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세권에서 즐기는 미식 공간

우리 동네 슬세권에 스타 셰프가 선보이는 특별한 미식 공간이 있다는데, 알고 있나요?

이원일 셰프와 비밀 베이커리 잠실점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는 이국진 셰프.

아빠의 마음으로 만드는 빵,
이원일 셰프의 비밀 베이커리

‘돌돌베이커리’와 ‘디어브레드’를 거쳐 이화여대 앞에서 8년간 터줏대감처럼 자리해온 비밀 베이커리가 지난 5월, 잠실에 2호점을 오픈했다.
공동대표이자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원일, 이국진, 이윤성, 정인성이 함께 정성을 담아 빵을 굽는다.

롯데캐슬골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비밀 베이커리의 향긋한 빵 냄새가 반겨준다.

2014년 오픈 이후 8년간 이화여대 앞에서 큰 사랑을 받았어요.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어요. 마침 국내에 처음으로 ‘동네 빵집’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할 때였고, 지역별로 빵집 브랜드들이 생겨났죠.
그중 비밀 베이커리는 이화여대, 신촌 부근에서 굉장히 유명한 빵집이었습니다.

비밀 베이커리는 시작은 무엇이었나요?
공동대표인 네 사람 모두 셰프 출신이고, 워낙 빵을 좋아했죠. ‘우리가 먹는 빵, 우리가 만들어서 먹어보자!’라는 생각이 출발점이었습니다.

비밀 베이커리 2호점을 잠실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비밀 베이커리는 디저트 라인업도 있지만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빵이 중심이에요.
시작점이 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져주는 빵이었다면, 범위를 넓혀서 주거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식사용 빵을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이화여대점과 잠실점의 메뉴 라인업에도 차이가 있다고요.
이화여대점은 주로 학생들이 찾았기 때문에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나 스콘, 타르트 등의 디저트류 위주로 판매했습니다. 잠실점도 라인업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인기 있는 종류가 달라요. 식빵류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치아바타류도 인기가 많습니다. 비밀 베이커리의 시크릿 베이킹 노하우가 있나요? 많은 분들이 ‘비밀’ 뜻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웃음) Let bread be a meal, 즉 ‘빵으로 한 끼가 되다’의 영어 문장에서 be와 meal을 차용해 비밀(be meal)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원일 셰프 하면 건강하게 정성껏 만드는 빵으로 유명하죠. 베이킹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공동대표 팀 이름이 ‘파파들’이에요. 아빠들이라는 뜻이죠. 창업 당시 대부분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기던 시기였어요. 물론 저는 아직 아이 아빠는 아니지만 결혼도 했고 조카들도 있어요. 그래서 항상 내 아이에게도 거리낌 없이 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요리합니다. 내 아이에게 준다고 생각하니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담아 만들 수밖에요. 가급적이면 보존제 같은 것들은 덜어내려고 노력합니다.

비밀 베이커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요?
비밀 베이커리는 저에게 선생님 같은 존재예요. 이 브랜드를 통해서 아빠의 마음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워가고 있어요. 저 자신도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는 셈이죠. 그리고 비즈니스적으로 누구나 쉽게 비밀 베이커리를 운영해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파파도나스라는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다 보니 더 많은 사람들과 좋은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이미 마친 상태거든요. 파파도나스에서 조금 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도넛 같은 품목들을 이미 시도해봤으니, 이번엔 빵으로 한 끼가 되는 식사빵을 많은 분들께 가르쳐드릴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해보고자 합니다.

이원일 셰프의 추천 메뉴는 무엇인가요?
많은 분들이 우유식빵과 잡곡식빵을 찾으시고, 저희도 자부심이 있어요. 직접 매장에서 반죽을 하고 하루 이상 숙성시켜서 굽는 빵이라 그냥 먹어도 향이 굉장히 깊어요. 저희의 소신대로 좋은 재료만 아낌없이 듬뿍 넣기 때문에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또 다른 추천 메뉴는 치아바타예요. 설탕과 버터를 일절 넣지 않고 만들죠. 치아바타를 베이스로 샌드위치를 만들기도 하고, 건강한 식사빵에 제격인 메뉴입니다.

주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69 롯데캐슬골드 지하 1층
영업 시간 10:00~21:00 문의 010-2727-0877

 


 

메뉴판 없는 프라이빗 레스토랑
양지훈 셰프의 페어링지

르 코르동 블루 출신으로 피에르 가니에르,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등을 거쳐 <무한도전>의 식객 뉴욕편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스타 셰프 양지훈의 프라이빗 레스토랑 페어링지가
재정비를 마치고 리뉴얼 오픈했다.

