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예술

아트 북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취향이 쌓여간다.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큐레이팅하는 예술 서적 전문 책방의 추천사.


«David Hockney: Drawing from Life»
Sarah Howgate, Isabel Seligman National Portrait Gallery
데이비드 호크니가 195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본인과 주변인들을 묘사한 작품집이다. 뮤즈인 셀리아 버트웰, 어머니 로라 호크니, 친구 그레고리 에반스와 모리스 페인 등 다섯 명의 초상화를 통해 데이비드 호크니가 주변 세상을 관찰하는 방식과 그의 페인팅 궤적을 추적해나간다. 딱딱한 직선의 오브제와 대비되는 따듯한 색채감, 일렁이는 물결, 무심해 보이지만 섬세함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붓 터치 등 호크니 작업의 독창적인 면모를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by 더레퍼런스

«Jazz»
Henri Matisse George Braziller Inc.
강렬한 색채와 형태감이 도드라지는 야수파의 대표 화가이자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앙리 마티스. 말년에 큰 수술 후 이젤 앞에 설 수조차 없게 된 마티스는 밝고 생생한 색채의 구아슈를 칠한 종이를 잘라 캔버스 위에 배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종이 오리기는 앉거나 누워서도 할 수 있었기 때문. 독창적인 ‘컷아웃’ 작업의 영감은 주로 재즈 음악의 역동성에서 얻었으며, 마티스는 특히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에서 소박한 기쁨을 느끼며 그 어떤 작업보다 완성도를 높여갔다고. 가장 단순한 활동으로 돌아가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연 그가 아직까지도 많은 이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by 오에프알서울

«THE TILE BOOK»
Here Design Thames & Hudson
수세기 동안 건축에 사용된 세계 각국의 도자기 타일을 한데 모으고 그 역사를 집약했다. 제각기 다른 패턴과 컬러만큼 각 도자기 타일의 역사와 사용 목적, 장식성이 뚜렷이 구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3세기 유럽에서 처음으로 대량 생산된 타일에서부터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타일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구성해 빛나는 영감을 준다. by 더콘란샵

«Modern Architecture and Interiors»
Adam Štěch Prestel
체코의 건축 및 디자인 저술가이자 큐레이터인 아담 슈테흐는 주로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글을 쓴다. «Modern Architecture and Interiors»는 아담 슈테흐가 2006년부터 모더니즘 건축과 디자인을 보여주는 전 세계 천여 곳을 돌아다니며 진행한 사진 프로젝트를 담은 책이다. 기념비적인 장소부터 알려지지 않은 곳까지 이탈리아의 모더니즘, 미국의 미드 센추리 클래식, 벨기에의 유기적 건축, 프랑스의 브루탈리즘 등 20세기 건축과 디자인을 1000페이지에 걸쳐 조망한다. by 이라선

«The Photograhper in the Garden»
Jamie M.Allen, Sarah Anne McNear Aperture
스티븐 쇼어, 로버트 메이플소프, 리 프리들랜더 등 세계적 사진가들이 정원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독특한 관계를 살핀다.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풍경을 가꾸는 방법, 식물과 꽃의 상징성, 자연의 변화, 정원사의 일터 등 여러 각도에서 정원이라는 공간을 탐구한 시선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베르사유 같은 유명한 정원부터 단순한 형태의 가정 채소밭까지 정원 풍경이 한장 한장 화려하게 펼쳐진다. by 포스트포에틱스

«Reading Art: Art for Book Lovers»
David Trigg Phaidon
모든 책이 이야기를 품고 있듯 예술 작품에 등장하는 책은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미지의 일부다. 책은 초상화 속에서는 지성의 지표, 종교화 속에서는 독실함의 상징, 정물화 속에서는 오브제로 등장한다. 또한 현대 설치미술에서는 소재로 사용된다. «Reading Art: Art for Book Lovers»는 제목 그대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아트 북이다. 전 세계 박물관과 소장품을 집중 조명하며, 미술 애호가와 서예가의 즐거움을 위해 책과 독서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업들을 추렸다. 인류 역사에서 오랜 시간 읽고, 쓰고, 보는 행위의 중심이 되어온 책들에 경의를 표하며. by 더콘란샵

«56 Days in Arles»
Francois Halard Libraryman
실내 공간과 건축물 사진으로 잘 알려진 프랑수아 해럴드. 18세기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에 지어진 자택에서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56일간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 권에 담았다. 코로나19로 집 안에서만 머물러야 했던 그에게 유일한 피사체는 그를 둘러싼 아름다운 물건들이었다. “예술품을 수집해서 함께 지낸다는 것은 나에게 일종의 로맨스 같은 것이다. (중략) 아름다움에 둘러싸여 있으면 그것은 당신을 나아가게 한다. 아름다움은 영혼을 치료해준다.” by 이라선

«In My Room»
Saul Leiter Steidl
사울 레이터가 알고 지내는 여성들을 촬영한 사진을 통해 누드를 심도 있게 풀어낸 책이다. 뉴욕의 이스트빌리지에 자리한 사진가의 작업실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자연 채광을 이용해 촬영한 흑백사진은 인물의 신비감을 유지하는 동시에 보는 이로 하여금 사진가와 인물의 사적인 순간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 있는 듯한 사울 레이터의 대표적 사진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작가의 감성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by 더레퍼런스

Editor 손지수
Photographer 정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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