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만드는 영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예술을 만들어가는 아직 꿈 많은 ‘영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스튜디오 리포소 @studio_riposo 

투명한 아크릴 위로 햇빛이 일렁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빛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스튜디오 리포소. 현대적 디자인과 수공예가 만난 작품들은 일상 공간이 다채로운 색상으로 물드는 순간을 기록한 일기장과도 같다.

스튜디오 리포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스튜디오 리포소는 공예 아티스트 브랜드로 ‘일상 속 휴식’이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공예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텍스타일 아티스트 황희지와 설치 예술 작가로 활동 중인 김태우가 함께 운영하고 있죠. 황희지 작가는 텍스타일 전공으로 섬유 관련 작업을 하면서 하드한 물성과 입체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조소를 전공한 김태우 작가는 조형 예술을 하면서 섬세하고 부드러운 작업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다 김태우 작가가 먼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면서 함께 작업해보자고 제안했고, 이후부터 서로의 장점을 이용한 다양한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스튜디오 리포소의 작업을 소개해주세요.
스튜디오 리포소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국립중앙박물관 굿즈를 제작한 작업이었어요. 두 사람이 함께 작업을 시작하기로 한 이후 ‘스튜디오 리포소’라는 아티스트 그룹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고민하던 시기에 의뢰가 들어왔고, 국립중앙박물관의 디자이너들과 소통하며 전시 주제와 맞는 다양한 빛의 색이 담긴 굿즈를 제작했습니다.

작품 활동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일상의 아름다움이요. 일상 공간 속에서 곁에 머무르는 휴식 같은 아름다움이 스튜디오 리포소가 추구하는 미학입니다. 아크릴로 제작하는 작품들은 자연의 빛이 일상 공간을 다채로운 색상으로 물들이는 순간을 전달합니다. 일상의 작은 변주는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기도 하죠. 이렇듯 저희는 일상 한편의 휴식 같은 감성을 시각적으로 보여드리고자 노력해요.

작품을 만드는 바탕에는 어떤 생각들이 있는지,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지 궁금해요.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은 색감에 대한 영감을 듬뿍 안겨주곤 해요. 최근에는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작품 ‘엔들리스 칼럼(Endless Column)’을 재해석해 꽃병으로 제작했어요. 예술 작품을 재해석하는 건 흥미로운 일이에요.

 프로젝트 짓기 @projekt_jitki 

익숙할 수 있는 아이템에 ‘프로젝트 짓기’의 생각을 담아 이야기를 만들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작품을 통해 위로하고 공유한다. 그들이 공유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일상으로 다가선다.

프로젝트 짓기는 어떤 곳인가요?
짓기(JITKI)는 ‘짓다’의 사전상 의미인 ‘재료를 들여 밥, 옷, 집 따위를 만들다’에서 출발한 이름이에요. 한예종 건축과 친구 셋이 모여 만든 브랜드로, 기본 바탕은 건축과 공간에 대한 관심이죠. 그런데 건축은 젊은 세대가 쉽게 소비하거나 바꾸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비교적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오브제들로 공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궁극적으로 공간을 기획해 보여주고 싶어요. 짓기의 제품과 브랜드를 공간적인 경험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꿈을 늘 간직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짓기의 작업과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익숙한 물건일 수 있지만 공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고민을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어요.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바로 짓기를 알리게 해준 ‘패브릭 프로젝트(FABRIK PROJEKT)’예요. 타피스트리 또는 카페트라는 익숙한 패브릭 아이템이지만, 거기에 짓기의 생각을 담아서 ‘Build Your Own’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었죠. 이후에는 계절이나 시기에 영향을 받아 저희가 생각하는 것들을 만드는 ‘피크닉 프로젝트(PICNIK PROJEKT)’를 전개했어요. 화창하고 따뜻한 계절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즐기기 어려운 피크닉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피크닉의 무드를 느낄 수 있는 시폰 패브릭 제품과 가방을 만들어 판매했습니다.‘프레임 프로젝트(FRAME PROJEKT)’는 프로젝트 짓기가 찍은 사진과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매달 추천해주는 프로젝트예요. 이 외에도 노는 방법을 고민한 ‘플레이 프로젝트’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드는 중입니다.

