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하는 아이들

어린이 요가는 즐겁게 놀면서 내 몸을 인식하고 감정과 생각, 스스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깨우치는 과정이다.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요가 지도자 채정민은 파리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낯선 타국에서의 삶은 평범한 일상에도 끊임없이 주변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그때 접한 것이 바로 요가와 명상이다. 그는 요가를 통해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몸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또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유의미한 발견을 하나씩 해나갔다.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요가를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은 셈이다.

어린이 요가를 공부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본격적으로 요가 지도자가 되기로 맘먹은 건 아이를 낳고 난 뒤예요. 그 전에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다가 출산 후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이유로 회사 생활에 대한 의문이 들더라고요. 아이를 통해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고민이 굉장히 많았어요. 일단 삶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반야사 요가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두 돌도 채 안 된 오스카가 어느 날 요가를 하는 제 다리를 잡으면서 따라 하는 거예요. 요가가 아이와 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어린이 요가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곧바로 프랑스로 갔어요.

프랑스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요가를 배우나요?
네,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 요가 수업이 있어요. 저도 일주일에 한 번씩 서래마을에 있는 프랑스 국제학교로 수업을 나가고요. 운 좋게도 파리에서 20년 넘게 어린이 요가 지도자 과정을 안내하고 있는 선생님을 만났어요. 예술치료, 무용, 연극, 몸의 표현, 하타 요가, 요가 니드라 등을 두루 다루는 분이라 큰 도움을 받았죠. 어린이 요가는 즐겁게 놀면서 몸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여러 가지 연상 작용을 통해 창의력과 감정 조절,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도록 도와줘요.

아이들도 그런 수련이 가능한가요?
물론이죠. 아이들에게 맞는 방식을 적용하면 충분히 가능해요. 아이들은 단순한 신체 활동 안에서도 자기들만의 재미와 즐거움을 찾거든요. 악기, 그림, 게임, 자연, 그림책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구를 활용하면서 놀이로 접근하는 거예요. 아이들만의 리듬과 언어를 존중하는 거죠. 실제로 초등학생들이 요가 시간을 정말 좋아해요. 학교와 학원 스케줄에 쫓기다가 요가 수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거죠. 이완을 통해 잠재된 감정과 생각들을 끄집어내주기도 하고요. 학업 스트레스가 많은 청소년에게도 요가가 도움이 돼요.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는 요가가 어떤 도움을 주나요?
한국에서 ‘키즈 요가’는 자세 교정이나 키 성장 정도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어린이 요가는 그보다는 내면적 활동에 치중해요. 아이들과 요가를 하면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은 다양한 예술 분야와 연결돼 있거든요. 예를 들면, 코끼리 그림 카드를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코끼리를 몸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그 모습이 제각각이에요. 그런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배우고, 동작의 맞고 틀림이 아니라 모든 동작은 저마다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돼요. 상대에 대한 존중을 배우죠. 친구의 동작을 보면서 생각의 틀을 깨기도 하고, 요가에 다소 서툰 친구들을 기다려주기도 하고요. 정답만 찾는 교육 방식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오감을 활용해서 자연과 도구, 관계, 자신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거예요.

3세 이상이 되면 지도자의 안내에 따라 아이들도 충분히 요가를 할 수 있다.

요가는 꾸준히 수련하면서 만들어가는 몸의 움직임이죠.
‘완성형’이라는 것이 딱히 없어서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을 끊임없이 단련시키는 훈련이에요. 어려운 자세를 잘하는 것 보다 요가와 삶을 연결하는 연습을 얼마나 깊이 있게 하는가가 중요해요. 저도 빈야사 지도자 과정을 마친 뒤 현재는 폴 그릴리(Paul Grilley)의 인요가 과정을 공부하고 있어요. 인요가는 근육의 힘을 풀고 고요히 한 자세에 머무르면서 몸과 마음의 이완을 돕는 요가예요.

부모가 함께 하면 아이와의 관계나 유대감 형성에 도움이 될까요?
임산부 요가나 태교 요가 같은 것은 매우 좋지만, 개인적으로 어린이 요가는 보호자가 함께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해요. 어린이 요가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다들 같이 수업에 들어온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웃음)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아이의 시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좋아요.

LITTLE YOGI @jm_chii
자신의 호흡과 내면의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돕는 어린이 요가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리틀 요기’는 원데이 클래스와 정규 수업, 시즌별 어린이 요가 캠프 등을 운영한다. 어린이 요가와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인스타그램 (@jm_chii) 또는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ditor 김은향
Photographer 송시영

79
인기기사

MEE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