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야기를 몸에 새긴 사람들

달리기를 통해 알게 된 삶의 즐거움

천재도, 노력가도 즐기는 사람을 이기기는 어렵다.
러너 강윤영은 잘 뛰고 싶은 마음보다 오랫동안 즐기고픈 마음으로 매일매일 발길 닿는 대로 즐겁게 달린다.

마라톤 22년 차의 처음 시작은 어떤 계기였나요?
대학 시절 마라톤을 완주하고 오면 가산점을 준다는 교수님의 한마디 때문이었어요. 처음에는 조금 충격을 받았죠. 어렸을 때부터 과목 중 체육을 가장 좋아했고 스스로 운동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마라톤이라는 운동은 잘 몰랐던 거예요. 젊을수록 잘 뛸 줄 알았는데 한 아주머니가 일등을 하셔서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이후 첫 직장에서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러닝은 많은 생각과 기술을 요하는 운동이 아니에요. 장소에 크게 구애를 받지도 않고 달릴 줄만 알면 되죠. 멍때리면서 달릴 수도 있고요.

꾸준히 달리기 시작하면서 느낀 변화가 있다면요?
우선 체력이 좋아졌죠. 오랜 시간 구력이 쌓이다 보니 몸이 그에 맞게 변화했어요. 내일 당장 풀코스를 뛴다 해도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을 정도로요. 삶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활력소가 됐어요. 이전에는 하고 싶은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어느 순간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라, 달리기와 관련한 무언가에 계속 도전하고 하나씩 성취하다 보니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변화되더라고요. 한체대에 가고 싶어서 입학원서를 넣었더니 붙었고, 학교에 다니다 보니 대학원에 가고 싶어졌죠. 또 해외 마라톤에 나가보고 싶어 도쿄 마라톤에 나갔더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라톤에 나가보고 싶은 마음이 뒤따랐고요.

그 모든 도전과 성취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스마일 러너예요. 웃으면서 뛴다는 의미보다는 스스로 하고 싶어서 즐겁게 뛴다는 의미를 담았죠. 일이 아닌 취미이기 때문에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즐겁게 하다 보면 계속하고 싶어지고 더 잘 뛰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심이 생기죠. 그렇다고 억지로 훈련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즐기다 보면 뒤따라오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결국 제 원동력은 재미와 즐거움인 것 같아요.

외적인 변화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궁금해요.
오래 달리다 보면 상하체의 불균형이 심해지는데, 저는 제 다리가 무척 마음에 들어요. 사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예쁘지 않죠. 달리기를 오래 한 탓이기도 하고 타고난 이유도 있겠지만 종아리가 굵은 편이거든요.
무릎 근육도 커져서 다리가 거의 일자예요. 그래도 제 무쇠 다리가 좋아요. 누가 봐도 운동한 듯한 근육 잡힌 몸도 좋고요.

따로 다이어트나 식단 관리도 하나요?
다이어트나 식단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내 몸이 원하는 운동을 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죠. 물론 몸매가 좋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거기에 몰두하고 싶지는 않아요.

운동과 몸에 대해 남다른 시각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해외 마라톤에 나가면 풀코스를 뛰는 70, 80대 어르신들을 자주 만나요. 저는 잘 뛰는 사람보다 그런 분들이 멋있어요. 제 꿈이기도 하죠.
나이라는 벽에 갇히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로망이에요. 잘 뛰거나 일등을 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오랫동안 즐기면서요.

인스타 계정 프로필에 새긴 ‘일상이 우리가 가진 인생의 전부다’라는 메시지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누구나 좀 더 나은 미래, 목표를 좇으며 살지만 결국 죽고 나면 아무 의미가 없듯 오늘 하루를 사는 게 중요해요.
그 하루하루가 삶의 전부인데, 뭔가 대단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곤 하잖아요. 과정이 아닌 결과에서 행복을 얻을 거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요. 오늘 하루를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결국 러닝을 하면서 느낀 생각이 삶을 대하는 태도로 연결되었나요?
네. 저는 운이 좋아서 러닝을 접했고, 운동을 하면서 재미를 발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죠. 이걸 더 많은 사람이 경험했으면 해요. 운동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애초에 접해보지 못해서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이 많거든요. 러닝이나 사이클 카페를 만들어서 서로 정보를 나누고 언젠가는 대회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꿈이에요.