 

지난 5월에 리뉴얼 오픈했는데, 이전의 페어링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요?
이전의 페어링지는 룸과 오픈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리뉴얼 오픈한 페어링지는 룸 4개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보니 안전한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게끔 했습니다.

‘페어링지(PairinG)’의 뜻이 궁금해요.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 그리고 제 이름 지훈의 ‘지’를 따서 지은 이름이에요.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중국 친구들이 ‘Ji’를 많이 쓰더라고요. 그게 좀 싫어서 알파벳 G가 이름이 됐죠.(웃음)

메뉴판이 없다고 들었어요. 메뉴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맞아요. 코스 요리로 구성됐기 때문에 식사 메뉴판은 없고 음료·주류 메뉴판만 있습니다. 7가지 코스 요리의 메뉴는 한 주에 한두 가지씩 꼭 바꾸려고 해요. 그리고 손님에 따라 메뉴를 바꾸기도 하고요. 그날 손님이 시킨 와인과 준비한 메뉴가 어울리지 않으면 즉흥적으로 메뉴를 변경하기도 하고, 손님이 못 먹는 재료가 들어가 있으면 다시 만들어 주기도 하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레스토랑의 이름처럼 와인과 적절히 ‘페어링’되는 맞춤형 메뉴를 준비하는 거예요.

주로 서빙하는 메뉴를 소개해주세요.
양식을 한식화한 메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안심 스테이크를 만든다고 하면 일반 레스토랑과 다른 점이 없잖아요. 그래서 양식과 한식의 접점을 찾은 거죠. 제가 프렌치 요리를 전공했지만 사실상 한국에서는 프랑스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프랑스 음식에 한국적인 요소, 제철 재료를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부야베스에 매콤한 페퍼론치노를 넣으면 해물탕과 비슷한 맛이 나죠.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라 손님들이 정말 좋아해요.

프라이빗 레스토랑 하면 반갑기도 하지만 어쩐지 그들만의 리그 같기도 합니다. 문턱이 조금 높게 느껴진달까요?
청담동이라는 지역 특성상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실제로 비즈니스를 위해서나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분들이 찾기도 하고요. 하지만 절대 부담스러운 공간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콜키지가 불가능한 대신 와인을 저렴하게 제공하기도 하고, 만약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의 다이닝을 원하면 곧 오픈할 천안점을 찾아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와인과 함께 완벽한 페어링을 자랑하는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언제나 방문해주세요.

요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디테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주방 청소는 누구나 하지만, 아주 꼼꼼히 신경을 써야 해요. 사소한 것조차 손님들의 기분에 영향을 끼치니까요. 또 미세한 불 조절 같은 디테일도 음식의 맛에 영향을 끼치죠. 오랫동안 요리를 했지만 항상 최대한 세심하게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레스토랑 운영 외에 다른 일도 하고 있다고요.
CJ홈쇼핑, 유튜버 ‘히밥’님과 함께 콘텐츠 촬영과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어요. 안타까운 점은 이전에는 요리 수업을 하며 수강생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수업이 전부 취소됐죠. 그래서 요즘은 천안에 곧 오픈할 ‘케미 바이 페어링지’ 준비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어요. 강남의 페어링지와는 조금 다르게 운영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강남점에서 코스로만 운영하는 메뉴를 천안점에서는 단품으로 판매하는 식으로요. 또 천안점은 좀 더 가벼운 분위기의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꾸밀 예정입니다. 평일에는 강남점을 운영하고, 주말에는 케미 바이 페어링지에서 일하는 아주 바쁜 삶을 계획하고 있어요.(웃음)

평소엔 최대 6인, 공간을 트면 20인까지도 이용 가능해 모임 장소로도 제격이다.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요리에 대한 욕심이 참 많았어요. 하루에 18시간씩 요리를 하곤 했죠. 요즘은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양심은 지키자고 스스로 다짐하면서요. 그래서 딱 런치 타임, 디너 타임 2시간씩 집중해서 운영하고 있죠. 나중엔 시골에서 살면서, 요리를 배우고 싶어도 상황이 어려운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치고자 하는 작은 소망도 있어요.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60길 7 영업 시간 월~토요일 런치 12:00~14:00, 디너 18:00~22:00, 일요일 18:00~20:00
문의 02-515-1045

 

Editor 유수미
Photographer 정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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