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의 발걸음을 내딛는 이들

거대 담론을 제안하고 시위에 나서며 세상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선봉장만큼이나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 실천하는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구가 더 좋은 쪽으로 나아가도록 발걸음을 내딛은 이들처럼.

환경감수성을 교육합니다
숭문중학교 환경교사 신경준

친구들과 함께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혼자 하는 실천은 외롭다. 서로의 아이디어나 다짐을 주고받을 때 실천이 더욱 견고해진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에게 16년째 환경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 신경준은 학교 운동장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로 시작해 기후 위기로 급변하는 지구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아갈지를 교육하고 있다. 환경교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교육부와 정부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그는 오늘도 저무는 해를 보며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퇴근한다.

환경은 과학과 사회 전반에 걸친 교과목이라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지 무척 궁금하다.
짧게 설명하면 ‘지역에서 지구까지’다. 환경 교육의 목표를 5단계로 나누는데 환경감수성, 환경지식, 시스템사고, 환경정의, 행동과 실천이다. 2000년생 이후의 아이들은 태어나서부터 아파트에 살고 차에 탄 채 학교와 학원, 식당을 다니며 단순한 생활을 반복한다. 삶에서 환경을 접할 틈이 없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과 멀어진 거리를 좁히고자 생물의 다양성을 통해 환경감수성부터 키운다. 학교 운동장을 돌아다니며 식물을 탐구하고 산책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산책하는 법이라니, 그저 걷고 오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아니다. 일례로 산에 올라서는 ‘야호’처럼 큰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 짝짓기 중인 동물들이 놀라거나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받으면 생물의 다양성이 줄어든다. 숲을 걸을 때도 함부로 풀을 밟는 대신 동일한 종의 식물이 군락을 이룬 곳을 조심스럽게 걸어가야 한다. 일종의 자연에 대한 예의이자 매너를 배우는 것이다. 이후에 2단계에서는 지구에서 소비하는 자원과 에너지를 배우고 3단계에서는 우리가 소비한 자원 에너지로 인해 발생한 기후변화를, 4단계에서는 환경정의와 지속가능한 사회, 5단계에서는 직접 실천·다짐하는 교육을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모두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꼭 순차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용하는 물건의 생산, 유통, 소비, 순환, 폐기의 사이클(2단계)을 알고 그것이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인지(3단계)해야 지속가능한 삶을 어떻게 살지 고민(4단계)하게 된다. 그래야 끝내 행동과 실천(5단계)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기후 위기로 인해 앞으로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고 어떤 회사에 투자하며 어떻게 투표해야 하는지 등을 폭넓게 고민한다.

아이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학교 뒤뜰의 숲을 처음으로 알게 되고 전기를 아껴야 하는 이유를 비로소 깨닫는다. 수업으로 알게 된 환경 관련 지식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또 아이들 스스로 팀을 꾸려 플라스틱 없는 축제 만들기 같은 환경보호 활동을 하기도 한다.

기후 위기가 코앞에 닥친 시대를 관통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환경 교육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겠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임용된 환경교사의 수는 70명이다. 그마저도 2009년부터는 뽑지 않았는데, 환경교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현직 교사들이 모여 지속적으로 알린 끝에 올해 3월 13년 만에 8명이 뽑혔다. 물론 그간 뽑지 않은 이유가 있다. 임용 과목이 35개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필수 과목을 제외한 특성화고의 전문 교과목이나 제2외국어 같은 나머지 과목들은 2~3년 주기로 교사를 뽑는다. 게다가 2009년 교원 수 감축 이슈와 맞물리면서 환경은 그 주기에도 들지 못한 채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전국의 교육감 면담부터 시작해서 교육부, 국회를 찾아갔고 국정감사에 문제를 제기한 끝에 2016년에 교육부에 환경교육팀을 꾸릴 수 있었다. 또한 집중 이수제로 인해 초등학교 7과목, 중학교 8과목, 고등학교 9과목만 학교에서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 수업을 개설하는 학교의 수가 여전히 적다.