러너 강윤영
@smile.runner
마라톤 22년 차 직장인.
마라톤을 시작으로 등산, 서핑, 특공무술, 유도, 검도, 필라테스 등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다.
취미로 시작한 러닝이 ‘부캐’가 돼 한체대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하고, 교육 대학원을 졸업한 뒤 러닝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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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손지수
Photographer 정태호


 

우리는 왜 춤을 추어야 하는가

“춤이 없다면 이 삶을 어떻게 견디랴.” 철학자 니체의 말이다. ‘춤의 학교’ 대표이자 무용가 최보결은 정해지지 않은 자유로운 몸짓이야말로 내 몸을 무한으로 긍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춤의 학교’는 어떤 공간인가요?
전문가든 아니든 누구나 편하게 와서 춤을 배우고 자신의 얘기를 솔직하게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콜롬비아 내전 당시 뉴욕 출신 무용가가 고국인 콜롬비아로 돌아가 지옥 같은 유년시절을 보낸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함께 길거리 공연을 했어요. 나중에는 이들을 후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콜롬비아 최초의 예술 학교인 ‘몸의 학교’가 세워졌죠. 인간의 몸을 대하는 윤리를 춤이라는 예술에서 배우는 곳이죠. ‘춤의 학교’는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름이고요.

몸을 대하는 윤리와 춤은 어떻게 서로 연결되나요?
춤이라고 하면 흔히 테크닉과 스킬을 통해 완성하는 것으로 인식하는데,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몸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물론 관념적이고 형태적인 것을 추구하는 춤도 있어요. 저도 처음 배울 때는 매일같이 스킬을 갈고닦는 데 몰두했고요. 그런데 굉장히 답답하더라고요. 기술은 늘지만 즐겁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치유 춤과 커뮤니티 댄스의 세계적 대가인 안나 할프린이 쓴 «치유 예술로서의 춤»이라는 책을 읽고 영감을 얻어 2013년 그녀의 타말파연구소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찾아갔죠. 그곳에서 그녀의 춤에 담긴 철학과 원리, 방법론을 접하곤 춤을 추면서 늘 목말라했던 궁금증과 의혹을 명쾌하게 해소할 수 있었어요.

어떤 깨달음이죠?
춤은 나로부터 시작해서 끝내 나로 향하는 일련의 모든 움직임이라는 사실요. ‘타말파’라는 철학적 개념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예술과 삶은 근본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거예요. 몸은 움직임과 감각, 자세, 사소한 습관을 통해 내 역사와 문화를 보여줘요. 몸은 내가 존재하는 방식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춤은 내 안에 갇혀 있던 고민이나 감정을 분출하고 깨어나도록 도와주고요. 사람의 생김새가 제각각이듯 나를 표현하는 춤도 정해진 형태나 원형이 없어요. 잠재된 무의식이 춤으로 드러날 때의 해방감과 자유로움은 말로 쉽게 표현할 수가 없어요. 몸이 자유로워지면 의식도 자유로워지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명상에서 말하는 강력한 알아차림의 수단이 바로 ‘몸’이 되는 거예요.

처음 몸을 인식하고 춤을 추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 춤을 추는 분들에게 “발바닥으로 바닥에 입맞춤하듯 걸어보세요”라고 해요. 그럼 최대한 부드럽게, 발바닥의 감각을 음미하면서 걷게 되죠. 미세한 언어의 감도를 몸에 전달하는 거예요. 그다음은 몸 구석구석을 차근차근 풀어요. 우리는 춤출 때 근육을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뼈를 움직이는 거예요. 뼛조각들이 움직이는 상상을 하면 근육은 자연스럽게 따라가죠. 발목, 고관절, 골반, 상체, 목까지 자연스럽게 몸을 이완시키면 마음도 자연스럽게 풀리게 돼 있어요. 몸과 마음을 풀어주면 사람은 움직이고 싶어져요. 어색하면 어색한 대로, 수줍으면 수줍은 대로 몸으로 하고 싶은 걸 다 표현하는 거예요. 스킬이나 동작에 얽매이지 않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이에요.