작품 활동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있나요?
짓기의 팀원은 많이 비슷하고 또 많이 다르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비슷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 같아요. 우리의 관심사는 거창한 것보다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각자가 ‘잘’ 먹고, 마시고, 입고, 생활하는 것에 있어요. ‘짓다’의 사전적 의미를 브랜드 이름으로 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현재 자신의 일상을 잘 쌓아나가는 것이 결국은 풍요로운 삶을 짓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제품뿐 아니라 우리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짓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제품으로, 음악으로, 이야기로 공유하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일상의 즐거움이 되었으면 해요. 언젠가는 짓기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고 제안할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해 보여주고 싶습니다.

 황다영 디자이너 @dayounghwang 

일상생활 속의 감각적 사물을 소개하는 황다영 디자이너. 그녀의 작품은 깊은 바닷속, 정글 같은 숲, 해안가의 불규칙한 암석 등 다양한 풍경 속의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다. 불규칙적이고 복잡한 자연을 유기적인 형태로 유니크하게 드러낸 작품들은 우리를 예측 불가한 세계로 인도한다.

디자이너 황다영, 본인에 대해 자유롭게 설명한다면요?
저는 다양성의 가치를 좋아해요. 틀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때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에는 그대로 인정하려 노력합니다. 이런 제 모습이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취미는 요리예요. 어렸을 때부터 혼자 요리하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에도 한 달에 한두 번은 친구들을 작업실에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곤 해요.

지금까지 해온 컬래버레이션이나 프로젝트,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대체로 자연 풍경이나 생물에서 영감을 받아요. 그중에서도 저에게 상징적인 곳인 바다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죠. 평소 여러 가지 재료로 작업을 하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작품은‘언더더씨 시리즈(Under the Sea Series)’예요. 주로 인테리어 자재, 조경용으로 쓰이는 작은 자갈로 만드는데, 유기적인 형태와 강렬한 색감이 특징이에요. 지난해에는 개인 작품 활동 외에도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와 디자이너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중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일은 2021년 하반기에 참여한 글로벌 디자인 컬래버레이션 ‘리빙 앤 워킹 프롬 홈(Living and Working from Home)’이었어요.

주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작업하나요?
저는 ‘낯섦’에서 오는 감정에 초점을 두고 작업을 합니다. 예상외의 무언가에서 오는 흥미와 즐거움처럼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 떠날 때 느낄 수 있는 그런 것 말이에요. 무엇보다 순수한 즐거움과 흥미는 제가 원하는 이상이고 이를 느낄 수 있는 미지의 세계, 저의 유토피아에 집중해요. 그렇기에 작품은 제 이상향의 실현이자 저와 비슷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오하이오 @ohio_ooooo 

일상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오하이오. 편안함을 기록하고 단순하게 표현한다. ‘Untitled’로 나열된 것들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하기보다 좀 더 유연하고 쉽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어떻게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걸어왔는지 궁금해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고, 오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내가 원하는 그림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했어요. 언제까지 무엇을 이뤄야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야지 같은 특정한 목표를 두고 살아간 적은 없었습니다. 어떤 것에 나를 가둬두거나 억지로 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알게 모르게 시스템에 적응하며 수동적으로 살아왔던 나에게, 누구도 아닌 스스로 만든 길을 걷기 시작한 그때가 저의 성장점이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가장 애정을 들인 공간은 작년 연말에 진행한 후지필름 전시예요. 정말 오랜만에 참여한 전시였는데, 여러 공간 중 곡선 형태의 공간과 마주한 순간 어딘지 내 작업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인지 디스플레이부터 구성까지 마음에 많이 남는 전시였어요. 이번에 출간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 대본집 일러스트는 지난겨울부터 작업했어요. 사실 TV는 즐겨 보지 않는데, <나의 아저씨>는 제가 마지막 회까지 시간 맞춰 시청한 유일한 드라마예요.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결과물이 하나의 상징물처럼 느껴졌죠. 어쩌면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업이지 않을까 싶어요.

작업을 하면서 주로 어떤 생각을 하나요?
작업의 소재 대부분을 일상에서 찾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많은 것들을 보려고 애써요.평소 익숙한 장면이나 산책을 하다 마주친 모습들이 나의 마음을 움직이면 사진이나 메모로 저장을 해두는 편이에요. 그것들은 부분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대부분 커다란 풍경 안에 존재하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아요.

Contributing Editor 윤다해
Photographer 박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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