시시각각 환경문제가 커져간다. 그래서 환경교사가 더 필요하기도 하고. 이런 시대에서 환경교사로서 아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교육이 있나?
아이들이 꼭 자신이 소중한 생명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소중해야 타자의 생명도 소중한 법이다. 친구를 비난하고 보지도 못한 사람을 온라인상에서 마녀사냥을 하는데, 말도 통하지 못하는 생명체와는 어떻게 관계를 맺을까? 그렇다면 펭귄과 북극곰은, 기후 난민의 문제는 누가 해결할까? 아이들이 지구 생명체 모두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부부라는 공동체의 영향력
«쓸모 있는 비움» 저자 김예슬

올인원이자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비누처럼 미니멀리즘과 제로웨이스트는 결국 어느 단계에서 수렴한다.
그리고 그 모두는 우리 부부의 행복을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좁은 집을 알차게 쓰기 위해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했던 김예슬, 박찬기 부부는 조금 더 나아가 환경을 생각한 비움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제로 웨이스트 이야기를 브런치에 기록했고, 아내는 그 결과물을 모아 «쓸모 있는 비움»을 출간했다. 지금은 두 사람의 이름을 딴 제로 웨이스트숍 ‘슬기로운 생활’을 운영한다.

두 사람이 같이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기록한 이유가 궁금했다.
독립출판에 대한 꿈이 있었다. 남들과 다른 글을 쓰고 싶었는데, 남편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싶었다. 남편도 좋다고 했고 하나의 주제를 정해 브런치에 서로의 생각을 썼다. 여성 독자가 많아서인지 내 글에는 동의, 수긍의 피드백이 주로 달렸고, 남편의 글에는 새롭다, 센세이션하다는 폭풍 칭찬이 많았다. 그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기록하는 데에 좋은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일기와 달리 블로그, 브런치, 책은 공유되는 글이기에 일상을 검열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잘한 일은 어필하고, 부족하고 아쉬운 일은 다짐 한 줄이라도 추가하게 된다.

부부가 함께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예능 <효리네 민박> 보았나? 나는 집순이 이효리, 남편은 회사원 이상순이다. 우리는불과 물처럼 다르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찾고 삶을 확장시킨다.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하고 가구에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 우리 부부는 이미 미니멀리스트였기 때문에 가구의 가짓수는 적었지만 불편한 것들을 버리고 새로 사는 대신 편의에 맞추어 고치기 시작했다. 가구 디자인 전공자인 남편은 모두 자신의 손으로 만들고 싶어 했는데 어느 순간 나는 의뢰한 사람처럼 뒤로 빠져버렸다. 서로 투덜거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 원하는 모양, 쓰임의 가구를 갖게 되었다.

책에서 남편이 손거울을 선물하며 수없이 많은 이유를 덧붙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꽤 오래 사용하던 쿠션형 팩트 화장품을 끊었다. 그래도 외출할 때 손거울이 필요하니 용기를 버리지 않고 실핀이나 머리끈을 넣어 다녔다. 남편은 그것 대신 나와 함께 나이 들 수 있는 물건, 거울을 선물해주고 싶어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이 아니었던 터라 표정 관리에 실패했다. 하하. 미니멀 라이프를 받아들이고 거기에 제로 웨이스트라는 지향점을 추가한 후로 알뜰함과 궁상맞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때가 있다.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집에서 입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얼굴 크림을 꾸역꾸역 발과 몸에 바를 때. 습관처럼 하던 일들인데, 물건만큼 내 몸과 생활은 존중하지 못했다는 느낌에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익숙해서라기보다 스스로를 존중하기 위해 잘 갈고닦은 물건들이 주변에 놓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환경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나 태도도 많이 달라졌는가?
그렇다. 시부모님은 ‘그간 왜 이렇게 물건을 이고 지고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이제 의미 있게 공간을 활용하고 삶에 집중하는 것을 즐기신다. 친정 부모님은 내가 두유, 달걀을 먹지 않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셨다. 친구들도 우리 이야기를 공감해 숍에 들러 물건을 구입해가곤 한다.