실제로 춤을 추면 삶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각각의 신체가 제 기능을 하기 시작하면 일단 몸이 가벼워지죠. 불필요한 고민도 줄일 수 있어요. 단순한 감정의 배설과는 다른, 진짜 내 삶과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어요. 몸의 변화를 통해 마음의 변화까지 도모할 수 있는 거예요. 가족이나 타인,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점도 유연해져요. 무엇보다 자기 삶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면서 사는 게 재미있어집니다.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때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춤을 출 때도 분비되거든요. 춤추는 순간 우리 몸은 실체적으로 긍정적인 면역 작용을 일으키는 거예요.

어떤 분들에게 춤을 추천하고 싶나요?
진짜 자기를 찾고 싶고 나로 살고 싶은 분들요. 그럴듯하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삶에 대한 욕구가 느껴지지 않는 분들에게도 좋겠죠. 무기력하다가 자신감을 찾으면 그다음은 성장하게 됩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자신의 대표적인 저서인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춤을 찬양한 건 굉장히 유명한 일화죠. 자신의 몸을 긍정하는 자만이 춤을 출 수 있고, 춤을 추는 자만이 대지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요. 내 몸과 마음, 나아가 삶을 건강하게 잘 붙들고 있으려면 우리는 모두 춤을 추어야 해요.

무용가 최보결
@bogyeol_chum
현대무용을 전공한 무용학 박사로 중학교, 대학교 등에서 무용을 가르쳤다. 지금은 커뮤니티 댄스, 춤 치유가,
춤 명상 등을 주제로 다양한 강연 활동을 하며 ‘춤의 학교’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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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은향
Photographer 정태호


내가 먹는 것이 곧 내 몸이라서

몸이 변화하기 시작하자 생각도 바뀌기 시작했다. 내 몸에 맞는 운동을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것이 그녀의 당연한 일상이다.

SNS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푸드 크리에이터죠. 건강한 음식과 식단을 공유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에는 다이어트 일기를 기록하는 용도였어요. 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스물다섯 살 당시에는 야식도 많이 먹고 한 끼 이상은 폭식을 했죠. 겉으로 보기에는 말랐지만 건강 상태는 최악이었어요. 부종도 심하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계속 피곤한 상태였거든요. 그러다 SNS를 시작할 즈음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기 시작했어요. 몸에 좋은 음식들로 식단을 바꾸고 기록 차원에서 올렸는데, 사람들이 좋아해주더라고요. 몸도 달라지고, 사람들의 응원도 받게 되니 음식을 공부하고 요리를 하는 일이 훨씬 즐거워졌죠. 또 직접 경험하고 배운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좋은 기회로 책도 쓰고, 제품도 개발해서 사업까지 하게 되었고요.

지난해 연말부터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고요.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합니다.
원래는 조금씩 자주 먹었는데, 간헐적 단식이 유행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시도해봤어요. 그런데 효과가 정말 좋더라고요! 미리 단식에 대해 공부하고 이미 잘 알려진 16:8 방식의 간헐적 단식 식단법을 적용했죠. 16시간 동안 물, 허브티, 블랙커피, 소금 외의 음식을 일절 섭취하지 않고, 8시간 동안은 특별한 제약 없이 편하게 음식을 먹는 방식이에요. 오후 6시 이후로 음식을 먹지 않았더니 우선 수면의 질이 좋아지더라고요. 다음 날 몸도 가뿐하고요. 그렇게 일어나서 오전 10시에 들기름과 달걀 한 알을 먹어서 몸을 깨워요. 그런 다음 한두 시간 뒤에 식사하고, 오후 6시 전에 마지막 식사를 하는 거예요. 그 이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는 물과 허브티, 블랙커피 그리고 혈당 관리를 위해 소금만 섭취하고요. 굳이 간헐적 단식을 하지 않더라도 규칙적인 식사는 건강에 큰 도움이 돼요.

