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위한 큐레이팅

제레미 러프킨이 ‘소유의 종말’을 예언한 지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이미 당연해진 공유, 구독, 렌털 시장을 목도하고 있다. 좀 더 고도화된 소유와 사유의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취향을 제안하는 이들이 꿈꾸는 다음 미래는?


제대로 사려면 빌리세요 ‘겟트’ 박지현 대표
‘Get the taste(취향을 얻어라)’의 약자인 겟트(GETTT)는 제일기획에서 론칭한 신개념 이커머스 서비스. 패션, 가구, 그릇 등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제품을 렌털해주고 마음에 드는 제품의 구매를 돕는다. 먼저 경험해보고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보라는 것.

써보고 구입한다는 체험 기반 이커머스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코로나19의 영향도 물론 있지만, 온라인이 점점 강세를 보이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줄어드는 추세예요. 제품 구매를 결정하기 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적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온라인 이커머스지만 직접 체험해본 후에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많이 고민했죠. 그러던 차에 렌털해서 직접 사용해본 뒤 확신이 드는 제품을 구매했다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보고 렌털을 ‘체험’으로 연결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겟트의 렌털 서비스는 일반적인 렌털 플랫폼의 ‘사지 않고 빌리는’ 오직 대여의 개념이 아니라 ‘제대로 사기 위해 빌리는’ 체험형 서비스입니다.

최근 패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렌털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는데, 겟트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먼저 추구하는 렌털의 개념이 달라요. 일반적인 렌털 플랫폼에서는 구매보다 대여에 더 집중하죠. 하지만 겟트는 좀 더 실질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취향을 만들어가는 기회로 삼게 하고자 하죠. 즉 직접 체험해보며 필요하다고 확신이 드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돕는 거예요. 패션은 물론 가구, 그릇, 인테리어 소품 등 취향이 잘 드러나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된 것도 특징입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중요시하고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고유의 취향을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요. 단순히 명품을 좇거나 가성비 위주로 쇼핑을 하는 게 아니라, 가치 있는 브랜드와 스타일을 발견할 줄 알고 누구보다 먼저 시도해보는 라이프스타일을 원한다면 겟트를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겟트 인사이드’에서 각 브랜드의 대표가 아이덴티티를 소개하는 인터뷰가 인상 깊었어요. 매거진 같더군요.
고객들이 브랜드와 제품의 아이덴티티와 스토리에 관심을 가질 때 비로서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어요. 브랜드의 대표나 디자이너들이 소비자가 몰랐던 브랜드의 이야기를 해줄 수 있고, 그러면 고객들이 훨씬 친근하게 느끼리라는 생각에 인터뷰 형식으로 만들었죠.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광고 회사에서 만든 이커머스 플랫폼이에요. 그만큼 신뢰가 가는데 ‘이건 꼭 사야 해’ 같은 꿀템이 있나요?
겟트에서 인기 있는 품목 중 하나가 그릇 세트예요. 기획 당시 단품보다 세트로 렌털을 해야 그릇의 매력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브랜드별로 큐레이션 세트를 기획했죠. 그릇은 세트로 플레이팅해야 훨씬 멋지고 쓰임새도 돋보이거든요. 혼밥을 하든 친구와 와인 파티를 하든 삶이 더 풍족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렌털이라고 하면 가전제품 같은 것들을 주로 떠올리죠. 아직은 다른 라이프 카테고리의 렌털을 낯설게 느끼는 것 같아요. 하지만 론칭 후 3개월 동안 유의미했던 결과는 렌털 후 구매로 전환하는 비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에요. 렌털 서비스가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보완하는 체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어요. 사실 자신의 취향을 찾는 다양한 시도나 특별한 경험에 대한 니즈는 사람들끼리 만나야 많아지죠.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만남 자체가 힘들어졌죠.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경험하며 취향을 찾도록 돕는 겟트 플랫폼에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소유하기보다는 빌려 쓰는 것이 일반화될 거라는 예측이 있어요.
겟트가 소유하지 않는 소비만을 지향하는 플랫폼은 아니에요. 오히려 다양한 제품과 취향 사이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죠. 부담 없이 마음껏 경험해보며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을 확인하고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고자 해요. 더 고도화된 취향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아무리 취향 플랫폼이라 해도 결국 소비자에겐 최저가, 핫딜이 중요할 수밖에 없잖아요.
소비자 조사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취향을 얻는 데는 돈이 많이 들어요. 물건을 많이 사봐야 취향을 아니까. 그래서 전 취향을 타협해요”라고. 어찌 보면 겟트는 렌털로 부담 없이 고유의 스타일링과 취향을 완성할 수 있는 곳이에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과 기획전을 눈여겨보다 보면 다른 곳에 없는 제품, 곳곳에 숨어 있는 다채로운 보물들을 발견할 거예요.