두 사람의 실천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확신이 있나?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0명의 불완전한 비건이 연대하는 것이 낫다’는 말처럼 공유한 우리의 생활에 타인이 감화하고, 또 그사람이 다른 사람을 감화시킬 때 세상은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개인의 소소한 실천이 의미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세상에 전하는 환경 메시지
방송인·DJ 줄리안 퀸타르트

위태로운 상황인 지구에 대해 사람들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게 아니라 나라도 목소리를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

 

TV 예능 <비정상회담>으로 알려진 줄리안 퀸타르트는 꽤 오래전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을 표현해왔다. 환경 영화제 홍보대사나 EU 기후행동 친선대사로 활동했던 그는 클럽하우스나 개인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친환경적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올해 완전한 비건이 된 그는 이제 식습관을 통해 환경을 보호한다.
부모님께서 유기농 제품 가게를 운영했다고 들었다. 친환경적인 삶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클 것 같다. 맞다. 1960년대 벨기에서 문화혁명이 일어났다. 주 5일제, 유급휴가가 생겨나고, 이맘때 히피도 탄생했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삶을 의심하는 젊은 세대가 귀농을 했다. 농사로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자 귀농을 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였고 형과 누나를 기르면서 1980년 초에 유기농 가게를 오픈하셨다. 대도시에도 드문 가게를 스무 가구 남짓한 시골에서 시작하셨으니, 과감한 시도라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텃밭을 가꾸거나 숲에서 버섯을 따며 자랐기 때문에 환경문제는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되었다. 채소를 좋아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연스럽게 채식 위주의 식사를 즐겼다.

그럼 플렉시테리언인가?
아니다. 이제는 완전한 비건이다. 이전에는 그저 채식이 가까웠을 뿐이었다. 이탈리아, 스페인 식당에 가듯 맛있는 비건 식당을 찾아갔다. 운동을 즐기는 남자로서 단백질을 무시할 수 없었다. 고기를 안 먹겠다는 결심 대신 줄여야겠다는 다짐 정도에서 그쳤다. 친구가 추천해준 다큐멘터리 <게임 체인저스>를 보고 큰 결심을 했다. 운동하는 비건들의 이야기인데 고기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됐다.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직접 논문이나 기사 등을 찾아 읽었다. 그 과정에서 용기를 얻었다. 그게 작년의 일이다.

직접 플로깅 자원봉사에도 참여하고 비건, 제로 웨이스터들과 클럽하우스로 소통하기도 한다.
무엇이든 진정성이 중요하다. 내가 가짜로 포장하면 결국엔 다른 사람도 알아차린다. 목적이 더욱 유명해지는 것이라면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는 편이 낫다. 하지만 큰 관심이 없다. <비정상회담>에 출연할 때만 해도 유명한 게 무엇인지 궁금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진짜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 안다. 디제잉을 하거나 파티를 열었을 때 “줄리안 덕분에 여행했을 때 기억이 났어” “정말 힐링된다!” 등의 반응을 들으면 가장 기쁘다. 나의 작은 실천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변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변화는 한 번에 드러나지 않으니까, 좌절하는 순간도 있었을 텐데.
최근에 <KBS 환경스페셜>에 참여해 벨기에에서 발생한 홍수를 촬영했다. 우리 집 가까이에서 일어난 일이라 기후 위기가 더 크게 절감됐다. 한동안 환경우울증을 겪었다. 사람들에게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라고 말하는 내 모습이 너무 작아 보였다. 개인의 실천이 어떤 차이를 만들긴 할까 싶은 의심이 있었다. 하지만 채식을 하면서, 클럽하우스를 운영하며 확신이 생겼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서 힘이 생긴다.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갑자기 채식 버거를 왜 만들겠나? 많은 사람이 원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결국 결과물은 개인의 실천에서 시작한다는 걸 증명한다. 우리한테 힘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개인의 지갑도 힘이다.