건강 식단 외에 운동을 따로 하지는 않나요?
릴랙싱하는 루틴도 있을 것 같아요. 요가와 웨이트 운동을 하고 있어요. 요가원이나 헬스장에 못 가더라도 집에서 매일 조금씩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도 간단한 홈트 루틴을 30분 정도는 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운동보다 몸을 이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해요. 저는 요가로 몸을 이완시키는데, 그때 베르가모트나 라임 향의 아로마 오일을 같이 사용하면 릴랙스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운동 전에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서 몸을 데워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좀 더 시간 여유가 있다면 운동하기 전 반신욕을 해서 몸 안의 근육을 데워주는 것도 운동 효과를 높여요.

자신만의 독특한 건강 레시피로도 유명한데 레시피의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들이요.(웃음) 유명한 요리 유튜브 영상이나 음식을 보면서 그 안의 재료를 하나씩 건강한 식재료로 바꿔봐요. 예를 들어 설탕을 자일리톨로 바꿔서 요리를 하는 식이에요. 비슷한 맛을 내지만 몸에 좋은 재료들을 사용해서 나만의 스타일로 바꾸죠. 메모장에 적어둔 아이디어가 한가득인데 모두 소개할 수가 없어서 아쉬울 정도예요.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레시피를 개발하는 일이 정말 재미있어요.

긍정적 마인드, 솔직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롤모델이 되었어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마인드컨트롤을 해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완전한 오프 상태여야 한다는 거예요. 휴대폰을 꺼놓고 오로지 나를 채우는 시간을 만들어야 해요. 전 스스로를 채울 수 있는 상황을 주기적으로 마련하려고 해요. 다른 분들도 고갈되어 있는 나를 위해 자기만의 시간을 누리면서 마인드 셋을 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건강한 몸을 만들려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요?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상태를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해요. 내 근육의 경직도, 생리 주기, 영양 상태 등 자신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하죠. 남과 비교하면서 너무 먼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지금의 내 상태를 먼저 직시하는 게 중요해요. 물론 좋은 정보를 찾기도, 자기 자신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아요. 그래서 어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돕고 이끌어주려 하죠. 어떻게 하면 통증이 풀리고 몸이 건강해지는지 일단 깨닫고 나면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거든요.

푸드 크리에이터 김지영
@nice_nimo
건강한 식사를 즐기는 푸드 크리에이터 니모언니. 몸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건강하게 다듬는 법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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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유수미
photographer 정태호

 


역도로 새긴 강렬한 성취의 경험

성공 뒤에는 수없는 실패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실패의 경험이 쌓일수록 성공의 기쁨은 더욱 강렬하다.
자신의 한계를 깨부수는 역도와 함께 성고은은 끊임없이 도전한다.

티셔츠는 뉴발란스, 블랙 바이커 쇼츠는 룰루레몬, 역도화는 개인 소장품

역도를 시작한 건 운명이었나요?
사실 시작은 쌍둥이 오빠 때문이었어요. 오빠가 다니던 역도장에 놀러 갔다가 바벨을 한번 들어봤는데 코치님께 바로 스카우트됐죠.
열네 살, 30~35kg 몸무게의 마른 여자아이가 15kg짜리 바벨을 번쩍 들어버렸거든요.

열네 살에 시작했으니 15년 정도 한 셈이네요. 그렇게 오래 역도를 하면서 느낀 매력과 깨달은 점이 있다면요?
역도의 가장 큰 매력은 도전과 성취감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한 번의 성공에는 엄청나게 많은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죠. 특히 역도는 바벨을 들어올리는 그 한순간의 성공을 위해 실패를 거듭해야 하는 운동이에요. 하지만 실패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하면 결국 성공하게 돼요. 그 성공하는 순간 엄청나게 강렬한 희열을 느끼죠.