예술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널 위한 문화예술’ 에디터 지현, 정우
예술 이야기를 10분가량의 다큐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문화예술 미디어 스타트업. 미술, 건축, 음악, 패션 등 장르의 구분 없이 처음 듣는 사람도 쏙쏙 이해되는 스토리텔링으로 구독자 20만 명을 이끌며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정우 서강대학교의 ‘보름’이라는 동아리에서 시작했어요. 크루들이 모여 예술 이야기를 전달하는 단체였죠. 보름을 사업체로 만드는 과정에서 널위문으로 발전하게 된거에요.

팀원들 대부분이 미술 전공자일 것 같아요.
정우 미술을 전공한 사람은 저 혼자예요. 그래서 미술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현 예술 덕후라고 해야 하나요? 하나의 주제를 탐독하고 알아낸 것들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그래서 주제가 폭넓군요.
지현 사실 장르보다는 가장 재미있는 소재와 주제가 무엇이냐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저희가 말보다 독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건축이나 음악 같은 장르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잖아요. 그래서 가끔씩 다루면서 넓혀보고 있어요.
정우 다양한 장르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독자들에게 누구보다 더 재미있게 전할 자신도 있고요.

클릭하고 싶어지는 영상이 많았어요.
정우 늘 ‘좀 더 쉽고 친절할 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백남준은 사실 SNS 시대를 예측한 사람이야!’라든지 ‘그래피티로 유명한 바스키아가 어릴 때 해부학을 공부했대’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짧고 박진감 넘치게 전달해왔어요.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드는 거죠.

대형 미술관의 작품을 AR로 감상하고, 예술계도 온라인이 일반화되고 있죠.
지현 사람들이 경험이 주는 가치에 점점 더 집중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마다 취향이 높아질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가 더 필요하죠. 아무리 스낵 같은 콘텐츠가 많아도 결국 매거진을 다시 찾는 것은 정제된 콘텐츠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고도화된 소유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해요. 이전보다 더 자유롭게 정보와 콘텐츠를 공유하는 가운데 예술 분야에서 양질의 콘텐츠로 고도화된 취향을충족시킬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또 온라인이 점점 더 활성화되는 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수익성이 없어 보이는데 궁극적인 목표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지현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술 콘텐츠 시장을 더 넓히고 활성화하는 거예요. 많은 구독자분이 좋아하는 채널이 사라질까 봐 걱정해주시기도 하는데, 사실 저희가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고 있어요!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기도 하고, 영상을 기업이나 교육업체에 교육용으로 판매하기도 해요. 아무래도 개발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리즈A 투자를 받는 것이 저희의 다음 스텝이에요. 투자를 받게 되면 예술 콘텐츠 시장에서 거의 첫 번째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술 이야기로 활발한 고용 창출을 이루고 더 좋은 사람들을 모아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그것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향유하는 이들이 더 많아지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AI가 만든 뷰티 놀이터 ‘잼페이스’ 윤정하 대표
페이스 매칭을 통해 나와 비슷하게 생긴 뷰튜버의 영상을 추천해주고 영상 속에서 원하는 제품이나 필요한 구간만 골라 볼 수 있는 뷰티 어플이다. 뷰투버의 리뷰 영상을 클립처럼 모아주고,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 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잼페이스 이전에 카카오 헤어숍을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카카오에서 했던 마지막 프로젝트가 카카오 헤어숍이었어요. 그러면서 뷰티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뷰티 영상들을 보면서 IT를 접목해 불편한 점을 해소해주는 서비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뷰튜버와 페이스 매칭을 해준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나와 닮은 사람이 어떻게 메이크업을 하는지 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죠. 페이스 매칭이 첫 번째 맞춤 큐레이션이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큐레이션은 사용자가 선택한 태그를 중심으로 영상이 추천되는 태그 추천이예요. 자신의 고민을 태그로 설정해두고 추천을 받고 싶다고 요청하시더라고요.

