리 몸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그간 밝은 세상에서 이야기하기엔 다소 어색했던 주제. 바로 ‘섹슈얼 웰니스’라는 카테고리를 이야기하려 한다. 콘돔, 피임약, 성행위용 윤활제, 관능적인 란제리 등 하나씩 나열하는 목소리가 작아진다면 당신은 21세기형 섹슈얼 웰니스에 대한 이해가 시급한 사람이다. 일단 사전적인 뜻을 짚고 넘어가자면, 섹슈얼 웰니스는 육체적·정신적·성적으로 모두 만족하는 생활 상태를 뜻한다. 그리고 성적 체험을 할 수 있는 모든 기구와 보조제, 임신 검사 키트, 가깝게는 여성청결제 등이 모두 섹슈얼 웰니스 카테고리에 포함된다. 대다수의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성에 대한 관심이 금기시되어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암묵적으로 금단의 영역이었다. 최근 성 문화를 양지로 이끌어낸 요인은 다양하다. 먼저 건강과 셀프 케어에 집중하기 시작한 뷰티 트렌드와 성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는 MZ세대의 소비 형태에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생소했던 생리컵과 위생팬티 등이 유행이에요. 이러한 흥행의 근간은 성에 대한 공유와 호기심을 부끄럽게 생각지 않는 MZ세대의 오픈된 마인드와 소비 패턴에서 확인할 수 있죠. 새로운 제품에 대해 의심하기보다는 낯섦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거죠.” 무무코스메틱 알롱 김태규 이사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트렌디해진 오프라인 성인용품점의 행보도 예로 들 수 있다. 인적 없는 거리, 매장 외관 전체를 노란 필름지로 래핑한 폐쇄적 성인용품점이 사라지고 모던한 인테리어와 통유리, 제품에 시선이 가도록 설치한 조명 등 깔끔한 모습의 숍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한 것. 무엇보다 편하게 만져보고 테스트해보면서 성 관련 제품에 대한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 그런가 하면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섹슈얼 웰니스 분야를 새롭게 정의하는 젊은 CEO들의 움직임도 있다. 그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콘돔의 성분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자연 친화적 제품을 출시 중인 세이브앤코 박지원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회에 뿌리박힌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뒤집고 싶었어요. 성의 주체가 여자이기를 바라며 여성의 건강한 성생활을 지지하고 싶었죠. 감사하게도 이런 저의 브랜드 철학에 공감하는 고객이 많아졌어요. 메인 제품인 콘돔 구매층의 남녀 성비도 균형적이고 연령대도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해지고 있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섹슈얼 웰니스 시장의 보편화에 가까워져가고 있죠.” 여기에는 뷰티 시장과 상호작용을 해온 패션업계의 젠더리스 트렌드도 한몫을 한다. 제품을 이분법적 성으로 구분 짓지 않고 평등화에 포커스를 두기 시작한 것. 단적인 예로 여자의 전유물이었던 여성청결제가 있다. 요즘은 여자보다 남자에 포커스를 둔 남성 전용 청결제가 눈길을 끈다. 심지어 비건이라는 뷰티 트렌드를 수용하고 자연 유래 성분을 담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네이버 남성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검색 순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남성청결제가 인기예요. 특히 청결제를 찾는 남성의 비율을 보면 20~30대도 많지만 40~50대도 전체의 35%를 차지할 정도죠. 많이 바뀐 청결제에 대한 인식을 가시적 통계로 알 수 있답니다. 고객들의 높은 관심 덕분에 거품이 적더라도 자연 유래 계면활성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피부에 좀 더 순한 성분을 함유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남성청결제의 트렌드에 대한 히즈클린 마케팅팀 김지영 대리의 간략한 설명이다. 여기에 유리아쥬 교육팀 성윤회 차장은 이렇게 덧붙인다. “여성청결제뿐만 아니라 남성청결제 역시 예전보다 성분의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제품의 퀄리티도 좋아지고 있어요. 디자인도 거부감 없는 스타일로 많이 나오고 있죠.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나 미와 호기심을 이끄는 형태 등 다양하답니다. 여느 뷰티 카테고리와 마찬가지로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패키지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고요.” 과거에는 욕구를 제어하고 감추기에 급급했던 섹슈얼 웰니스 시장은 이제 스스럼없이 채우고 더하는 재미를 붙여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남녀의 평등을 넘어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수단, 더 나아가 올바른 성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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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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