운동선수 출신이라 체계적인 운동법이나 릴랙싱 방법도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조금씩이라도 매일 운동하는 거예요. 선수 시절 부상을 당해서 지금은 격한 운동을 할 수 없지만, 걷기는 꾸준히 하려고 노력해요. ‘워크온 챌린지’라고 한 달에 일정 걸음 횟수를 채우면 보건소에서 작은 선물을 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것이 동기부여가 돼서 하루에 1만 보쯤 걸어요.(웃음) 근력운동은 주 3회 정도 하는데 절대 오래, 많이 하지 않아요. 10분 정도 워밍업을 하면서 몸을 풀고 본운동은 30~60분 동안 해요. 그런 다음 쿨다운 운동이나 리커버리 마사지를 10분 정도해서 근육을 풀어주죠. 운동 전후로 릴랙싱 젤을 발라서 부상과 근육통을 방지하고 있어요. 운동을 오래 한다고 반드시 효과가 좋은 건 아니에요. 오히려 오버트레이닝으로 몸을 혹사시킬 수도 있죠. 자신에게 적정한 운동량을 알고 그만큼 하는 게 중요해요.

건강한 운동의 기준은 뭘까요?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해요. 당장 운동을 하는 것보다 운동을 바르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예요. 부정확한 자세로 운동하면 스스로 불균형인 몸을 만들고 있는 거나 다름없어요. 신체 불균형이나 부상 위험에서 지키려면 내 몸을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해요. 꼭 전문가에게 피드백을 받고 운동하길 권합니다. 또 하나는 건강을 우선으로 두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오직 미용이 목적이 되면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겉모습에 집착할 수도 있어요. 굶는 다이어트는 이전보다 더 살이 쉽게 찌는 체질로 변하게 해요. 건강 관리는 나를 사랑하는 행위라는 것을 기억하고 운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역도가 접근성이 좋은 운동은 아니잖아요. 특히 여성에게는 더 생소하고요.
역도가 생활체육 종목은 아니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는 이상 취미로 하기는 어려워요. 그렇지만 우리가 평소에 하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모두 역도에서 파생한 동작이에요. 그리고 요새 유행하는 크로스핏의 60~70%가 역도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전직 역도 선수분이 트레이너인 크로스핏 센터로 가는 것도 방법이에요. 역도 자체가 전신운동이라 다이어트에도 엄청 도움이 돼요. 어렵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높은 운동이니 기회가 된다면 꼭 경험해보세요.

운동 유튜브 ‘헬로바벨’을 운영한 지 햇수로 3년째네요.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배울 수도 있나요?
그럼요. 사실 유튜브는 제자들에게 추억을 선물해주려고 시작했어요. 운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10년, 20년 뒤에도 보고 추억할 수 있게끔요. 저도 제가 운동했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데 남아 있는 사진이나 영상이 없어서 아쉬웠거든요. 그러다가 역도를 알리고, 건강한 운동 방법을 전달할 수 있겠다 싶어 관련 영상들을 꾸준히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중 스포츠가 아니다 보니 좀 더 알려야 한다는 작은 사명감도 느끼고 있고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운동을 하다 그만두거나 은퇴한 선수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운동을 하던 친구들이 사회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거든요. 그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싶어요. 또 저도 부상 때문에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하게 운동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고 이를 알리려고 해요. 유튜브 채널에서 역도 외에도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바르게 운동하는 방법이나 재활 방법 같은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에요.

역도 선수 성고은
@hellobarbell
역도 국가대표 선수를 거쳐 현재 영월 봉래중학교에서 역도 코치로 활동하는 일명, ‘역도 요정’. 운동 유튜브 채널 ‘헬로바벨’을 3년째 운영하며 역도와 건강하고 올바른 운동 방법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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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유수미
Photographer 정태호


우리의 요가는 아름답다

요가는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나는 어떤가? 진짜 이대로도 괜찮은가? 정말 아름답고 건강한 삶은 무엇인가?
요가 매거진 <아 요가>를 만드는 곽지아에게 요가는 스스로를 일깨우는 질문 그 자체다.