제로 웨이스트, 비건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한다면?
‘일회용품 사용하지 마, 비행기 타지 마’처럼 인생에서 무언가를 빼야 한다는 마이너스 개념 대신 플러스의 개념으로 치환하라고 권하고 싶다. ‘건강을 위해 자전거 더 타, 채소를 더 먹어’처럼 플러스의 개념이면 같은 결과값에도 마음이 덜 불편하다. 공장식 축산, 동물실험처럼 충격적인 영상만이 사람을 바꿀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알고 있는데 실천을 못할 뿐이다.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야 하는 걸 알지만 더 자고 싶은 거다. 채식, 제로 웨이스트를 하면서 맛있고 재밌는 경험을 진짜 많이 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그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일회용품 없는 세상을 꿈꾸며
트래쉬 버스터즈 대표 곽재원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에 익숙한 사회에서 개인의 책임, 실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쌓인 쓰레기 더미만큼 불편해진 마음에 주목해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9년까지 서울 남산한옥마을에서 축제기획팀장으로 일했던 곽재원 대표. 축제 때마다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일회용품 쓰레기에 늘 마음이 불편했다. 서울시의 일회용품 사용 가이드라인에서 빠진 축제는 곧 일회용품의 사각지대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브랜드 컨설턴트 김재관, 디자이너 최안나, 설치작가 곽동열과 힘을 합쳐 트래쉬버스터즈를 열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과 어떻게 싸우는가?
기업, 축제, 영화관, 야구장, 장례식장 그리고 배달까지 정부의 일회용품 사각지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해결책을 찾아 제공한다. 일회용 컵, 그릇, 커틀러리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회 용기 대여 시스템을 연구하고 실행한다. 다회 용기 대여 시스템은 세척·살균-재사용 프로세스로 현장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한다.

오렌지 컬러로 다회용 식기를 만들었다.
내추럴한 컬러, 차분한 디자인의 여느 친환경 브랜드 제품과는 다르다. ‘환경’을 생각할 때 당연히 떠오르는 그린 컬러는 의식적으로 피하고 싶었다. 강렬한 오렌지 컬러는 야구장, 페스티벌처럼 붐비는 야외에서도 눈에 잘 보여 찾기 쉽다. 식욕을 증진시키기도 하고. 다회용 용기 대여 서비스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함부로 버리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좀 더 재밌고 멋스럽게 정착시키고자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 ‘친환경’이라는 사회문제를 제시하면 마음의 짐이 되는 법이니 재밌게 참여를 유도하고 싶었다. 트래쉬버스터즈라는 이름도 1980년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오마주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유령을 잡으러 다니는 것처럼 우리는 일회용 쓰레기를 잡으러 다닌다. 기업이나 축제에 다회용 식기 대여 서비스를 진행할 때, 방문객이 다회 용기를 사용할 때마다 버튼을 눌러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인 개수를 전광판에 누적하는 ‘버스팅 스코어’ 장치도 그런 맥락이다.

트래쉬버스터즈가 처음 데뷔한 날을 기억하는가?
이전에 담당자로 근무했던 서울인기페스티벌에서 다회 용기 대여를 시범적으로 진행했다. 축제 현장에서 일정 보증금을 내고 식기를 대여하는 방식이었다. 축제 부스 입점 업체는 일회용품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주최 측에서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관객 수는 전년 대비 늘었는데 매해 400여 개씩 나오던 100L짜리 쓰레기봉투가 5개로 줄었다.

코로나19 전염의 위험으로 일회용품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맞다. 그래서 더 꼼꼼히 신경 쓴다. 트래쉬버스터즈의 다회 용기 오염도를 테스트한 결과, 식품 안전 기준인 200RLU보다 훨씬 낮은 19RLU로 측정되었다. 사용 후 수거된 다회용 식기들은 초음파 세척, 애벌 세척, 고압 세척, 열풍 소독, UV 살균 건조, 정밀 검수의 6단계 과정을 거쳐 세척하기 때문이다. 세척이 끝난 식기는 압축 포장된 상태로 대여 장소로 옮겨진다.

앞으로 트래쉬버스터즈의 목표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시스템이 갖춰질 때 시민들은 행동하기 쉬워진다. 일회용품과의 경쟁은 곧 편리함과의 경쟁이기에 그만큼 쓰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더 이상 플라스틱을 추가로 생산하지 않게 닫힌 사이클을 고민한다. 파손, 훼손된 식기는 전량 회수해서 원재료화한 후 다시 식기로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가 생산한 물건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 말이다. 그럼 언젠가는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문화까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일회용품 없는 생활? It’s not a big deal! 지금처럼 유쾌하고 재미있게!

 

Contributing Editor 유승현
Photographer 송시영, 박나희

57
인기기사

MEE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