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마트 여행

한국, 핀란드 할 것 없이 매일 먹는 게 일이다. 핀란드는 “참 핀란드스럽다”라는 말을 여러 상황에서 하게 되는데 마트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 여행할 때 그 나라의 마트를 빼놓지 않고 들리는 사람이라면 핀란드 마트에서 2%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1920년대 만들어진 포리지 브랜드 엘로베나(Elovena). 유치원 아이들의 아침 식사도 늘 포리지다.

핀란드에 살다보면 유난히 집밥에 집착하게 된다. 점심 찬스(점심 시간에는 약 10유로로 점심을 먹을 수 있다)를 벗어나면 가격이 사악해지기 때문.

핀란드 내 식재료는 한국보다 오히려 체감 물가가 낮은 편이다. 대량으로 물건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인데 가령 바나나를 한 개만 사고 싶으면 한 개만 떼서 사면 된다. 생강도 필요한 부분만 잘라서 살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생강을 잘 먹지 않는 경우, 얼마 전 남편이 감기를 호되게 앓아 마시는 차에 넣을 딱 그만큼만 구입했는데 가격은 겨우 30센트였다.

핀란드 마트에서 놀란 점은 수산물의 종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발트해가 둘러싸고 있는 대략 168,000개의 호수가 존재하기에 수산물 풍년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생선은 한정적이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과일. 여름에 아주 잠깐 만날 수 있는 딸기와 베리, 가을엔 작은 사과를 제외하면 모든 과일은 수입에 의존한다. 일 년 내내 다양한 과일을 먹을 수 있지만 신선도가 늘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딱딱한 망고를 먹는 것에 익숙해졌고, 단맛이 빠진 딸기를 먹어야 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감자가 주식인 핀란드는 정말 많은 음식에 감자가 들어간다. 내 눈에는 다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명칭으로 음식들은 분류해 놓았다. 친구의 스위디시 남편은 핀란드 사람들을 ‘감자나라 사람들’이라고 부를 정도. 감자칩의 종류도 정말 다양해 맥주와 감자칩만 있으면 행복해 하는 사람들이다.

대신 핀란드는 유제품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핀란드 사람들은 스스로를 우유로 만들어진 사람들이라고 부를 만큼 어릴 때부터 엄청난 양의 우유를 마신다. 우유 뿐 아니라 치즈, 특히 버터를 많이 먹는다. 현재 유치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침, 점심, 간식 시간마다 우유와 버터를 바른 딱딱한 호밀빵이 제공된다.

요즘 핀란드는 몇 년전부터 시작된 베지테리안 식단 덕분에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다. 유기농 제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도 많지만 일반 마트에도 따로 판매를 한다.

눈에 띄는 세일은 없다. 유통기한에 임박한 고기에 ‘30% SANE’이라는 스티커를 붙여놓긴 하지만. 계절을 기다려야 맛 볼 수 없는 제철재료도 없지만 오늘도 핀란드의 ‘맛’을 찾아 마트로 나선다.

728
인기기사

GE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