요가를 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시작한 건 7년 전쯤으로 오래된 편은 아니에요. <마리끌레르>라는 잡지에서 패션 에디터로 일할 때 미용 목적으로 처음 접했죠.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은 아니지만, 당시 패션 에디터에 대한 고정 이미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날씬하고 패셔너블하고 트렌디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같은 거요. 팔은 가늘어야 하고 허벅지는 더 얇고 배도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시작한 운동이 요가예요. 요가를 제대로 한 기간은 그보다 더 짧기 때문에 먼저 나서서 “요가 잡지 만들어요”라고 말하기 좀 쑥스러울 때가 있어요.(웃음)

요가를 주제로 한 잡지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요?
같은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요령을 피우는 모습이 보였고, 그게 너무 싫더라고요. 그렇게 잡지사를 그만두고 원래 좋아했던 패션 일을 하기 위해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어요. 그렇게 6년 가까이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전혀 다른 부분에서 회의감이 오더라고요. 스타일리스트로 자리 잡고 일이 늘어갈수록 그동안 몰랐던 나의 이상하고 싫은 모습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거예요. 그 시점에 다시 질문을 던졌어요.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뭐지? 그때 떠오른 게 잡지예요. 예전처럼 다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멋진 이미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온통 요가 얘기로 채워진 잡지를 보면 요즘 좋아하는 것들이 다 ‘요가’에 담겨 있나 봐요. 요가가 왜 좋은가요?
요가가 삶에 어떤 의미로 가 닿는지는 개인마다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요가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어요.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내면의 건강을 추구한다는 점이요. 그들을 만나고부터 저또한 요가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어요. 몸과 감정, 태도, 일상과 삶을 이루는 모든 것을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달라졌고요. 스스로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도 완전히 바뀌었어요. 예전에 추구했던 미의 가치나 기준이 지금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게 됐거든요. 의도적으로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한 것도 아닌데, 요가를 하면서 몸과 마음 상태가 달라진 거예요. 좀 진부한 얘기일 수 있지만, 이제는 외면보다 내면의 건강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죠. 전처럼 일희일비하지 않고, 단단하고 건강한 삶의 기준이 나를 붙들어주는 느낌이랄까.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 몸과 마음의 요령이 생긴 거예요. 예전에는 나쁜 요령들이 저를 괴롭혔다면 지금은 좋은 요령들을 익히는 과정에 있어요.(웃음)

그런 면에서 요가와 명상은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어려운 동작들은 마음 수행의 방법인가요?
대개의 운동이 자기 몸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체감하면서 성취감을 느끼잖아요. 안 됐던 동작을 할 수 있게 되거나, 기존 기록을 깨는 것처럼요. 하지만 요가는 달라요. 어느 날 어떤 동작을 성공했다고 해서 그 다음 날 또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어요. 마음 상태가 몸으로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어떤 동작을 해서 내가 이만큼 더 성장했구나, 이런 게 아니에요. ‘오늘은 됐구나’ ‘오늘은 안 되는구나’ 하고 한발 떨어져서 나와 내 몸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요가의 힘이에요. 이런 습관이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돼요. 당황스럽고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왜 이렇게 됐지?’ ‘저번에는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뭐가 문제지?’ 하는 대신 ‘아 이렇게 됐구나’ 하고 그냥 바라보고 받아들이게 돼요.

요가를 통해 내 몸을 바라본다는 게 인상 깊네요.
내 몸이라고 해서 무조건 내가 주인이 아니에요. 내 몸을 다 알지도 못하고요. 끊임없이 관찰하고 바라봐주어야 진짜 내 몸이 돼요. 생각해보니 요가를 하기 전에는 40년 가까이 내 몸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더라고요. 몸에 붙어 있는 보기 싫은 군살들, 마음에 안 드는 형태들을 애써 외면하고 가리기에 급급했죠. 그런데 요가를 하면 내 몸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때가 와요. 엉덩이가 작구나,
허벅지 근육이 탄탄해서 어떤 동작들이 잘 안 되는구나, 하면서 내 몸을 잘 알게 돼요. 그 순간 내 몸이 너무나도 사랑스럽죠.(웃음) 몸을 더 많이, 더 자주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 요가> 대표 곽지아
@ah__yoga
<엘르걸> <마리끌레르> 등에서 패션 에디터로 일하다 스타일리스트로 전향, 아름다운 옷과 몸에 대해 고민했다.
<아 요가>를 통해 다시 콘텐츠 디렉터로 활약 중이다.

Routine & Story

Editor 김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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