타임점프 기능이 정말 편리하더군요.
국내에 유통되는 약 10만 개의 화장품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미지를 학습시켜 영상에서 자동 추출해주는 거죠. 오히려 이 일이 페이스 매칭보다 더 어려웠어요. 유저들이 이 좋은 기술을 왜 뷰티에만 쓰냐고 할 정도죠.

잼페이스를 대표하는 캐릭터 써니와 젬마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잼페이스 인스타그램에 이런 댓글이 달렸어요. ‘잼페 언니, 친구랑 싸워서 속상해요.’라든지 ‘오늘 생일인데 축하해주세요!’같은. 처음엔 의아했어요. 대체 왜 우리에게 이런 말을 하는걸까?(웃음) 잼페이스는 분명 AI라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시작한 어플인데 말이죠. 그 때 깨달은게 사람들이 친밀한 관계와 소통을 원한다는 것이었어요. 그 방편으로 잼페 캐릭터를 개발했어요. 30대 화잘알 캐릭터 써니와 뷰튜버를 꿈꾸는 젬마죠. 이 두 캐릭터는 실제로 마케팅 팀이 직접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마리끌레르>의 뷰티 디렉터였던 조은선 실장이 뷰티 고민을 들어주는 써니로 활약하고 있죠. 이런 식으로 우리는 유저들이 원하면 그냥 해요.(웃음) 기술은 편리하게 소비하고 고객들과는 친근하게 소통하는 것. 이것이 현재의 잼페이스입니다.

유저들의 연령대가 넓어지면 서비스가 더 방대해질까요?
물론!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어요. 유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실험하고 채워가면서 한계를 두지 않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앞으로 무엇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다만 유저들이 마음껏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는 기능을 더 많이 만들려고 해요.

유튜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신의 뷰티 지식과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많은 것을 간접 체험하는 시대를 살고 있어요. 직접 경험한 Z세대 유저들의 성향은 어떤가요?
공유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공유 매개체가 없었죠. 요즘에는 모바일, 온라인 등이 공유 경제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어요. Z세대들은 누군가 쿠션 팩트 하나를 사는데도 고민을 하면 정말 진지하게 자신의 경험이나 질문한 사람의 피부 톤, 피부 타입까지 고려해서 조언을 해주죠. 가끔 서포터즈를 뽑는데, 이들은 자신의 뷰티 지식을 만방에 공유하고 싶어 해요.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는 그런 기반 위에서 성장해 더 자유자재로 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내 손안의 작은 미술관 ‘백그라운드 아트웍스’ 정윤하 대표
매일 밤 11시마다 하나의 예술 작품과 에세이를 받아볼 수 있는 미술 구독 서비스 앱. BGA는 BGM의 Music을 Artworks로 바꿔 지은 이름이다. 영상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BGM처럼 감상자가 예술 작품을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에세이와 작품이 도착하는 시간이 밤 11시예요. 그 시간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예술 작품 감상은 의식주랑 상관없는 행위잖아요. 모든 일과를 끝낸 뒤에 나만의 오붓한 시간, 또 스스로에게 보상이 필요한 시간이 밤 11시라고 생각했어요. 가장 편안하게 일상에 예술이 스며들기 좋은 시간대를 선택하려 했어요.

그림은 실체를 직접 봐야 한다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BGA은 온라인으로 감상하는 구독 서비스예요.
사실 온라인만으로 모든 게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일반 대중은 예술 작품을 인테리어의 하나로 여기기도 하고, 시간을 내서 미술관에 가서 감상하거나 또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기도 하죠. 하지만 실제로 미술 작품에 관심이 생기면 그 탄생 스토리나 작가의 의도를 알고 싶어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들이요. 하지만 지금까지 미술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을 다루는 공간이나 서비스들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BGA는 대중이 미술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그림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춘 서비스를 제공해요.

수많은 글 유형 중에서 에세이를 선택한 것이 독특해요.
미술 작품은 그 안에 담긴 의미가 굉장히 함축적이면서도 다양하게 확장시킬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을 언어로 적으면 규정짓는 부분이 생기다 보니 작가들이 무척 조심스러워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함께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대중이 작품 감상을 너무 막막하게 느끼기 때문이에요. 글이 너무 장황하면 오히려 그림이 영감을 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작품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쉽게 빠져들도록 돕는 문 역할을 해주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에세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

일주일을 기준으로 필자 한 사람이 작품 5점의 에세이를 써서 보내주더군요.
전시회를 가보면 하나의 기획 아래 한 명 또는 여러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잖아요. BGA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같은 관점으로 선정한 작품을 에세이와 함께 보내줍니다. 즉, 한 필자가 하나의 관점으로 다섯 개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보여주려 해요. 코로나19의 여파로 여러 미술관에서 VR이나 AR 전시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막상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내부 공간이 크게 다가오는 반면 작품은 오히려 약하게 다뤄지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온라인에서도 작품과 필자의 감상이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해요.

제레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에서 구독과 체험하는 것이 일반화될 거라 예언했죠. BGA도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새롭게 태어난 구독 서비스고요.
이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보도자료를 낼 때 인용한 책이 《소유의 종말》이에요. 꼭 고가의 작품을 사야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어요. 소유만이 아니라 작품과 그 이면의 이야기를 삶 속으로 끌어드는 것이 가장 제대로 향유하는 방식이라고 느껴요. 이야기라는 것은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널리 퍼트리고 공유하는 것이니까 미술도 그런 식으로 다뤄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BGA를 통해서요. 음악을 듣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고, 음악가와 음악에 열광하는 팬들은 소위 말하는 ‘덕질’을 하고 큰돈을 들여서 콘서트도 가잖아요. 그런 다양한 향유 방법이 있는 반면, 미술은 문턱이 높다고 느끼거나 아예 막막해하기 하죠. 그 이유 중 하나가 매개체가 없다는 것이에요. 수많은 그림을 보다가 정말 매일 보고 싶다고 느껴지는 그림을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소유하게 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미술도 음식처럼 먹어봐야 취향을 알고, 또 가수나 배우, 아이돌처럼 좋아하고 익숙해져야 자신과 주파수가 맞는 작가와 작품을 찾을 수 있거든요. BGA가 그런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라고요.

BGA의 다음 계획은 뭔가요?
먼저 저희가 소개하는 미술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준비 중이에요. 하지만 일반 갤러리와 다른 점은 작가 중심이 아니라 감상자 중심으로 공간을 꾸리는 거예요. 파리한 공간에 그림이 딱 한 점 딱 걸려 있는 미술관에 가면 조금 위축될 때가 있잖아요. 그런 낯선 경험도 물론 좋지만, 작품을 편하게 볼 수도 있고 서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좀 더 따뜻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BGA는 지금의 미술 공간 카테고리에는 속하지 않는 새로운 미술 향유 공간을 만들 예정입니다.

Editor 이다은
Photographer 김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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